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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
윌리엄 A. 서든 지음, 최은정 옮김 / 스마트비즈니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내가 미래에 훌륭한 사람이 될 확률은?
50대 50이다.
모든 확률은 반반이고, 기인것과 아닌것으로 구분된다.
신문에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게 기업들이 신사업 개발을 하고, 돈벌이가 될만한 새로운 산업을 찾아다닌다는 뉴스다.
이건 몇 십년전에도 그랬고, 앞으로 몇 백년 후에도 그럴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하고 오늘의 캐쉬카우는 내일에 뭐가 되어있을지 알 수 없고, 보장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미래를 알고 싶은 것은 인간 고유의 본성이다. 그런 인간의 본능을 이용해 돈을 버는, 욕망을 파는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가 나왔다.
단언컨데, 이제껏 읽어왔던 모든 미래예측서의 종결자 역할을 해낼만한 책이다.
왜냐하면, 이 책은 예측을 한다는 것들의 결과를 거꾸로 추적해봄으로써 실제로 '얼마만큼 예측이 맞았느냐'를 평가해보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고, 이 결론에는 적어도 그동안 내가 봐왔던 예측가들의 근거보다는 훨씬 타당성있는 검증 사례들이 실려 있기 때문이다.

 

책은 꽤 두껍다. 477페이지짜리로, 기상학과 경제학, 투자와 기술평가, 인구통계학, 미래학과 조직기획- 7가지 예측산업에 대해 세밀히 조사해놓았다.
그렇지만 책의 내용이 꽤 재미있는 편이라 술술 읽을 수 있어서 하루만에도 읽을 수 있다.

 

전문가라는게 존재하는가?

"누군가 나에게 사람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묻는다면, 미래의 일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끊임없이 걱정한다."
이건 단지 욕망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미래를 알게 되면 사람들이 얻는 이득이 엄청나기 때문이다.(심지어 다음주 로또 번호만 알게 되어도 게임끝-_-;; )
이렇게 극단적이지 않더라도 언제 태풍이 온다거나 언제 사업이 확장될지를 안다면 많은 이득을 얻을 수가 있다.
예측사업은 예측이 아니라 '사업'으로 존재하며 수십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2천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지만 뚜렷하게 예측이 맞은 경우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예측이 틀려서 생기는 파급력 또한 엄청난 손실을 가져온다.
어쩌다 한번 우연히 맞을 수 있지만, 우연은 연속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전문가를 믿는가? 믿는 행위는 인간의 가장 감정적인 행동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보고 듣는 것을 믿기는 쉬워도 의심하기는 어려운게 사람이다.
따라서 우리가 취해야할 태도는 '수 많은 정보 가운데서 '반드시 일어날 일'이 아닌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들을 골라내는 것'이다.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경제예측의 경우,

경제성장과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변동했던 1970년부터 1980년까지의 예측성적을 살펴보니 '어떤 예측가들도 심각한 불경기의 시작을 감지하지 못했다'
심지어 '우연히 맞출 확률'보다도 낮았다.
경제학자의 평균적인 에측 능력은 단순한 추측수준이며, 꾸준히 뛰어난 예측을 하는 경제학자는 없었고, 정교한 모델이 정확도를 상승시켰던 것도 아니었다.
합의예측도 정확성을 높이지 않았고, 지난 40년 동안 경제예측 능력이 개선되었다는 증거는 없다.
경제학 교과서에 실려 있는 필립스 곡선 역시 1960년대 이후로 전혀 다른 곡선을 보여주고 있다. 경기는 순환되지 않는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암울한데, 진짜라고 되어 있었다.
왜 이렇게 오류가 많을까, 경제학의 기본 바탕이 되는 '데이터'자체가 양이 부족하고 오류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학의 제 1법칙-한 경제학자가 있으면 반드시 그에 반대하는 경제학자가 있기 마련이다.
경제학의 제 2법칙-이 둘 모두 틀릴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예측은 불필요한 불안감을 증폭시킨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경영예측은 어떤가?
 전략기획의 기업경영모델, PPBS, BCG매트릭스... 는 극히 소수의 전략만 성공한 것을 사례들을 통해 알 수 있다. 또한 기획가가 미래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날씨, 경제, 자본시장, 기술개발, 사회트렌드는 예측 불가능하다. 중요한 건 조직 그 자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조직을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하게 만드는 요인은 의사결정권자의 '비합리적인 의사결정과정' 때문이다.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 가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우연의 현상에도 쉽게 영향을 받는다.
성공모델이 실패모델이 되기도 했다. 전략의 성공과 실패는 전략의 우수성이 아닌 시간, 장소, 환경등 무수히 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미래가 고정되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피터드러커는 이렇게 말했다. "전략상의 의사결정권자가 직면한 문제는 그의 조직이 내일 무엇을 해야 하느냐가 아니다. 바로 불확실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변하며 사람도 변하고 환경도 변하며 아이디어도 변하므로', 리더는 조직을 통제하거나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변화에 잘 적응해 나갈 유연성이 뛰어난 조직을 만들 수는 있다. 그러므로 리더는 경영과학에서 보여지는 것보다 훨씬 미묘하고 복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측이 적중했을 때 가장 수익이 높은 분야, 증시예측도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시장의 과거 패턴은 미래에 관해 어떤 단서도 제공하지 못한다. 현실은, 기술적 분석가들은 빈번한 주식매매를 추천하기 때문에- '기술적 분석가들은 소비자들에게는 요트살 돈을 벌어주지 못하지만 정작 중개인들에게는 요트 살 돈을 벌어다 주고 있는' 상태다.
그나마 과학적 요소를 담고 있는 게 기본적 분석인데.. 이런 기본적 분석이 유효한가를 살펴보려면 투자 전문가들이 시장에서 기대수익률을 상회하는 이익을 얻고 있는가를 분석하면 된다. 살펴보면, 현실에선 시장 권위자가 출현하고 그들의 예측을 확신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부문의 주식을 사고팔며 예견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그 결과 예측을 스스로 이루는 꼴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앞에 말한대로 계속 적중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결국 시장권위자는 명성을 잃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월가의 전설이라 불리는 피터린치도 '시장예측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한 부분이 나왔다.
그런데 보통 투자가들이 시장의 평균수익률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피터린치는 뭥미? 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님의 설명이 이렇게 나온다.
"동전을 던져 5번 연속으로 앞면이 나올 확률은 32분의 1이다. 피터 린치가 그 32분의 1인 것이다. 실제로 250분의 일이라 말하는 것이 낫겠다. "
그렇다면, 250분의 1이 될 수 있는 것은 그의 실력인가? 아니면 우연의 결과인가? 라는 질문에는 - 투자가의 70년간의 실적을 살펴봐야 한다는 답을 내 놓았다는 거;;
참 흥미로운 이야기였다.
게다가 증시시장은 비합리적인 군집심리와 군중심리에 따라 움직인다. 예를들면 튤립열풍...
19세기의 역사가는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떼 지어 열광하다가 천천히 제정신으로 돌아온다"

