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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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바꾸게 된 계기가 되었던 "정의란 무엇인가"에 이은 

"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란 무엇인가>는 나의 정의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을 바꿔놓게 만들었던 책이었다.

정의가 항상 옳은 것인가? 옳은 것이 항상 도덕적인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어서 신선했달까? 인문학 분야나 철학 분야의 책들은 어렵다는 편견 때문인지 열심히 피해 다녔던 분야였지만, 마이클 샌델 교수의 책만큼은 굉장히 잘 읽혔던 기억이 있다.

국내에서 이 책으로 인문학 분야의 베스트셀러 부문 1위를 했던 만큼 그의 저서는 국내에 꽤 많이 소개되었다.



와이즈베리에서 출간된 그의 저서들.


그러던 그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유례없는 상황과 비극을 맞고 있는 국가와 사람들 간에 싹트는 불평등과 분쟁의 근원적 원인에 대해서 날카롭게 살펴본다. 그동안 미국을 유지하고 있었던 아메리칸드림의 신화가 어떻게 포장되고 무너져왔는지에 대해서, 그렇게 사회적 결속력과 존중의 힘이 얼마나 약해졌는지를 "공정하다는 착각"을 통해서 보여준다.



도덕적 차원에서, 이러한 팬데믹은 우리의 상호의존성으로 인한 취약성을 상기시켰다.

분리를 통한 단결이라는 도덕적 모순은 "우리는 모두 함께입니다'라는 구호의 공허함에서 가장 돋보였다. 그것은 상호 간 책임을 실천하고 공통의 희생을 감수하며 나아가는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예상을 뒤엎는 불평등과 정당 사이의 알력이 불거졌다.


- 공정하다는 착각 / 들어가며 19p



힘겨운 국가적 위기 앞에서 미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화합하고 단결할 줄 알았지만,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점차 일탈하기 시작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과 기업들과 국민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 가운데, 벌어지는 정부 지원의 선별 지원과 균등 지원을 두고 여야 간에 의견이 첨예했었다.

당장 취약한 계층을 먼저 선별 지원하는 게 공정한가, 그렇지 않은가. 모든 국민들에게 균일하고 일정하게 주어지는 지원은 과연 공정한가. 사실 책을 읽으면서, 최근 상황들을 많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능력주의가 공정한가에 대한 문제가 가장 먼저 부각되는 건 역시 대학입시 문제


가장 민감한 사회적 화두이며, 사회로 진출하기 위한 첫 관문인 대학 입시로부터 시작하는 책은 7가지 챕터에 걸쳐서, 사람들이 생각하는 공정함을 다시 한번 짚어본다. 익히 알려진 부모를 잘 둔 기부금 입학과 부정 입학 외의 정당하게 치러진 입시로 선발되는 것 자체가 공정한 것인지를 말이다.

과연 과정 안에서는 공정하게 선발되는 것인가.

영화를 보거나 실제로 겪은 사회상에서의 실제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았다.

지난 세월을 생각해봐도, 좋은 대학을 가려면 일단 사는 지역 자체가 8학군 안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부모님 아래서 자랐다. 놀랍도록 비슷한 환경 속에 사는 아이들과 함께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다녔었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였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를 넘어가기 직전에 같이 학원을 다녔던 친구에게 들었던, "넌 아직도 be 동사를 모르니?"라는 말은 가슴속에 깊은 상처와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해서 나도 모르게 몰래 미리 영어공부를 따로 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be 동사가 아니더라도 이미 유치원 시절부터 초등학교 시절 동안, 쉬는 시간에 영어 교육을 미리 해줬었다.

알게 모르게 아이들은 학원을 기본으로 음악, 미술, 속셈, 영어 학원 정도는 다녔었고, 방문 교습도 같이 받았었다. 같은 단지 내에서 어울렸던 친구들의 수준이 고만고만했다는 건, 초등학교 친구들이 대다수 가는 중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면서 첫날 느꼈던 아이들의 다른 분위기가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뒤 다시 8학군 안에 들어가는 고등학교의 분위기 속에서 아웃사이더로 살아갔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환경은 운도 존재하지만, 그 운도 거저 오지 않는다.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부모의 노력과 재력에 의해서 사는 곳과 수준이 정해지고, 그에 따라 접하는 정보나 교육의 기회가 너무나 천차만별이다. 공정한 교육의 기회라고 하지만, 그게 입시 현장에서 얼마나 허황된 말인지 경험해본 사람들은 누구나 안다.

그리고 갈수록 그 격차는 심해지고, 상위 몇 퍼센트만이 그 특권을 누리고 그것이 당연시되는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은 스펙과 능력을 갖췄음에도 부모 세대보다 더 빈곤하게 살아야 하는 세대인 것이다.


더 이상 아메리칸드림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학입시로 시작된 이야기는 승자와 패자에 대한 능력주의적 시각이 포퓰리즘적 불만과 사회적 불평등을 얼마나 심화시켰는지 과거 트럼프와 힐러리 선거 상황에서, 힐러리가 어떤 상황을 야기했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가 이런 상황을 어떻게 이용해서 선거에서 승리하게 되었는지도 보여준다.

