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기다려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9
고상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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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는 「신발 신은 강아지」의 고상미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이 그림책 역시 강아지가 나온다. 이번엔 언니가 실제로 겪은 일이라고 하니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새 하얗게 눈 내린 마을,
창문을 여니 밖은 온통 눈 세상이었다.
아이는 친구를 떠올리며 혼잣말을 한다.

‘넌 추위를 많이 타지.’ ‘밖은 아직 추워.’

친구와 놀던 시간을 떠올리며 눈밭에서 굴러보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한다.
그러다 집에 들어와서 주방에 있는 엄마를 뒤에서 껴안는데,
뒷모습이지만 슬픔이 느껴진다.

아, 아이의 가까운 친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보낸 후에
어느 정도의 애도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울고, 슬퍼하고 그리워할 시간이 필요하다.

따뜻한 봄이 왔다.
이제 아이는 친구를 보내려 한다.
그래서 제목이 ‘조금만 기다려’인가 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친구니까, 따뜻한 봄에 친구를 보내준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아서 그 마음이 깊이 느껴지진 않지만, 반려 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아이의 마음이 가슴 깊이 느껴지고, 슬픔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며 함께 마음으로 애도하고 진심 어린 작별의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리라.

반려동물 그림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작고 약한 생명체이지만 우리와 함께 삶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모든 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조금 더 진실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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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보기 학교 가기 전, 이것만은 꼭! 시리즈
길벗놀이학습연구소 구성, 박정미 그림 / 길벗스쿨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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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예비초등생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일까?
선생님들께서 입을 모아 말씀해주시는 것은
우유갑 혼자 열기, 화장실 뒷처리, 젓가락질 연습, 요거트 뚜껑 열기 등이 있다.

여기에 덧붙여 준비했으면 하는 것 중에 하나가
시계보기인데, 길벗스쿨에서 알맞게 준비해주셔서 이 책을 소개하고 싶다.

26학년도에 초1일 되는 딸.
책이 오자마다 펼치더니 그동안 기관에서 무수히 해왔던 쉬운 학습지 신공이 펼쳐졌다.

스티커 붙이고 동그라미 표시 해가며
스스로 시계 보기 책을 풀이하기 시작했다

시계의 구성 요소인 짥은 바늘, 긴 바늘부터 시작해서 1부터 12까지 숫자 쓰기를 한다.

긴 바늘의 1은 5분씩 건너뛴다는 것을 연습한다.
1과 2사이에는 작은 1분들이 나뉘어져 있다는 것도 알게 되고, 여러번 연습할 수 있다.

전자 시계의 숫자로 시간을 익힐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시계가 더 대중적이기에 시간 관리와 약속을 정하고 지키는 부분을 위해서 시계 보기는 입학 전 미리 준비해야하는 것이 맞다.

한글 공부처럼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니, 며칠 날 잡아서
길벗스쿨의 「학교 가기 전, 이것만은 꼭! 시계 보기」
워크북으로 입학 준비를 해 보기를 추천한다.

우리 딸, 혼자 시계 보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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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복수 이야기씨앗 5
김영인 지음, 김잔디 그림 / 반달서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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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는 61년 째 이발사로 일하고 계신다. 어려운 형편에 초등학교 졸업 후 가정의 생계를 위해 이발 일을 배우셨다.

그것이 평생 직업이 되어 지금도 동네 골목에서 이발소를 운영하고 계신다. 동네 사람들의 오랜 헤어디자이너, 우리 가족 중 남자들의 이발담당선생님이 바로 우리 아빠다.

동구이발소도 우리 아빠의 이발소와 같은 그런 곳이다. 동구네 할아버지는 50년 째 이발을 하고 계신다. 우리 아빠처럼 변두리 골목에서 이발소를 운영하신다.

책을 읽는 내내 그간 스쳐 지나온 우리 이발소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지금보다 더 오래된 동네의 허름했던 이발소도 떠오르고, 대목에는 바닥에 쌓인 머리카락을 쓰는 심부름을 하고 김밥을 사와 입에 하나씩 넣어드릴 정도로 바빴던 날들도 떠올랐다.

어느 날, 동구 할아버지가 이발소 바닥에 떨어진 걸레를 밟고 미끄러져 병원으로 실려가게 된다. 할아버지는 허리를 다쳐 입원하게 되고, 얼마간 이발소 문을 닫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한 달 후 할아버지는 돌아오셨는데, 늘 오시던 동네 어르신들이 발길이 끊긴 것 같았다. 동구는 길을 가다가 할아버지의 친구분이 동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계신 걸 보게 된다.

동구는 할아버지들이 배신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친구 도연이와 매운맛 복수를 계획하게 된다. 자기들은 낄낄대며 성공했다며 하이파이브를 해댔지만, 어르신들을 곤란하게 하는 장난에 불과했다.

동구는 왜 그랬을까? 46년 째 이발소집 딸인 나는 동구의 마음이 너무나 이해가 된다. 어릴 때부터 이발소 의자 하나 차지하고 앉아 티비를 보고, 단골 손님들께 용돈깨나 받던 우리 아들도 동구의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사실 할아버지들이 병문안 조차 오지 않았던 건, 할아버지가 한사코 오지 말라고 하셔서였지만 말이다.

요즘 동네에서 이발소를 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반면에 미용실은 한 집 건너 하나씩 있을 정도로 많이 생겨나고 있다. 오래전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이발소의 전통이 사라져 가는 걸 보니 지난 날의 이발소에 대한 추억들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할아버지의 이발 기술의 대단함을 알고 그 기술을 가르쳐달라는 동구에게 동구 할아버지는 말씀하신다. 그저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하면 된다고. 뭐든 반듯하고 정성스럽게 해야 한다고.