 

기술예측은 사실상 예측이 가장 어려운 분야로 보인다.
미래기술을 예측하는 방법은 델파이,명목집단,사례분석,추세분석,s커브,상관분석,계층분석, 시스템 다이내믹스,관련수목..등등이 있다.
이 중에 가장 정확한 것은 S커브이다. 문제는.. S커브의 크기와 모양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는 것...-_-;;;;;;;;;;
기술예측에서 흥미로운 건, 우리 삶을 변화시킬 기술에 관한 예측이 상당수 빗나갔다는 점을 이 책에선 지적하고 있다.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데...우리는 로봇이 생기면 남는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을거라 상상했지만 실상은 잉여인간..-_- 자동화 시스템으로 인한 실업;;;;;;;; 같은게 생긴 걸 예로 들 수 있다.
게다가 중요하고 획기적인 기술은 전문가들이 전혀 예측 못한다는 거- 컴퓨터와 전화는 발명당시 매우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기술이 초기 실험단계에서 사라지는 이유는 컨셉이 실용성이 없기 때문이라고. 게다가 기술이란게 처음부터 용도를 계산하고 연구를 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상 기술 상태에서는 이 기술이 얼마만큼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건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도 하다고 한다. 또한, 한번 기술이 발전하면 폭발적으로 발전을 거듭하기 때문에 이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고.
기술예측에 특히 더 회의적인 이유는 기술예측과 관련된 어떠한 학위나 기관의 인증이 없기 때문에 모두가 스스로를 전문가로 칭하며, 신기술이 상업시장에 나와 개선을 거치는데에만 엄청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므로 기술예측에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이 챕터에 담겨져 있었다.

 

예측의 대표, 기상예측...
기상청 운동회하는 날 비온다는거- 다들 아는 이야기다=ㅂ=;;하하
이 책은 미국인이 쓴 책이라 미국의 기상예측에 관해 썼지만, 우리나라도 실상은 별로 달라보이지 않았다. 내 친구왈  '아직도 일기예보 믿냐?-_-;'
예로부터 날씨는 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을 정도로 중요했다. 주요 전쟁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정도니.
그러나 실제로 현대의 일기예보의 역사는 길지 않으며, 고대에서는 점성가가 이 일을 맡아 했었다.
날씨가 왜 그렇게 자주 틀리느냐면, 날씨에는 변수가 무진장 많기 때문이란다. '나비효과'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래도 최근에는 48시간 이내의 날씨의 정확도는 많이 높아졌다고 나와있다. 하지만 장기예보는... 돈낭비....;;;;;;
예측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게 그래도 기상예측이란다. 입증된 자연법칙을 이용해 예측하는 유일한 예측산업이고, 아주 가까운 미래의 날씨만 알더라도, 능력이 점차 개선되고 있는 유일한 산업이라고.

 

인구예측- 빙하시대? 기근의 시대? 사회붕괴?
인구예측치를 사용하는데는 위험이 따른다. 미래의 인구를 과소평가하면 사회기반시설이 불충분해져 도시가 복잡해지고, 반대로 과대평가시엔 사회기반시설이 과잉 공급되어 낭비가 되기 때문이다. 인구통계학자들이 50년 후를 예측하는 것은 그 예측이 틀린 것으로 밝혀질 때즘이면 자신들은 어차피 죽은 후이기 때문이라는 농담이 있다는 구절을 보고는 웃음이 나왔다.
에이즈가 발생했을 당시에 그 감염자 수를 지나치게 높게 잘못예측한 사례가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신종플루를 지나치게 의식하여 유통기한을 넘긴 타미플루의 대량처분에 관한 기사가 나온적이 있다.
인구예측의 경우, 단 한번도 전환점을 예측하지 못했다고 한다. 1945년과 1950년의 베이비붐을 예상하지 못했고, 그 뒤에는 베이비붐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인구예측에 관해서, 맬서스의 예측과 이스터섬의 재앙에 관한 이야기를 케이스로 담았고, 지구온난화와 식량문제 역시-언제즘 일어날지, 실제로 일어나기는 할지, 인류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지 못한다는게 이 챕터의 결론.