하루아침에 온 상황이 아니었고, 이미 사회적 불만 상황은 이미 예전부터 서서히 커지고 있었다. 정치인들이 지난 40년 동안 능력주의를 어떻게 잘 포장해오면서 불평등을 심화시켜왔는지 보여주고 있다.

미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오는 불황과 질병 앞에서 사람들은 서로 협력하기보다 각국의 이익을 내세우고 있다.



마이클 샌델은 정치인들이 공정하다는 착각, 

능력주의를 어떻게 잘 포장해서 사용해왔는지 보여준다.


능력주의가 공정하다는 믿음으로 사람들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드라마나 영화 속 캐릭터에 더욱더 공감하게 된다. 선악의 구분이 희미해지고, 오히려 영화 속 빌런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으로 오히려 그를 동정하게 된다.

스마트함으로 포장되는 능력주의적 단어들이 은연중에 사회 깊숙하게 스며든다.

사회적 상승을 어떤 말로 포장해왔는지, 사회를 지배하는 학력주의, 성공의 윤리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이야기한다.



윤리적 옳음보다 스마트한 게 백 배 낫다.


- 공정하다는 착각

윤리적 옳음보다 스마트함이 낫고, 더 많은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 

능력주의적 사고는 사회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킨다.


능력주의는 성공한 자에게는 자신만의 힘으로 이뤄냈다는 오만과 자만심을, 실패한 자에게는 자신의 능력이 모자라서 다다르지 못했다는 패배감을 선사해 준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생기게 된 불평등을 개인의 탓으로 미루게 된다.

얼마 전 넷플릭스와 극장에서 공개된 힐빌리의 노래라는 영화를 보아도 그렇다.

겉보기엔 동등한 기회를 준다고 하지만,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간신히 아이비리그에 진학한 주인공이 로펌 인턴 과정의 면접을 기회로 할 수 있는 저녁 만찬에 초대되었을 때의 상황을 보자.

주변에서 대화로 나누는 주제나 언어 자체가 다르다. 대화나 옷차림, 식사 매너 등으로 이미 그 사람이 어디 출신이고, 집안이 얼마나 부유하고, 잘 교육받았는지 나타난다.

아무리 현재 좋은 교육을 받았어도, 그가 자라온 환경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맨 처음 저녁 만찬에서 주인공이 느꼈던 좌절감과 당혹감을 보면 과연 이 경쟁 자체가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능력주의의 어두운 면과 인재 선별기가 되어버린 대학교육은 일의 존엄성을 

해치게 된다.


미국의 민낯을 처절하게 느낄 수 있었던 트럼프 정권에서 모습들,

현재의 위기 속에서 사회적 연대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저자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의 격차가 더욱더 심해지고 있기에, 계층 간 갈등이나 불평등의 심화가 가져오는 문제를 그린 영화들이 주요 영화제에서 많이 보이고 있다.

특히 전쟁이 끝나지 않은 국경분쟁, 종교와 인종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남미 지역과 미국의 민낯을 그린 작품들 속의 모습에서 참혹한 현실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 현재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팬데믹 현상으로 점차 단절되고, 분리되고 있다.

저자는 이런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위기 속에서 능력주의로 풀어진 사회적 유대와 연대를 다시 재정립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백신 개발과 코로나19를 이겨내기 위한 상황 속에서 개인보다 집단을, 공존과 생존을 위해서 협력해가는 미래를 책을 읽으면서 꿈꿔본다. 확진자가 다시 상승세 하는 요즘, 현재 왜 이런 상황이 오게 되었는지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분석하는 이 책을 보면서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살아야 할지 깊이 생각해보아야겠다.

사회적 불평등과 빈부의 차는 오래된 화두이기도 하지만, 현재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몇 년간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모두 불평등에 대한 주제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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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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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4차 산업과 AI의 발전은 안 그래도 가속화되고 있지만, 

코로나로 더욱더 가속화되고 있다.


빅데이터는 이미 암암리에 데이터를 분석하는 용도로 예전부터 쓰여왔다.

프리메이슨 같은 비밀 집단이나, 나라의 집단의 우두머리에 있는 사람들과 그 측근들은 이미 정보를 모으고, 그 정보를 축적해서 꾸준히 이용해왔을 것이다. 오늘날과는 좀 다른 용도일지라 할지라도 결국 꾸준히 데이터를 모아서 결과를 측정해 앞날을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변함없었을 것이다.

요즘의 상황은 결국 데이터를 어떻게 잘 해석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어느 시대건, 정보를 독점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빠르게 편승하는 자가 권력을 잡고 성공했다.

정보는 극 소수에게만 공개되어 있기에, 그 정보를 접하고 적당히 전파하는 사람들이 모든 권력이 집중되어 있었다.

현대 사회에 와서는 어떠한가.

