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 먹고 마시는 유럽 유랑기
문정훈 지음, 장준우 사진 / 상상출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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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프랑스 여행기라기보다,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한 전원 지역인 

부르고뉴와 프로방스 쪽 여행기


여행을 갈 때, 다른 사람들은 어떤 목적으로 가는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뚜렷하게 가고 싶은 장소가 아니라면 주로 식도락을 중점적으로 짠다. 철저하게 짜는 편은 아니고 대략 어떤 음식이 먹고 싶고, 지역 주민들이 많이 간 장소를 위주로 짜거나, 현지에서 지나가다가 먹는 편이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과 여행을 가게 될 때 목적이 관광이거나, 너무 여러 곳을 다 도는 관광이라면 많이 괴롭다. 여행이 아닌 약속을 정해도 될 수 있으면 뭔가 다른 경험이나 음식을 먹고 싶기에, 새로운 곳으로 데려가 주는 사람을 좋아한다.

그러나 요즘은 코로나로 외식이나 어떤 약속도 쉬운 편이 아니기에, 가고 싶은 음식점이나 여행, 여행을 가지 못해도 나름 즐겼던 세계 음식 축제 같은 행사에 참여할 수 없어서 몹시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작년 말에 봤던 랜선 홍콩투어나 각종 여행 프로그램, 유튜브 방송은 답답했던 기분도 조금 나아지게 하는 마법같은 효과가 있었다.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모두에게 낭만으로 자리 잡은 파리를 벗어난 여행기라는 점과 먹고 마시는 유럽 유랑기라는 이다. 천편일률적인 여행이 아닌, 먹고 경험하는 살아있는 여행기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취향 저격인 책이었다.

무엇보다 프롤로그에 있는 저 문장을 보면서 이 책의 진정성을 느꼈다고 해야 할까.

문정훈 교수님은 먹는 거에 정말 진심이시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이건 먹는 거에 진심인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공통점인 거 같다.


먹으면서 먹는 이야기를 하는 게 제일 즐겁지 않은가!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 15p 작가의 말


부르고뉴와 프로방스 지역을 여행한 기록들



프랑스에서는 파리가 가장 덜 아름답다.

분명히, 그리고 자신 있게 이야기하지만 프랑스의 아름다움은 진정 시골에 있다.

파리에서 시간 낭비하지 말고, 에펠탑 사진을 찍었으면 어서 시골로 가자.

진짜 프랑스는 시골에 있다. - 25p


보통의 남자들은 술 마시면 군대 이야기를 한다는데, 시골 가서 밥 먹은 이야기를 하신다는 서울대학교 농경제 사회학부 교수이자, 푸드 비즈니스 랩 소장이 신 문정훈 교수님.

함께 식사를 하면서 책에 대해서 구상할까 생각하던 교수님 곁에서 함께 있었기에, 책의 실을 사진들을 찍게 된 푸드라이터 장준우 셰프.

두 사람이 함께 프랑스 시골 마을을 다니면서, 접하는 작은 마을의 음식점과 사람들, 양조장과 포도밭의 기록들이다. 한마디로 식도락에 진심이고, 충분히 즐길 줄 아는 두 사람과 함께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게 되는 책이다. 이들이 만나는 분들도 모두 음식에 진심이고, 자부심이 있는 분들이다.

책을 읽다 보면, 의외로 식도락 여행치고는 음식의 사진이 많지 않고, 작게 편집된 점은 아쉽지만, 가끔씩 어려운 내용이 나온다 싶을 때 등장하는 프랑스 시골의 멋진 풍경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만은 프랑스의 시골로 간 기분이다.



음식 사진이 많지 않은 건 먹는데 진심이셔서 음미하시면서 드시느라 그런 건 아닐지.


당신이 뭘 먹는지 이야기하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맞히겠소.

맛의 생리학, 브리아-사바랭


단순한 맛집 기행기가 아닌 점을 느낄 수 있는 건, 음식의 이름이 가지는 의미와 재료에서부터,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넣어서 만들었는지. 비법이 무엇인지, 재료는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키워냈는지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기에 더욱 흥미롭다.

오랫동안 요리해왔지만, 더욱더 맛있게 요리하기 위해 계속해서 연구하는 요리사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그들이 식문화에 가진 자부심이 느껴진다.

사실 모두 먹는데만 치중했을 뿐, 어떻게 먹어야 더 맛있는지에 대해서까지 여유롭게 탐구하지 않는 현대인들에게는 굉장히 신선한 책이다. 요리보다는 간편식과 즉석요리가 대세고, 요리가 아닌 조리 정도를 하고 있기에.

프랑스 요리는 정통 코스 요리로만 가졌던 편견을 이 책을 통해서 어느 정도 깰 수 있었다.

책에 나오는 프랑스 요리는 물론 화려한 요리도 많았지만, 소박하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은 요리도 있었기에, 코로나가 지나가고 나면 프랑스 가정식을 하는 전문점에서 먹을 거에 진심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다.




책의 내용이 잠시 어렵다고 느껴질 때마다 등장했던 사진들은 

프랑스 시골에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치즈를 원하는 대로 골라 먹을 수 있다는 대답을 해주는 식당에서의 경험, 지금까지 먹었던 닭은 진정한 닭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로 단순하지만 정말 맛있었던 닭 요리의 경험.

현재 직접 갈 수도 없고, 갔던 기억도 없기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영화가 있어서 더욱 생생했던 책이었다.

책을 보고 비슷한 음식이나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 아쉬움이 남을 분들을 위해 추천해보는 3편의 영화다.

와이너리와 포도밭을 간 기행을 읽을 땐, <부르고뉴, 와인에서 찾은 인생>.

프랑스 시골 마을에서 좋은 환경에서 잘 자란 가축과 제철 과일과 채소로 만든 소박한 가정식을 먹는 모습을 봤을 땐, <엘리제궁의 요리사>.

즉흥적으로 떠나는 식도락 여행기라고 처음 들었을 때 떠오른 영화는, <파리로 가는 길>이었다.

* 이 책 이후에도 야심차게 기획하시고 계시는 시골 여행 시리즈는 스페인편과 한국편이 또 있다고 하니, 다음 책들도 기대해본다.


책을 읽고 아마도 랜선 프랑스 여행을 가고 싶어질 

식도락 관련 영화들 3편을 추천해본다.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소피 마르소

이 글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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