 

사회예측- 사회과학이라는 용어는 모순이다.
사회가 모든 것, 그 시대에 유행하는 사고방식과 신념, 경제상황, 기술발전, 인구 추세, 정치사건, 전쟁, 날씨 등에 영향을 받는 복잡계이고 이러한 요인들이 예측 불가능한 것이라면, 사회 그 자체도 예측 불가능한 것이다. 역사는 되풀이 되지 않으며, 주기도 반복되지 않는다. 사회의 주요 경향이나 동향, 변혁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것들이다.
러시아 혁명과 공산당의 몰락이 그랬다. 동독의 붕괴가 그랬고... 사회에측은 앞으로도 빗나가게 마련이라고 이 책에서는 서술하고 있다.
미래에는 과거의 상식이 통하지 않으며, 현대판 노스트라다무스는 마케팅을 아주 잘할 뿐이다.라는게 이 책의 주장이다.

 

이 책의 결론: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확실한 사실이 있다면 우리가 끝없는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살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
예측에 대한 나의 믿음이 듣고 싶어 하는 것만을 들으려고 하진 않는가?
결국 일어날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므로, 불확실성에도 우리는 변화에 유연하게 적응하며 주도적으로 삶을 이끌어갈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최종결론이다.

 

 

이 책을 보면서 희망을 얻을 수 있을 수 있었던 건 결국 미래는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보다 만들어가는게 더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미래란 현재가 모여서 만들어진 시간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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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번영, 미래를 알고 싶은 욕망을 파는 사람들>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악의 번영 - 비판적 경제 입문서
다니엘 코엔 지음, 이성재.정세은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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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는 중국경제학자의 책을 읽었는데 그 안에 중국 특유의 '중화주의'스러운 내용이 담겨 있어서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금융위기를 바라볼 수 있었다.
이번에 만난 이 '악의 번영'은 프랑스 경제학자의 책인데, 또 색다르게 '유럽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경제와 인간의 시각을 읽을 수 있었다.
이렇게 보니, 경제학자가 가지는 생각이나 사상은 국적으로부터 영향력이 없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비판적 경제 입문서'라는 부제가 붙어 있어서, 장하준 교수님과 같은 스타일의 책 내용을 상상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역사서'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가 사람에겐 '생활'이므로 역사속엔 당연히 '경제적 생활'에 대한 내용이 들어갈 수 밖에 없어서 그런가.
이 책은 읽고나니 역사책+경제학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은 전체적으로 챕터가 여러개로 분리되어 있어 읽어내려가는데 헷갈리진 않았다.
게다가 옮긴이가 나중에 옮긴이의 말에다가 책의 간략한 줄거리도 아주 정리를 쌈박하게 잘 해놓으셔서 다시한번 책의 내용을 정리해볼 수 있는 것도 좋았다.

 

이 책은 옮긴이의 말처럼 '성장'과 '위기'라는 커다란 두가지 틀을 염두에 두고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책을 좀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책은 세 파트로 분류되어 있는데- 왜 서양인가? 번영과 공황/ 세계화의 시간 요렇게 3가지로 분리되어 있다.

 

책의 처음부분은 매우 충격적으로 시작한다. 맬서스의 법칙을 언급하면서 무엇이 선인가? 무엇이 악인가?에 대해 혼란을 만들기 때문이다.
경제적 번영은 인구 증가를 가져온다. 그러나 인구 증가가 1인당 소득을 감소시키고 그러다 토지가 부족해지는 순간이 온다.
결국 기아와 전염병이 발생해 인구는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야하는 순간이 온다.
사망은 이용가능한 토지에 대한 경쟁을 감소시키는데- 이것은 선인가? 악인가?
결국 인간은 헛된 욕망 위에서 자본주의를 운영해나간다. 는 것이 요지다.

 

책을 읽다가 가장 웃음이 나왔던 부분은..
'행복하다는 것, 그것은 매형보다 10달러를 더 버는 것이다'
이렇게 성장과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

 

1부에서는 경제의 기원인 신석기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학자인만큼 '유럽'의 시각에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고, 그는 분명히 이야기 한다.
서기 1000년이 막 지났을 무렵 유럽은 중국이나 아랍과 비교해보면 기술적인 우위에서 밀려 있다고.
그러나 끊임없는 국가간의 전쟁들로 급격하게 서양은 문명화를 겪었고, 이러한 긴장관계들은 서양이 세계를 정복할 수 있는 군사적 우위와 과학혁명을 잉태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책의 도입부분의 내용이다.