정보는 무한하지만, 어떤 게 쓸만한 물건이고, 정보인지 큐레이팅 하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사람들은 모두 정보에 접할 수 있지만, 의외로 한정된 정보만 접할 수 있다.

깊이 있는 정보의 신뢰도, 필요한 정보인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무엇보다 부각되고 있다.

핵심 정보, 중요한 정보로 가는 통로는 오히려 점점 좁아지고 있다.


유통업계의 혁신 알리바바의 마윈, 눈부신 기술의 혁신 아이폰

그러나, 그것도 이미 지난 일이 되어가고 있는 현재



미래는 변화로 가득 차 있으며, 변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


알리바바의 마윈



빅 데이터의 미래는 아주 예전부터 SF 소설이나 드라마나 영화로 디스토피아적 위기를 그려왔다.

빅 브라더라는 존재로 모두를 감시하는 미래를 예측했던 조지 오웰의 1984, 모든 게 이미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어 있는 사회를 그린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마치 영화 가타카 같은 느낌의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친의 우리들 같은 디스토피아 소설들을 보면 미래는 암울하기만 한 것 같다.

기술의 발전이 결국 인류를 통제하는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는 예감은 이 소설을 읽으면 느낄 수 있고, 실제로 현재 그런 상황이 존재하기도 한다.

디스토피아로 유명한 3개의 대표적인 소설


영상물을 봐도 미래를 장밋빛으로 그린 작품보다 디스토피아적으로 그린 작품들이 많다.

컨테이젼은 바이러스가 퍼지는 과정을 정말 실감 나게 보여준 작품이고, 현재 인류는 정말 질병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정보와 빅데이터로 통제되는 사회라지만, 정말 그 정보가 신뢰성이 있는 것일까.

가타카는 멋진 신세계나 우리들처럼 철저하게 유전자적으로 통제된 사회에서,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삶에 대항하는 한 개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감시하고 통제된 사회에 살고 있는지 차마 인식하지 못했던 평범한 시민이 높으신 분의 비밀을 알게 되고 쫓겨 다니는 이야기를 다룬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는 정부나 기업이 얼마나 쉽게 정보를 알게 모르게 다 수집하는지 알려주는 영화이다. 스노든은 그런 감시 사회의 경각심을 알려주는 영화이며, 미리 예언된 정보로 범죄를 예방하는 미래를 다룬 마이너리티 리포트.

데이터를 거짓말을 하지 않겠지만, 문제는 그 데이터의 결과를 어디에 활용할 것인가이다.

이런 영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미래는 이미 암울하니 어찌할 수 없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어야 할까?


영화로 그린 미래는 참 암울하기 그지없다. 행복한 미래란 그럼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이미 내 옆으로 다가온 미래

변화의 방향을 꿰뚫어야 기회가 보인다.


인사이드 플랫폼



이 책은 사회의 변화, 산업의 변화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전략과 연결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1. 정치의 변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집단이 출현하고, 국민들의 의견이 디지털 세상에서 군집을 이룬다.

정치인들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민심을 읽는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유명한 영국 드라마이자 넷플릭스 플랫폼에서 제공되고 있는 블랙미러의 "왈도의 전성시대"를 보자. 처음엔 바보 같다고 생각했던 왈도라는 캐릭터는 점차 힘을 얻으면서, 결국 정치에까지 진출하게 된다.

왈도의 전성시대를 보면 떠오르는 캐릭터가 있다. 그렇게나 인기를 얻고 있는 펭수.

왈도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 왈도의 전성시대는 놀랍게도 현재 정치와 미디어 형태를 정확하게 예측한 작품이 되어 버렸다.



넷플릭스 드라마 블랙 미러를 보자. 

별거 아니라 생각했던 캐릭터의 말을 무능한 정치인 말보다 더 믿게 된다.

국내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는 펭수도 왈도와 비슷한 예라고 할 수 있다.



핵심 문구만 읽어도 무슨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되는 프레젠테이션 같은 책이다.


2. 경제의 변화

인구, 거래, 기술, 플랫폼, 환경 등 모든 것이 바뀐다.

금융 산업은 향후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경쟁할 것이다.

데이터의 소유와 활용이 곧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다.

멀리 갈 것 없다. 카카오와 블록체인으로 인한 가상화폐, 포인트 등 이미 화폐를 대체할 것들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카카오나 네이버 통장들이 빠르게 생기고 변화한지 이미 오래되었고, 잔돈을 모아뒀다가 쓰게 하는 지갑 서비스까지 하고 있다.


읽다 보면 참 암울해진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영화들이 괜히 있는 게 아닌가 보다.


3. 생활의 변화

자율 주행 자동차는 운송수단을 넘어 그 자체가 플랫폼이다.

플랫폼 소유 여부에 따라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흉내 낼 수 없는 인간의 6가지 경쟁력은?

코로나19로 우리의 삶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언택트 비대면의 시대에 인공지능이 빠르게 인간을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4. 문화의 변화

문화는 기술에 종속되고, 그 기술이 문화를 재창조한다.

지금부터의 문화는 인간 중심이 아닌 기술 중심일 것이다.

