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바 있는 「신발 신은 강아지」의 고상미 작가님의 신간이 나왔다. 이 그림책 역시 강아지가 나온다. 이번엔 언니가 실제로 겪은 일이라고 하니 더 감정이입이 되었다. 새 하얗게 눈 내린 마을, 창문을 여니 밖은 온통 눈 세상이었다. 아이는 친구를 떠올리며 혼잣말을 한다. ‘넌 추위를 많이 타지.’ ‘밖은 아직 추워.’ 친구와 놀던 시간을 떠올리며 눈밭에서 굴러보기도 하고 뛰어다니기도 한다. 그러다 집에 들어와서 주방에 있는 엄마를 뒤에서 껴안는데,뒷모습이지만 슬픔이 느껴진다. 아, 아이의 가까운 친구가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우리 모두는 사랑하는 누군가를 보낸 후에 어느 정도의 애도 시간이 필요하다. 충분히 울고, 슬퍼하고 그리워할 시간이 필요하다. 따뜻한 봄이 왔다. 이제 아이는 친구를 보내려 한다. 그래서 제목이 ‘조금만 기다려’인가 보다. 추위를 많이 타는 친구니까, 따뜻한 봄에 친구를 보내준다. 나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지 않아서 그 마음이 깊이 느껴지진 않지만, 반려 동물을 키우고 있다면 아이의 마음이 가슴 깊이 느껴지고, 슬픔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보며 함께 마음으로 애도하고 진심 어린 작별의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될 수도 있으리라. 반려동물 그림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작고 약한 생명체이지만 우리와 함께 삶을 공유하고 있는 만큼, 모든 생명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가 조금 더 진실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