 

2부에서는 인간이 소득이 증가할 수록 행복해지지만, 이런 행복이 빠르게 증발해버리는 현실에 대해 논하고 있다.
산업혁명을 통해 인구가 증가했다가 비극적인 사건으로 인구가 줄어들어들고 다시 발전하면서 증가하는 멜서스의 법칙을 극복했던 서양이 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벌여 스스로 자멸했을까에 대해 나오는데, 저자는 '경기가 확장될 때 전쟁 발발 건수가 많았으며, 경지가 침체될 때 평화로운 시기가 많았다'고 주장하고 역사가 이를 뒷받침한다고 이야기 한다.

 

3부에서는 케인즈의 교훈과 국가의 역할과 세계화에 대해 나온다.
여기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이와 같은 질문이다.
왜 중국인은 유럽인들보다 기술같은 초기조건이 좋았는데 유럽인들처럼 성장하지 못했을까? 였는데 결론은 '안정' vs '혁신'때문이었다.
강대국 간의 경쟁이 혁신을 자극했던 유럽과 달리 중국에서는 황제가 왕권강화를 위해 '정화가 아프리카에서 기린과 얼룩말을 들여오는 일'을 때려치우고 내적 안정성에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역사는 거꾸로 돌아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상당히 일리있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개체는 도태되기 마련이니까)
인도 역시, 향후 미래에 발전을 가로막는 것이 있는데 바로 빈곤과 불평등, 계급사회이다.
그렇지만 결국 결론이란. 세상에 고정불변인 것은 없으며 세계화의 물결속에서 아직 지구는 여전히 적응이 필요한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기후 온난화이며 종의 소멸과 물부족 같은 문제는 인류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책의 결론은 이렇다.
인류는 계속 증가와 감소를 반복해왔는데, 물리적 번영은 결국 종교전쟁과 세계대전등을 겪으면서 잠잠하게 가라앉았고 역사는 계속 반복되어 왔다.
앞으로는 생태위기와 세계적인 낭비같은 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에 대처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읽으면서 인류거시학적인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았던 반면에,
책의 내용이 그렇게 만만한 편이 아니어서 소화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다. 아마도 번역도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 서평을 쓰려고 나는 이 책을 몇 번 읽었는지,ㅠㅠㅠ 그럼에도 아직도 전체를 이해한 건 아니다;)
중간중간에 프랑스인 특유의 철학적 냄새가 나는 문체가 많아 한국인으로서 '이게 뭔말이야'싶은 부분도 꽤 되었다.
그렇지만 인간의 역사를 관통하는 경제원리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꽤 유익한 책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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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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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더 나은 자본주의란 뭘까?
진짜 자본주의의 속성이 뭘까?

 

이 책은
정말 니가 알고 있던 것, 보고 있는 것이 '진실(true)'일까.
라는 메세지를 던져준다.

 

서론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경제학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갖추지 않은 독자들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반면에 '고급 경제학 서적에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경제학적 이론과 실증적 자료들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내용도 담고 있다. 전자는 이 책의 장점이고, 후자는 내가 이 책을 보면서 엄청나게 충격을 받은 이유였다.
그간 대학원, 대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들었던 BASIC을 완전히 새로 뒤엎어야 했으니까.
변화라는 건 어느상황에서나 반갑게 받아들일 수 있는 종류의 것은 확실히 아니다.

 

장하준 교수님의 이 책이 요즘 엄청나게 주목받고 있다고 들었다.
내 생각에는, 그 이유가 당연히 책 내용이 좋아서 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스템에 너무 '실망' 해버렸기 때문에 그에 대한 대안이 될 시스템을 찾고 있는 중이라는 시대적 배경에도 일부 이유가 있을 듯 하다.

 