질병과 죽음으로부터의 해방이 눈앞에 다가온다.

현 상황은 문화예술을 즐기는 플랫폼의 대대적인 변화를 이미 가져왔다.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오프라인은 서서히 쇠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연, 공연, 각종 문화콘텐츠를 집안에서 혹은 장소의 제약 없이 어디서나 경험할 수 있다.

의료지원도 재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전략과 연결의 방법에 대해서는 책을 직접 읽으시는 게 좋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주변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보려면, 각 분야를 직접 경험하는 수밖에 없다.

책으로 된 내용보다는 관심 있는 분야의 정보를 가장 편하게 접하기 쉬운 정보로 보길 바란다.

이런 내용에 대해서 책으로 읽는 순간, 이미 지나간 정보가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책으로 읽어야 할 정보는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직접 겪고 부딪쳐보길 바란다.

주어진 정보에 길들어지고 휩쓸려가기 보다 자신만의 정보를 접하는 루트를 잘 파악해서 미래를 잘 대비하도록 하자. 그것만이 미래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잡는 방법이다.

모두 자신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직접 파악하고 알아가는 게 더 중요하다.

어느 유명한 유튜버 분은 이야기하더라. 당장 유튜브를 시작해서 달라진 환경에 어서 빨리 편승해서 적응하라고.

플랫폼이나 빅데이터를 책으로 익힐 시간에 직접 도전하면서, 겪어라.

영화 위아영의 마지막 장면에서 두 부부가 핸드폰을 아무렇지도 않고 조작하는 아이를 바라보듯이 우리는 그렇게 시도해야 한다.



이미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와 있는 빅데이터의 세상의 커다란 예이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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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의 시
류시화 엮음 / 수오서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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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좋아하는 티룸꽁떼에서의 잠시 잠깐, 마음 챙김의 시를 읽었다.

책갈피 일러스트는 ©양은봉 작가님 작품(인스타그램 @eunbong_yang)


사람들은 시를 어떨 때 읽을까?

사실 학교 정규교육이 끝난 뒤부터는 일부러 찾아서 시를 읽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좋아하는 국어선생님이나 문학 선생님이 소개해 주시는 시를 읽었었고, 학교 교육 중 접하는 시들은 의미를 분석하고 단순 암기하는 걸 떠나서 꽤 좋은 시들이 많았었다.

수능 때문에 국어 전용 문제집을 풀면, 더 많은 시들을 접할 수 있었다.

초등학생 시절엔 학교에서 과제로 동시도 지었었고, 중고등학생 때는 시집을 사거나 일기장에 시를 쓰기도 했었다.

지금 읽어보면 이불킥할 내용의 시지만, 감성이 참 풍부한 질풍노도의 시기였구나 싶다.

책을 읽고, 특히나 시를 읽는다는 건 한 문장씩 충분히 음미하는 자신만의 시간과 여유를 가진다는 걸 의미한다.

언제나 시간이 부족했던 대학시절 1학기가 지나고, 2학기 무렵에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던 때.

축제가 지나고,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상실로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을 무렵, 학생회실 책꽂이에서 무심코 눈에 띄었던 시집이 바로 류시화 시인의 치유 시집인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이었다.

그렇게 첫 만남이 있었고, 세월이 지나 아픔과 상처는 함께 공존해가면서 살아 하는 거라는 걸 느꼈을 때 우연히 본 인도 영화 바라나시의 시사회에서 시인님을 직접 보았다.


© 마노엔터테인먼트


20대에 인도의 바라나시에 가셨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셨는데, 화장터를 보고 충격을 받으셨었다고 한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바라나시의 호텔 셀베이션은 인생의 마지막, 일상을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내기 위해서 약 천명 정도가 머물고 있다고 했다. 그 게스트하우스에서 그곳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셨다고.

30년간 매해 인도 여행을 하시는 시인님이 코로나19로 여행을 가지 못하신 뒤 작업실을 개조하시면서, 15년 동안 수집한 시 72편을 실은 마음 챙김의 시.

시를 읽는 것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고, 세상을 경이롭게 여기는 것이며,

여러 색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는 마음 챙김의 소중한 도구이다.


- 마음 챙김의 시, 156p by 류시화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 두기로 비대면 일상과 만나고 싶은 사랑, 가고 싶은 장소와 여행을 갈 수 없는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위로와 외로움은 온전히 자신에게만 주어진 상황이다.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는 정호승 시인의 시도 있지만, 어찌할 수 없는 질병과 재해, 소중한 사람의 상실 등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인생의 굴곡이 밀려올 때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대처하기 힘들다.

온전히 자신에게 자신을 맡겨야 하는 순간에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은 바로 메마르고 지친 영혼을 쓰다듬어 줄 문학과 예술이다.