생각해 보면 우리 아빠도 그랬다. 사람의 머리 모양이 다 달라서 그 모양에 맞는 이발을 해줘야 하는데, 적은 금액을 받고도 늘 정성을 다하던 아빠의 모습은 장인의 모습이었다.

뭐든 쉽게 가려고 하고, 쉽게 이루려 하는 시대에 오래도록 정성을 담는 태도는 고지식해 보여도 지금 시대에도 꼭 필요한 마음 자세이다. 오래전 어른들의 일을 대하는 모습 속에서 젊은 사람들도 정성과 깊이를 배워갔으면 좋겠다.

양육자와 아이들이 이 책을 함께 읽고 아빠 엄마의 지난날 에피소드 한 꼭지 들려주는 시간을 가져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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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안타까운 동물 자랑 대회
이마이즈미 다다아키 외 감수, 시모마 아야에 외 그림, 이선희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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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많은 대회가 있지만, 대부분의 대회는 자랑하고 뽐내는 대회이다. 그것을 통해 기록을 경신하고, 기네스북에도 오르고, 가장 높은 위치를 향해 끊임없이 올라가고 싶어 하는 것이 인간의 습성이다.

여기 자랑은 자랑인데 안타까움을 자랑하는 동물들의 대회가 있다.

세상에는 왜 안타까운 동물이 생기는 걸까? 그것은 바로 동물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몸의 구조나 능력이 환경에 맞게 진화하게 되는데, 다시 환경이 변화하기도 하니 멸종하게 된다. 그렇게 멸종된 동물은 99.9%나 된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가 보지 못해 모르는 동물을 뛰어 넘어 이런 동물도 살았나 싶은 생명체까지도 오랜 세월 동안 생겨났다 없어졌다를 반복했다는 의미이다.

동물에 관심이 많고, 과학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라면 이 책을 아주 흥미롭게 볼 거라 생각된다. 이 책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물들의 새로운 면모가 담겨있다.

가장 흥미로웠던 것 몇 가지는 아래와 같다.

첫째, 북극곰의 하얀 털을 들추면 피부는 검은색이라는 점. 북극이 너무 추워서 햇빛을 잘 흡수할 수 있게 검은색으로 변하였고, 털 색깔도 사실은 하얗지 않고 투명하다는 점.

둘째, 세발가락나무늘보는 비가 계속 오면 굶어 죽는다는 점. 최대한 체력을 아끼느라 하루에 나뭇잎 한두 장 먹는 게 고작이라고 한다. 비가 오면 체온이 내려가 체온 조절을 위해 에너지를 쓰다 보니 소화 시킬 힘도 없다는 것이다. 이럴 수가!

셋째, 티베트 원숭이는 새끼가 어른의 싸움을 화해시킨다고 한다. 성격이 워낙 거칠어서 수컷끼리 자주 싸우는데, 그럴 때면 새끼를 무리로 데려온다고 한다. 새끼를 너무 너무 좋아해서 귀여운 새끼를 보면 저도 모르게 표정이 부드러워진다고 한다는 재미난 사실.

이 밖에도 여러 동물들의 신기한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는 「제1회 안타까운 동물 자랑대회」.

이 책을 통해 동물원에서도 보기 어려운 멸종위기의 동물들도 알아볼 수 있고, 재미있고 신기한 동물들의 세계도 알아볼 수 있다.

책의 내용을 통해 다양한 동물들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 있고, 저 동물은 왜 저렇게 살아갈까? 왜 저렇게 행동할까? 서로 질문해 가며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 글줄 책을 재미있게 읽기 시작한 어린이라면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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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7
신순재 지음, 김지혜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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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구석을 가지고 있다.
그 구석은 모두 내 마음으로부터 나오지만,
누군가 발견해주어야 보여지기도 하고,
숨겨지지 않아 터져 나오기도 한다.

사람들을 웃게 만드는 구석, 때로는 좀 맹한 구석,
느려 터진 구석, 한번 했다 하면 잘 해내는 구석 등등.

‘구석’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니 이런 뜻이 있다고 나온다.

1.명사 모퉁이의 안쪽.
2.명사 마음이나 사물의 한 부분.
3.명사 잘 드러나지 않는 치우친 곳을 속되게 이르는 말.

오늘 소개하려는 책은 모퉁이의 안쪽이 아닌, 마음의 한 부분을 말하는 그 ‘구석’ 이야기이다.
구석은 그 사람의 모든 부분이 아니라, 한 부분일 뿐이다.

그림책 속 눈이 가려진 아이는 늑대가 되는 게 꿈인,
어떤 때는 의자 밑으로 숨어버리는 그런 구석들을
여러 가지 가지고 있다.
우리 모두는 다양한 구석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드러나는 부분이 그 사람의 전부라고 말할 수 없고, 그 사람을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고 규정할 수 없다.

어떤 면에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조금 실수해도 그것은 나의 전부가 아니며
나의 한 구석일 뿐이기 때문이다.
어쩌다 드러나는 매력적인 구석은
새로움을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어떤 구석이 있나, 내 아이들은,
내 남편은 어떤 구석이 있나 생각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 구석도 그 사람의 일부이기에 없애려하거나
지적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구석은 부정도 긍정도 아닌 그냥 나의 일부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과 말놀이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어떤 구석이 있는지 찾아주기 같은.
“너는 이러이러한 구석이 있어.” 하고 찾아주며
말로 표현하기.
또는 “나는 이러저러한 구석이 있어.”라고
나에 대해 알려주기.

아이들과 읽어도, 어른들이 모여 함께 보아도 좋을 책이다.
무엇보다 그림이 참 예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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