이 책은 23가지의 경제학 상식을 '부숴' 버리고 있다.
모든 챕터가 자극적이고, 모든 챕터가 충격적이다.
특히나 나는 '자유시장 신봉자'였기 때문에 그 충격이 더 했다.
(학부시절에 박교수님에게 '무역통상론'수업을 들으면서 분명 나는 자유시장=최대의 이윤 보장 이란 공식을 진리처럼 새기게 되었었다!)
'자유시장이 도대체 뭘 말하는 것인가?'라는 첫 장부터 시작하니 말이다.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상식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은 신선한 충격과 혼란스러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근본적으로 경제학의 기본적인 단어부터 일일히 하나하나 재정의 해보게 되었다.
내가 각 챕터에서 받은 충격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thing 1. 자유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시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규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방법도 없다. 자유시장은 정치적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thing 2. 주주는 주식을 팔고 떠나면 그만이기 때문에, 주주들을 위한 기업경영은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킨다.
thing 3. 잘 사는 나라와 못 사는 나라의 임금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이 달라서가 아니라 각 정부의 이민 정책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thing 4. 인터넷이 생산성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활발히 진행되었으나 말만 떠들썩하고 정작 구체적인 증거는 없다. (인터넷이 등장한게 고작 20년 정도에 불과하다)
thing 5. 경제학의 가정이자,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믿듯이, 사람들이 모두 이기적인 것만은 아니다.
thing 6.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이 (경제) 성장을 둔화시켰다. 물가 안정에서 '안정'이 의미하는 바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
thing 7. 지금의 선진국들은 모두 보호무역과 정부보조금을 통해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 자유시장 정책으로 부자된 나라는 없다.
thing 8. 다국적 기업은 초국적 기업이 아니라, '해외 지사를 둔 단일 국적기업'으로 되어 있다. 자본의 국적은 무시되지 않는다. (본국의 일자리와 공장을 가장 나중에 없앤다)
thing 9. 탈산업화는 환상이다. 서비스산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thing 10. 미국은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 구매력이 가장 높긴 하지만, 미국이 다른 부자나라들에 비해 생활수준이 단연 더 높은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thing 11. 아프리카가 가지고 있는, 성장에 한계의 걸림돌로 여겨지는 구조적 요인들은 선진국들이 과거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며, 지난 30년간 아프리카의 정체를 불러온 진짜 요인은 자유시장경제정책을 강요받았기 때문이다.
thing 12. 정부의 정책 결정자들은 이윤보다는 권력을 추구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정부가 더 나은 정보를 획득해 경제성장을 할만한 산업을 골라 키워 성공한 사례들이 많다.
thing 13.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결국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이론은 설득력이 없으며, 큰 부가 흘러내려 가난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는 이론은 틀렸다.
thing 14. 미국 경영자들은 지나치게 많은 보수를 받으며 경영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thing 15.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이유는 개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과 현대식 기업같은 발달된 사회조직(시스템)이 없어서이다.
thing 16, 시장이 실패할 수도 있고, 정부가 실패할 수도 있지만, '사람은 늘 자기에게 가장 이로운 최선의 선택을 하는만큼 그대로 내버려둔다'고 가정하는 시스템에서 계속 발생하는 에러를 무시하고 시장의 기능만 믿는 것은 위험하다. 시장은 절대로 똑똑하지 않다. 규제는 필요하다.
thing 17. 한나라의 번영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교육수준이 아니라 생산성 높은 산업활동에 개인들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 전체의 능력이다.
thing 18.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 규제 내용이지, 양이 아니다.
thing 19. 계획경제에 한계가 있다? 자본주의 경제도 계획되는 부분이 많다. 모든 정부는 연구개발과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하고, 산업정책을 통해 미래 산업 구조를 계획하고, 유도계획을 하기도 한다.
thing 20.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thing 21. 복지정책이 잘 갖춰진 나라들이 더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다.
thing 22. 효율우선중심의 금융시장은 단기 이윤 창출은 더 효율적이 되었는지 몰라도, 금융시스템과 경제전반은 더 불안하게 만들었다.(금융시장의 효율성을 줄여야 한다)
thing 23.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결론으로는 '현 경제 시스템의 재구성'을 제안하며 몇 가지 원칙을 거론하며 책을 마친다.

 

이 책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정말 '쉽게' 쓰여져 있다. 물론 내용들은 하나같이 모조리 심오하지만, 적절한 예시를 들어 읽는 사람들을 설득시킨다.
책을 보면서 때로는 감탄하고, 때로는 불편했고, 때로는 의아했다.
내가 그동안 봐왔던 그래프와 통계의 진실은 무지개 저 넘어에 있는 것인가 하고.
통계 자체는 맞았을 지 몰라도, 통계의 근간이 되는 기본 지척자체에 의문을 제기한 이 책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이 책을 반박할 책이 나올 수 있을까, 궁금해졌다.
또한 이 책의 결론이 제안하는 것들을 실행한다면, 실제로 현실은 '더 나은 자본주의'의 세상이 될까?

 

끝없는 물음의 여운이 짙게 남는 책이다.

 

 

 

+) 한국인이 영어로 쓴 책을, 한국인이 번역하다니 참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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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중미전쟁>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중미전쟁 - 환율, 무역 그리고 원가를 둘러싼 21세기 세계대전!
랑셴핑 지음, 홍순도 옮김 / 비아북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중국인이 쓴 중국경제 관련 도서는 처음 읽어보는 것 같다.
그동안 주로 한국 또는 미국 학자들이 쓴 책만 읽어보다가, 중국인이 쓴 중국 및 거시경제 관련 책을 보니 좀 색다른 맛이 있었다.

 

특히 이 량셴핑이란 작가의 이력이 독특했는데,
중국 학자(정확하게는 대만출생)이면서, 중국관료와 경제학자를 향해 거침없이 비판하며, 국제 금융학 분야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분이셨다.
중국인이 아니면 가질 수 없는 중국인 특유의 통찰력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은 한마디로 '음모론'을 담은 책이랄까.
일정부분은 맞다고 수긍이 가면서도, 일정부분은 잘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제목처럼 중국-미국, 더 크게는 아시아- 서양열강세력 간의 경제분야에서의 패권을 향한 다툼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과거에는 전쟁을 통해 영토를 나눴지만 지금은 자본이나 독점연맹을 통해 국제시장을 나눠 지배한 다는 것.
즉 경제부문에서 소리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총 13장으로 되어 있고, 3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는 과거 아시아의 금융위기를 통해 분석하는 미국의 전략(?)
2부는 미래에 발생할 중국 VS 미국의 신재생에너지 시장 전쟁
3부는 독점자본(금융자본, 산업자본, 유전자변형, 코크스, 문화)부분의 전쟁에 대해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과거의 케이스를 통해 분석하는 내용이었다.
2010년은 '환율전쟁의 해'였다. 위안화 평가 절상 문제로 시끄러웠고, 미국은 G20의제로 중국의 위완화 절상을 다루자고 할 정도로 중국을 압박했다.
미국은 표면적으로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취하는 조치라고 했는데, 사실 위안화가 절상된다고 해서 미국의 실업률이 낮아질지는 잘 모르겠다는 몇몇 경제학자들의 의견이 매스컴을 통해 흘러나오기도 했다. 나 역시 갑작스럽게 미국이 왜 그렇게 중국을 압박하는지 잘 이해할 수가 없었더랬다.
그런데 이 바탕에 정치적인 계산과 음모가 깔려있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도 분명 언급하고 있는데, 환율은 정치 목적을 실현하는 수단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다고 나온다.
정하준 교수님책을 보면서도 느꼈지만, 경제라는게 실은 그 존재 자체보다는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정책 및 규제와 따로 놀수가 없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나오는 바에 의하면, 미국은 의도적으로 아시아 나라들의 자산에 거품을 일으킨 뒤, 거품을 터트리는 방식으로 상대국가의 경제를 망가트려 놓는다고 했다.