그중에서도 그동안 멀리해왔던 시를 차분히 한 문장 한 문장 조용히 읽으면서 좋았던 구절을 필사하는 과정은 나 자신을 다독이는 시간이기도 했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시집을 조용히 읽으면서 차와 디저트를 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큰 치유의 시간이 되었다. 책갈피 일러스트는 ©양은봉 작가님 작품

(인스타그램 @eunbong_yang)


시집을 시작하는 처음, 가슴을 울리는 앨런 긴즈버그의 시를 읽노라면, 격렬한 그의 사랑을 그린 영화 킬 유어 달링이 떠오른다.

사랑했던 공간, 사람의 상실과 부재가 일상이 되는 요즘.

사랑해왔던 그 모든 게 나의 일부가 되고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좀 나아진다.


앨런 긴즈버그의 사랑을 그린 영화 킬 유어 달링 © Sookie Pictures


이 시집은 한꺼번에 다 읽기 보다, 그날따라 끌리는 시와 작가, 시인의 작품을 몇 개 골라서 읽고, 뜻을 깊게 음미하는 시간을 갖기를 조심스럽게 추천해본다.

읽은 시 중 맘에 드는 시를 필사하는 시간도 조용히 혼자 있는 공간에서 가져보시길.

마음의 평온이 찾아오기도, 잊었던 감성이 돌아오기도, 가슴 아플 때 슬며시 위안을 주기도 하고, 다양한 삶과 경험을 옮겨 적은 시인과 작가들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세상에서 혼자가 된 기분이 들 때 이 시를 읽고, 나를 한층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좋아하는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시는 읽는 것만으로도 힐링.


코로나19상황에서 약 6개월 이상 나에게 많은 위안을 주었던 길냥이가 떠오르던 시.

책갈피 일러스트는 ©양은봉 작가님 작품(인스타그램 @eunbong_yang)



어찌 된 일인지 자그마한 타인의 친절과 인상 깊은 한마디나 문장이 너무나 잘 느껴지는 가을.

나에게는 삶의 여유를 주는 시간을 시집과 함께 조용히 가져보도록 하자.

자신에게는 마음의 위안을 주고, 날선 감정과 예민해지기 쉬운 요즘, 세상과 타인에 대한 시선이 한결 부드러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고향에도 못 내려가고, 만나고픈 친구들과도 못 만나는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책과 함께 나 자신을 소중히 해주는 시간을 보내보자.


​인상 깊었던 시를 필사하던 시간도 즐거웠던 나만의 티타임. 

잠시 잠깐이었지만 즐거웠다.

어느 날 내게 말을 걸어온 이 시들이 당신에게도 다가가 속삭이며 말을 걸 것이라고 의심치 않는다. 한 편의 시가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건네지는 것은 인간 고유의 아름다운 행위이다.


- 마음 챙김의 시, 165p by 류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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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 게임 시리즈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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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돌아온 헝거게임 프리퀄의 이야기


헝거 게임 시리즈, 실은 책보다 영화로 먼저 접한 시리즈다.

제니퍼 로렌스의 여전사 이미지를 각인시켜준 영화였고, 온라인 서바이벌 게임을 모든 나라에 생중계한다는 점과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살육과 사랑의 감정조차 연기를 해야 하는 이야기는 현실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기에 잘 와닿았다. 세계 곳곳에서 전쟁이 터져도 사람들은 모른 척하는 경우도 많고, 넘치는 리얼리티 쇼 속에서 현재는 유튜브라는 1인 방송 체제가 있다. 자신을 브랜드로 만들어서 홍보하는 게 일상이 된 요즘 보면, 저런 연출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다가온다.

영화를 재미나게 보니, 원작 소설에도 관심이 갔던 경우인데, 원작이 함께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던 청춘 서바이벌 게임 관련 영 어덜트 소설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았던 작품이었다.


수잔 콜린스를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헝거게임, 최근 북폴리오에서 리커버판도 재출간했다.


디스토피아적 서바이벌 게임이라는 데서 유사점이 있는 작품들 중 할리우드 영화로는 첫 스타트를 끊은 원작이어서 그런지 스토리가 굉장히 탄탄하다.  영 어덜트 소설 중에서는 너무 적절한 로맨스도 있으면서 로맨스로만 치중하지 않은 수작이다.(좌로부터 배틀로얄, 메이즈러너, 다이버전트)



2012년~2015년까지 제니퍼 로렌스라는 배우의 진가를 알게 해줬던 작품으로 꽤 재미나게 봤던 영화들.


12개의 구역으로 이루어진 독재국가 ‘판엠’이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만든 생존 전쟁 ‘헝거게임’.

일 년에 한번 각 구역에서 추첨을 통해 두 명을 선발, 총 24명이 생존을 겨루게 되는 것을 원칙으로 진행되는 게임은 실시간 생중계되며, 선택할 수 있는 무기는 단 하나. 아이돌 프로그램처럼 생존하기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지지를 얻어야 하기에, 시청자에게 어필할 만한 무엇인가를 찾아야 한다.

동생을 대신해서 자원한 캣니스는 처음엔 생존하기 위해서 필사적이었으나, 의도치 않게 엄격하게 적용되는 게임의 룰을 바꾸게 되면서 독재국가를 바꿀 혁명의 불씨이자 희망의 상징으로 부각된다.