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그 증거인데, 핫머니로 태국은 주가가 90퍼센트나 하락해, 95퍼센트의 펀드회사들이 파산했으며(이 과정에 조지 소로스가 개입), 이웃나라 베트남의 경우에도 똑같은 식으로 망했고 홍콩의 경우에는 조지소로스라는 거물에게 시선을 돌리는 전략을 통해 홍콩 증시를 날려버렸으며 일본의 경우에는 플라자합의에 서명하도록 하여 엔화 절상을 통해 거품을 만들어 경제를 침체시켰다고 하고 있다.

 

이 책은 제조업의 위기는 곧 자산거품의 징조라고 이야기 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역시 그러한 전철을 밟는 중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뿐 아니라 두바이 사태를 조명하면서 중국 역시 두바이처럼 고속성장을 좋아하고, 자랑하려하지만 이게 위험한거라 경고 하고 있다.
도요타 사태도 다루고 있는데, 왜 하필 도요타 죽이기에 나섰느냐- 여기에는 미국 정부가 도요타 공격에 성공하면 미국 국민들이 일본의 자동차 브랜드를 증오하게 된다는 사실 더 나아가 일본의 다른 브랜드 증오로도 이어지게 되고 그러면 미국 국민들은 자국제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미국의 실험률도 대대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것이 미국의 도요타 비판 아래 깔려있는 시나리오다,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런 과거의 케이스들을 살펴보면서 분명 그의 분석이 어느정도 일리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의도적으로 접근하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 상황들이 보여졌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의 주장에 동조할 수 없는 부분도 좀 있었다.

 

그다음장에 등장하는 내용은 미래전략산업에 관한 이야기들이었다.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관한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이걸 두고 지경부와 환경부가 서로 싸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책에서는 기본 전제를 완전히 부정하고 있는데, '온실가스 배출과 코펜하겐 회의는 허구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만들어진 '위기'이며, 이산화탄소는 결과일뿐, 이산화탄소가 기온상승을 이끈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기온 변화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태양 흑점설이 진실이다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어제부터 든 생각인데 도대체 '진실'이란 뭘까? 진실이란게 실은 존재하지 않고 그냥 사람들 개개인마다 믿는대로 보여지는건가 싶기도 했다.

 

기후온난화에 대한 반대의견을 IPCC(유엔정부간 기후변화전문위원회)는 묵살해버렸으며, 잘못된 과학적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서양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100만개가 넘는 지구온난화 관련사업이 진행중이기 때문에 인류를 속이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이 학자의 주장인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랑셴핑은 아마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를 능가하는 경제학계의 스타가 될 것이 분명하다-_-

기후 위협론은 월가의 탄소배출권 시장 확장을 위한 도구이며, 발전해나가는 중국을 압박할 수 있는 최고의 전략이라는 것이 중국인 학자인 그가 보는 시각이다.

분명, 기후 온난화 협약은 중국같은 나라에게 불리할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긴 하다. 게다가 현재 풍력발전 산업이 성장하고 있는데, 이 산업을 통해 중국의 녹색상품은 수출을 통해 국외의 환경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주는 반면, 이걸 제조하면서 생기는 오염물질은 중국이 모두 떠안게 된다는 주장도 하고 있는데, 어쩌면 아무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신재생 에너지 시장의 현실을 그가 정확히 짚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는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비교적 많았다.
특히, 골드만 삭스에 관한 부분.
P278 "우리는 골드만삭스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상 그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낯선 존재이다"
골드만삭스는 잘 모르는 내가 생각할 때도 확실히, 무서운 존재이다. 골드만 삭스에 대한 맹목적 숭배는 존재하며, 현재 미국 증권거래감독위원회의 2인자 및 증권거래소, 선물 거래소에도 골드만삭스 사람이 있고, 오바마 정부의 재무부 장관 역시 골드만삭스 출신이다... 누가 그들을 막을 것인가?
(이 책에서는 그런 골드만삭스가 중국의 숨통을 죄일 속셈을 가지고 있다고...)