디스토피아적 근미래를 다룬 SF 소설이지만, 현실의 정치나 이념에 따른 갈등도 그리고 있어서 영 어덜트 소설이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면이 많은 전작과 영화들을 보고 있노라면, 무엇을 위한 혁명과 평화인가를 생각해보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10년 만에 등장한 수잔 콜린스의 신작이자, 헝거 게임 프리퀄 시리즈라는 이 작품.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가 기대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헝거게임이 열린지 약 1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전쟁 속에서 시작하고 이야기 속 주인공이 판엠의 독재자인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라니, 흥미진진하다.

실은 헝거 게임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물 중 하나라면, 코리올라누스 스노우다.

사람들의 공포와 두려움을 적절히 이용해서 통제하는 모습이나, 자신을 철저하게 이미지화 시킨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전형적인 독재국가의 수장이지만, 신뢰를 가장 중요시하고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희망.

공포보다 강한 유일한 것이지. 희망이 작게 있으면 효율적일세.

희망이 너무 많으면 위험하고. 불꽃이 하나 정도 있어도 괜찮지, 억누를 수면 있다면 말이야

아, 친애하는 에버딘 양. 난 우리가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생각했는데.


- 영화 속 코리놀라우스 스노우의 대사


화려함을 연출하던 그의 멋진 모습. 하얀색 장미와 멋진 옷차림과 매너는 대중을 위한 것이었을까?


독재란 무엇인가를 스노우를 통해서 보여줬던 영화 속에서 때론 적에게 자비를 보일까 싶다가도

밟아도 꺼지지 않는 불길은 훗날을 위해서 좋지 않다고 느끼고 빠른 처단을 생각하는 냉정한 인물.


대중을 휘두르는 카리스마의 절정과 쇼맨십이라는 걸 알았던 스노우 대통령.

하지만 권력의 정점에서 고독함과 그 무게를 견대어낸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줬던 인물이기에 매력적이다.


하얀색 장미와 엄청난 카리스마로 대중과 권력을 휘어잡은 스노우의 과거는 과연 어땠을까?

놀랍게도 전쟁 중 몰락해 쓰러지기 일부 직전의 명문가의 가장으로 등장한다.

간신히 집에 있는 의상을 고쳐서 겉으로 보기엔, 괜찮아 보이지만 실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상황으로 집안의 자존심과 공부를 끝마치기 위한 오기로 하루하루 버틴다.


판엠의 보석,

강력한 도시,

여러 시대 동안 너는 새롭게 빛나노라.

너는 우리에게 빛을 줘.

너는 다시 통합시켜.

너에게 우리는 서약해.

우리의 캐피톨, 우리의 생명!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 판엠의 보석(캐피톨 주제가)



전쟁 후 10년이 지났지만 먹을 것조차 쉽게 구하기 힘든 상황에서 아침마다 옛 가문의 영광을 꿈꾸며 노래를 부르시는 할머니와 자신의 뒷바라지를 위해서 피눈물 나게 노력하는 티그리스와 함께 살아가지만, 만성적인 돈 부족으로 우등생이지만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런 그에게 우승상금을 거머쥘 수 있는 헝거 게임 멘터라는 기회는 놓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비웃기라도 하듯, 아버지와 오랜 친구였던 학장은 그에게 가장 경쟁력이 떨어지는 12구역의 소녀 루시 그레이를 배정해 주었으니. 지금은 몰락했으나 영광스러운 가문의 이름을 먹칠하게 될까 그는 전전긍긍한다.

하지만, 캐피털 아닌 12구역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산전수전 다 겪은 소녀 루시 그레이는 호락호락한 소녀가 아니었다. 등장부터 이미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무엇보다 사람들의 주목을 단번에 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노래 실력을 가졌기에, 루시를 이용해서 어떻게든 대회에서 우승하려고 목표와 전략 자체를 바꾼다.




멘터가 되어 헝거게임의 조공인을 승리로 인도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12구역 소녀를 배정받고 자존심이 상한 스노우였지만. 

알고 보니 그녀는 꽤나 매력적인 보이스를 지닌 소유자였고, 

산전수전 다 겪었기에 매우 영리했다.


하지만, 예상치 않게 그녀와 함께 헝거 게임을 진행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그녀를 향한 연민의 감정이 점차 변화하는 것을 느낀다. 언젠가 영화에서 옛사랑을 회고하는 듯한 대사에서,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는데, 이 책에서는 혈기왕성한 10대 후반의 청년의 놀라운 감정의 변화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놀라웠다. 독재자의 첫사랑이라니, 그것도 평소 그가 인간 취급하지 않던 12구역의 조공인에게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우리가 통제해야죠.

전쟁을 끝내는 게 불가능하다면 우리가 언제까지나 통제해야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처럼요.

구역을 점령한 평화 유지군과 엄격한 법률을 통해서요.

그리고 헝거 게임 등으로 누가 우위에 있는지 상기시켜 주는 겁니다.

어떤 시나리오에서든 우위를 갖는 게 더 낫습니다.

패배자가 되기보다는 승리자인 쪽이 낫죠.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 182p

책은 1부 멘터, 2부 수상, 3부 평화 유지군으로 나눠져있는 챕터처럼 이 책은 어찌 보면 누구보다 자긍심 높았던 스노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스노우가 항상 이긴다는 가문의 신념과 몰락해가는 명문가의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시작한 인생의 주사위 같았던 헝거 게임 속에서 그의 마지막 남은 인간성은 사라져버린다.

오직 생존을 위해서 변한 그의 모습과 이후, 특기인 독은 어떻게 활용하는지, 자신이 경험한 것을 헝거 게임의 규칙에 적용해서 어떻게 재정비하는지를 보여준다.

헝거 게임이 어떻게 그를 바꾸게 되는지, 헝거 게임에 멘터로 들어갔다가 직접 그 게임에 난입되면서 그게 한 경험이 그를 변하게 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찌 보면 그도 누군가의 거대한 프로젝트 속에서의 실험자였던 것일까.



헝거 게임 속에 개입되고 난 뒤에 그는 영원히 변해버렸다.


아직은 게임의 규칙이나 설정이 완전하지 않은 헝거 게임의 규칙과 디테일은 

재정비하게 되는 건 누구였을까?


한 번의 끔찍한 경험은 누군가의 인생에 대한 시각을 바꾸기 쉽게 한다.

어찌 보면 이 소설에서 가장 근본적으로 다루고자 한 것은 인간 안에 내재된 본성이란 과연 무엇인가다.

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이나, 이언 매큐언의 소설에서처럼 말이다.

헝거 게임은 어찌 보면 그 숨겨진 본성을 드러내고 자극하게 한다.

결코 잊을 수 없는 방식으로 공포와 두려움을 심어주고, 사람들을 통제하는 무자비한 방식의 쇼.

어떻게 그 실험이 시작되었는지, 그 실험의 대상이자, 훗날 캐피톨의 독재자가 되는 스노우를 통해서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과연 인간의 본성은 선한가 악한가.

단순히 선악으로만 나눌 수 있는가. 그 선악은 어찌 보면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정한 관점이 아닌가.

생존 앞에서 인간은 어떻게 변하는가를 냉혹하게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최정점을 찍었다가 한없이 추락하는 기분을 느끼며 평화 유지군에 가게 된 스노우


훗날 혁명의 상징이 되는 모킹제이의 탄생에 대한 배경이 나오는데, 매우 흥미롭다.

통제를 벗어나고 사람들을 동요시키는 존재여서 싫어하는 스노우.


요즘처럼 어지러운 시절, 자신을 잃어버리기에 딱 좋은 시점에 사람의 본성에 대해서 의외로 깊이 있게 고찰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소설 속에선 여러 유형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마지막에 사람은 숨겨진 자신의 본성을 따라 살게 되고 선택을 하게 된다는 점이 의외로 소름 끼쳤다.

상황에 휩쓸리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 같지만, 결국 그 선택이 그 사람을 이룬다.

인간이란 자신에게 가장 이로운 쪽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통감하게 되었기에, 누군가가 서서히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어서 무서웠다.

그리고, 그 존재가 자신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더 두려워지는 작품이다.


헝거 게임.

가장 사악한 충동을 영리하게 스포츠 행사로 포장한 거지.

엔터테인먼트로 만든 거야.

우리들 중 가장 무결한 사람마저 헝거 게임에서 살인자로 변한다면 그건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의 본질적 천성은 폭력적이라는 뜻이겠죠.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575, 576p



스노우는 어떻게 인간성을 잃게 되었는가가 부재로 떠오를 만큼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펼쳐진다.

이 책을 읽는 그 누구나 불편하지만, 쉽게 부정할 수만은 없는 건 크던 작던 

스노우같은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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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한 자매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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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마쉬 왕의 딸로 25개국에 판권을 수출하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카렌 디온느의 신작 사악한 자매



마쉬 왕의 딸로 25개국에 판권을 수출하여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카렌 디온느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마쉬 왕의 딸이 사랑하지만 동시에 증오하는 아버지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진실을 파헤치는 소설이었다.

영화 룸처럼 감금된 모녀 속 그 아이가 성장해서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더듬어가는 과정을 현재와 과거를 교차하면서 보여주고 있었고, 심리 묘사가 탁월했던 작품으로 기억한다.



심리 스릴러 소설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가 카렌 디온느의 5번째 장편 작품인 사악한 자매


사람들은 때론 진실을 외면하려 하지만, 언젠가 마주하게 된다.



이번 신작 사악한 자매에서는 전작만큼이나 충격적인 설정으로 시작한다.

부모를 살해했다고 생각하는 주인공 레이첼이 등장하며, 그녀는 그런 자신을 처벌하기 위해서 스스로 고립을 택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이 과거의 기억은 늘 왜곡되기 마련이다.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충격적인 진실은 덮어두고, 자신에게 편하게 기억을 조작하기도 한다.