 

이 외에도 몬산토와 유전자 변형전쟁에 관한 내용도 꽤나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옥수수는 먹거리, 동식물의 사료, 원자재의 재료로 사용되는데, 실험결과 유전자변형을 한 옥수수는 남성의 정자를 죽이며, 유전자 변형 옥수수 한알로 옥수수통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무서운 사실. 미국 사람들은 절대 유전자변형 옥수수를 먹지 않지만, 제품을 수출은 한다. 이것이 음모의 핵심이라는 거다.
유전자변형 연구가 문제라기 보다는, 그 유전자변형 식품과 관련된 연구 개발 공정이 전혀 투명하지 않다는데 있었다. 이것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에도 그렇다는...

 

 

이 책을 통해 거시경제를 색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어서 좋았고, 특히 책이 391페이지(거진 400페이지에 육박!!)정도로 가까이하기 부담스러워 보이지만, 읽다보면 꽤 재미가 있고 케이스들이 많이 담겨 있어 쉽게 읽혀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어서 좋았다.
역자의 말대로 '중국이 최고라는 국수주의적 생각'이 담겨 있어 읽을 때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내가 평소 받아들이고 있는 여러가지 사실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면서 '균형잡힌 생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 같아서 또한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면서 의심이 생기는 부분이 남지만... 그건 현실에서 시간이 해결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그의 말이 맞는지, 음모라는 그의 생각이 맞는지. 아니면, 중국이 더 큰 음모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이 소리 없는 [중미전쟁] 전쟁속에서 '한국이 살길은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해보게 되었다.
분명한 건,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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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추락/머니랩>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끝나지 않은 추락 -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리츠의 세계경제 분석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장경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조지프 E. 스티글리츠교수가 쓴 책이다. 그 만큼 가치가 있는 책이다.

저자의 저서가 가치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스티글리츠가 27세에 예일 정교수가 되고, 2001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경력을 가지고 있어서 뿐 아니라 세계 경제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세계화를 비판하고, 주류 경제학에 일침을 가하는, 한마디로 '곧 죽어도 할 이야기는 하는 곧은 교수님'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논리가 담긴 저서, Freefall ; America, Free Markets, and the Sinking of the World Economy의 번역본인 이 '끝나지 않은 추락'은 스티글리츠의 시각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를 바라보고 미래에 더 나은 금융과 경제시스템의 개혁에 대한 그의 의견을 접할 수 있는 책이다.

책은 주석을 빼고도 503페이지나 되는데다, 온갖 경제용어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경제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결코 만만하게 대할 수 있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하지만 경제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력이 있고, 자유시장 자본주의의 미래가 궁금하고 작은 정부가 가장 좋은 정부인가 등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경제 이해력과 미국 경제 흐름의 거시적 시각을 키워줄 수 있는,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2008년의 위기'이야기로 부터 시작하고 있다. 저자는 시장이 스스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시장과 정부사이의 균형이 중요한데, 현재 미국은 그런 균형적인 시각을 잃었으며 이런 불균형적인 시각을 여러나라들에게 강요했다고 본다.

어떤 사람들은 금융위기를 단지 하나의 '사고'로 취급하지만 저자는 이 이면에 있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를 들춰낸다.

그는 위기를 '위기'로 보지 않고, 버블을 '버블'로 직시하지 않는 부시행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비판하며 경제 문제의 발생 아래에 있는 이해관계나 사상, 이념의 투쟁을 직설적이고 적나라하게 조명한다. 또한 금융위기는 '우연'이 아니며 이 참담한 시스템을 만들고 관리하는데 역할을 한 사람들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책임이 전부가 아니라 지난 실수를 반성하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 수 있는 희망을 이야기하며 미래를 전망해 나간다.

 

책은 총 10개의 챕터로 나누어져 있고, 대략 최근 2년간 미국 경제 역사의 흐름에 따라 쓰여져 있다.

첫번째, 위기가 어떻게 시작됬는지를 찬찬히 설명하고 있다. 2008년 경제위기는 실제로 예견 가능한 위기였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그는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질문해가며 역사를 거슬러 나간다. 왜 주주와 채권자는 책임을 다하는데 실패했는가? 그 당시 규제당국은 도대체 뭘하고 있었나? 여기서 시장실패를 언급하는데, 시장실패의 까닭을 크게 두가지로 꼽는다. 하나는 대리의 문제고, 다른 하나는 외부성이다.
그는 정확히 언급한다. 많은 비판자들이 '금융시장 붕괴'를 내다 보았고, 당사자들은 '불편한 진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했다는 것이다. 이미 위기전부터 미국경제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번째, 위기 상황 당시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상황 가운데, 대통령 선거를 치뤘고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지만 오바마 역시 '새로운 금융시스템'이라는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2008년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것 같은 안도감은 주었지만 아직도 경제는 건강하다고 할 수 없는 상태이다.

 
세번째, 잘못된 대응은 위기를 더욱 심화시켰다. 위기 후, 거품이 꺼진 뒤 자원을 어떻게 쓸까가 핵심인데, 이 때 자원이 효율적으로 다 쓰이지 못하고 실업이 치솟으면서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것은 시장 실패를 의미한다. 이 챕터에서는 잘 짜인 경기 활성화 계획 7가지를 제시(신속, 효과적, 장기적 문제 해결, 투자에 촛점, 공정성, 단기응급사태 해결, 실업을 겨냥한 경기 활성화 조치)한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한다. 실업은 치솟았고,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는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미국에 세가지 도전과제를 제시한다.