어느 날 우연한 계기로 부모님의 살인 사건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알게 된 레이첼.



매일 밤 부모를 죽였다는 죄책감과 악몽에 시달리는 주인공 레이첼



세상과 단절된 채로 정신병원에 15년 동안 약을 먹으면서, 저지르지도 않은 살인에 대한 죄책감만으로 허송세월을 보낸 그녀는 다시 외면했던 과거와 대면하기 위해 떠난다.

한때 너무나 사랑했고 가장 안전했던 장소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집인, 미시간 주 어퍼 반도의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외딴 숲으로.

잃어버린 과거의 기억을 찾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현재의 레이첼.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던 레이첼은 우연한 기회에 과거 자신이 저질렀다고 생각한 살인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전작 마쉬 왕의 딸에서는 출소하는 아버지를 추적하는 현재, 부모님과 함께 했던 과거를 교차시켜서 보여주면서 심리적 긴장감을 잔뜩 고조시켰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왜곡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집으로 향하는 현재의 레이첼과 과거의 어머니 제인의 시점을 교차시키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아간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그때 제인의 시점에서 과거의 사건을 보게 되면, 될수록 소름이 끼친다.

과거 시점에서 전개되는 이야기 속에서는 원인 모를 불안감에 시달리는 엄마 제인의 심리가 펼쳐진다.

큰 딸 다이애나가 자라면 자랄수록 뭔가 평범한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깨달아간다.

설마 의심했지만, 결국 의사를 통해 듣게 된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사랑하는 딸이 다른 자식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사랑하는 딸의 존재가 다른 자식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된다는 

사실은 충분히 충격적이다.



기억을 더듬어가면서, 과거를 추적하면서 알게 되는 기억들은 모두 충격적인 트라우마다.

좋지 않은 일들, 나쁜 기억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대다수 선택하는 방법은 망각이다.

제인도 딸을 사랑하지만, 좀처럼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이 두렵지만, 다른 딸을 위해, 남편을 위해 사실을 덮는 방법을 선택한다. 더 많이 주의하면 된다며 안심시키려 하지만,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어만 간다.

또한, 레이첼도 자신이 잊고 싶어 한 과거의 사건들을 점점 떠올리게 된다.

언니와 관련되었던 에피소드들, 그 속에서 알게 된 냉혹한 진실들.



엄마와 딸이 공유하고 있는 숲속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건은 과연 무엇일까?



사람들 눈에 띄고 싶지 않아서 외딴 숲으로 이사 왔지만, 그 속에서 안정될 줄만 알았던 상황은 더 위협적으로 변해가고 마침내 끔찍한 사건이 벌어진다.

과거에 벌어진 사건은 어떤 사건이었으며, 그 속에서 딸을 지키고자 했던 엄마 제인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언니 다이애나와의 기억을 되짚어갈수록 악몽 같은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왜곡된 기억의 저 건너편에 살인 사건의 충격적인 전말이 밝혀진다.

레이첼은 과거 속 진실과 직면하면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태어날 때부터 사랑할 수 없는 자녀를 둔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상황이 겉보기와는 달라.

모든 것이 드러날 거야.

기억해.


사악한 자매 - 카렌 디온느



작품을 읽을수록 떠오르는 영화 속 인물들이 생각났다.

<케빈에 대하여>속 모자관계, <악의 교전> 속 고등학교 교사, <나를 찾아줘> 속 에이미.

최근 흉흉한 사건들이 잇달아 일어나서인지, 겉보기엔 멀쩡하고 완벽해 보이지만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사이코패스의 존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아무런 감정도, 죄책감도 느낄 수 없는 진정한 사이코패스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들이 어떻게 교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지.

사랑하고 싶지만, 어쩐 일인지 사랑할 수 없었던 아들의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자, 사랑스러운 다른 자식을 위협할 때 벌어지는 갈등과 사건이 비슷하게 느껴졌다.



아이를 낳고 산후우울증에 빠진 에바와 그녀를 괴롭히면서, 

동시에 다른 자식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케빈.


겉보기엔 완벽하지만, 실은 사이코패스이자 소시오패스인 하스미 세이지와 에이미


카렌 디온느의 작품은 두 번째로 접하지만, 공통적으로 큰 트라우마를 경험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주인공은 도심과 떨어진 외딴곳에서 문명과 떨어져서 고립된 환경에서 성장하고, 어쩐 일인지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숨겨진 과거의 진실과 마주하면서, 주인공은 과거를 바로잡고 자신과 현재 상황을 지키려 애쓴다.

끔찍한 경험을 한 사람은 다시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일까?

카렌 디온느는 작품에서 진실을 외면하지 않고 다시 맞설 때,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말해준다.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지만, 행복은 다시 재건해갈 수 있으며 그들에게는 그럴 권리가 있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 오래간만에 몰입해서 열심히 읽었던 소설, 크리미널 마인드 같은 드라마에서 접했던 범죄 사건들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정통 심리 스릴러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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