1) 세계경제에서 완전고용을 확보하기 위해 충분히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총수요를 회복시키는 일
2) 금융시스템이 무모하게 리스크를 안기 보다 마땅히 해야할 기능을 수행하도록 시스템을 재구축하는 일
3) 글로벌 비교우위와 기술변화 반영을 위해 미국과 세계경제의 구조조정

그러나 현재 이 논의들은 전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미국 행정부는 현재 근시안적으로 밀린일을 처리하는데 급급하기 때문이다.


네번째, 모기지업계의 구조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이 담겨 있다. 전통적인 은행들은 먼저, 스스로 자기가 죽지 않을 것을 알았고, 시스템은 근시안적 행태와 리스크를 경시 여기는 비뚤어진 유인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감당할 리스크들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 이 상황에서 불량 금융상품들은 쏟아졌고, 경고는 무시되었다. 증권화는 리스크를 분산시킨다는 장점을 가져다 주었지만 동시에 정보 비대칭이라는 문제도 안겨주었다. 스티글리츠는 여기서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들을 몇 개 제시한다.
 

다섯번째, 미국 금융시스템이 나쁜 성과를 낸 이유들에 대한 내용들을 이야기 하면서, 구제를 할 때, 저자는 '은행에게 부적절한 지원금'대신 '구조조정'을 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제금융은 실패했으며 연방준비 은행은 규제와 통화정책을 통한 대응에 실패함으로서 이 위기의 한 원인을 담당하고 있다고 이야기 한다.

 
여섯번째, 금융업계는 영악하다. 그들은 규제를 요리조리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그렇기 때문에 규제는 포괄적이고 역동적이어야 한다. 이 챕터에서는 규제는 왜 필요하며, 어떤 유인체계가 시스템의 붕괴를 가지고 오는지, 지배구조가 위기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리고 근본적인 문제는 늘 금융시장은 투명성(정보)의 부족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꼬집는다. 더불어 금융업계의 복잡성(어떤 금융상품이 어떤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지 설계한 사람 이외에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할 정도로 복잡한 금융상품들의 출연)은 투명성을 더욱 하락시켰고 무분별한 리스크를 안았으며,업계 스스로 대마불사에 대한 자만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위기가 일어났다고 진단한다. 스티글리츠는 이에 대해 금융규제와 진정한 혁신의 방식을 제안한다.


일곱번째, 저자는 솔직한 향후 전망에 대한 평가를 늘어놓으면서 경제구조조정의 당위성을 역설한다. 미국의 장기적인 과제들과 개혁을 통한 정부의 새로운 역할들을 주장한다. 


여덟번째,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 경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G20 국가들의 부적절한 대응에 대한 사례들과 미국식 자본주의의 위치 격상, 중국과 미국의 새 경제질서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고 나온다. 이 챕터에서 저자는 새로운 글로벌 준비통화를 만들자는 대안을 말하고, 미국이 다자주의를 강화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한다.


아홉번째, 저자는 금융위기를 예측하고 전망하지 못한 대다수(위기를 예측한 소수를 제외한)의 경제학자들에게도 일침을 가한다. 경제학계는 사상전쟁을 벌여 왔지만, 인간의 일관된 합리성이라는 기본적인 측면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 또한, 거시경제학과 통화정책, 금융부분, 혁신경제학 부문에서 경제학자들의 이론들이 어떠했는지에 대해서도 서술한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이번 위기를 거울삼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열번째 챕터에서는 미래의 경제학의 비전에 대해 쓰고 있다.

저자는 이번 금융위기를 '도덕적 위기'로 명명하며 근시안적인 시각 대신 '공동체와 신뢰'라는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이 책은 숨가쁘게 바뀌는 '시의성있는 현재'를 담아냈기 때문에 저자가 (미국에서 )책이 출간된 8개월 이후에 적은 후기도 담겨있다.

스티글리츠는 여전히 오바마 행정부의 행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실업률은 높아졌으며 상업용 부동산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모습을 드러냈고, 은행들은 부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저자는 여기서 새로운 경기변수의 위협들도 언급했다. 인플레이션 위협이나 유로의 미래, 글로벌 불균형과 금융부문의 개혁 등이 그 것이다.

 
결국 스티글리츠는 회의론적 시각으로 책을 끝맺는다. 장기적인 문제들은 아직 손도 못댄채로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또한 이번 위기로 미국은 ' 세계의 질서를 규정하는 리더'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시한다. 결국 이 책의 마지막 문장은 '기회의 창은 빠르게 닫히고 있는지도 모른다'이다.



책 뒤에 이런 파이낸셜 타임즈의 추천사가 실려 있다.
'금융위기를 다룬 지금까지 최고의 책이다'
이 책을 가장 잘 드러낸 추천사가 아닐까 싶다.

 

미국경제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스티글리츠 교수가 전망한 것처럼 다시한번 어두운 시간들이 올까, 이 책의 제목처럼 현재 상황은 '끝나지 않은 추락'의 과정인걸까.
그의 날카로운 직관이 어디까지 맞는지 자연스레 궁금해졌고 더불어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간의 욕망과 불완전함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완전한 대안은 존재하지 않겠지만 최선의 대안은 늘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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