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뱃속에서 고래 잡기 - 김용택 선생님이 들려주는 옛이야기 1 푸른숲 작은 나무 1
김용택 지음, 신혜원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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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호롱불 켜고 화롯불을 뒤적이면서 밤을 구워주시던 할머니, 졸린 눈을 비비면서 할머니를 졸라 옛날 이야기를 듣다 보면 무서움에 졸음이 싹 달아나곤 했다. 섬진강 시인으로 널리 알려진 김용택 시인이 엮은 옛날 이야기 모음이다. 특히 이 책에서는 숲속의 제왕이라 일컬어지는 호랑이가 근엄함이나, 용맹스러움을 다 빼앗긴 채 웃음거리와 해학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처음 이 책을 사주었을 때 우리 아이는 '어? 와 호랑이 뱃속에서 고래를 잡아요?' 하고 호기심을 표시하더니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예시절을 되돌아 떠올릴 수 있는 향수어린 책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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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토토 - 개정판
구로야나기 테츠코 지음, 김난주 옮김,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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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을 반복해서 읽는데도 읽을 때마다 입가가 올라가는 느낌을 받는다. 어찌 보면 우리 교육의 답답한 현실을 실감하게 해 주는 거울 같기도 하고, 교육 제도보다도 우리 어른들의 획일적이고 일등주의적인 폐쇄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는 책이기도 하다. 우리는 사람을 평가할 때 다분히 주관적이고 다른 사람들이 미리 평가해 놓은 성급한 결론을 그대로 수용하기도 해 버리는 나쁜 습관에 익숙해져 있다.

이 책을 읽을 때마다 이런 익숙함에서 소스라치게 놀라 정신을 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칫 문제아라는 별칭이 굳어져버릴 뻔한 토토에게 있어 도모에 학원은 토토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소중한 공간이 되었다. 결코 문제아가 아닌 좀 개성적인 토토일 뿐인데.... 요즘 교육 문제가 모든 사회문제의 시작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는 이 때 우리 어른들 마음마다에 [도모에 학원]을 지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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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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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가면서 여러 가지 다른 책의 내용들이 겹쳐왔다. 우선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알퐁스 도데의 <별>, <창가의 토토> 이런 소설들이 <내 생애의 아이들>과 합해져 느껴짐을 느꼈다.

이 책은 한 여교사가 부임 초기에 겪었던 평범하지만 애정이 남아있는 몇가지 이야기들을 엮은 글들이다. 이 중에서 맨 마지막의 [찬물 속의 송어]가 가장 박진감 있고, 저자의 느낌이 잘 살아있다고 생각된다. 열여덟에 시골 산간 학교에 부임한 한 여고사와 열네 살의 반항아인 메데릭 사이의 이야기이다. 그 누구도 제어하지 못한 메데릭의 거칠고 문제적인 행동에 대해 선입견 없이 순수한 관심과 노력으로 대하는 여교사에 대해 메데릭은 연정을 갖게 된다.

여교사는 그런 메데릭에 대해 교사로서의 근엄함과 섬세한 관심을 적절하게 안배함으로써 메데릭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고분고분한 학생으로 변모시킨다. 여교사가 메데릭 아버지의 초대를 받고 메데릭의 집에 다녀오는 과정에서 그려지고 있는 눈보라와 광풍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하고 아슬아슬한 감정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마을 사람과 학생 모두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아로 취급하는 메데릭의 숨겨진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아주 흥미로웠다.

깊은 골짜기에 여교사와 단 둘이서 송어를 잡으러 갔을 때 둘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이다.

'물고기 잡기가 이렇게 쉬우니 저녁 반찬거리는 충분하겠네.' 하고 장난스럽게 말하자, 메데릭은 '선새미 죄받아요!' '왜?' '아니, 그건 ... 지금... 이 녀석들이 우리를 꽉 믿고 있는데...'

순수하고 꾸밈 없이 선입견을 갖지 않고 아이들을 대함으로써 아이들과 한마음이 되어가는 한 여교사의 맑고 헌신적인 모습들을 마치 소설적인 느낌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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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옥중서간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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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건 약 4년 전쯤이다. 당시를 돌이켜보면 내겐 커다란 충격이었다. 처음 도입부분에서는 저자가 수감되기 전까지의 평범한 과정이 실려 있는데 정작 나를 빠지게 한 건 저자가 수감되고 나서 부모님과 형수, 제수에게 보낸 편지글이었다. 아, 이를 어쩌나, 안타까움을 느끼다가도 어쩌면 그렇게 억울함이 사무칠 순간에도 저토록 마음의 평정심을 잃지 않을 수 있을까? 80년대에 대학을 다녔던 내가 느끼는 시대적인 울분도 있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한 안타까움과 역사의 질곡에 대한 끓어오르는 분노로 글 읽기를 종종 중단하기도 했었다.

나중에는 저자의 글에 몰입되어 한 인간으로서 가지는 마음의 넓이, 깊이, 문학, 철학, 종교 등을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 식견에 대한 경외감 등으로 범벅이 되었다. 20년 2개월이라는 기네스북 기록같은 수감생활, 그것도 시대의 희생양으로서 마음으로부터 감당할 수 없는 분노로 몸서리쳤을 것 같은데, 저자의 글은 내 마음과는 별도로 평온, 평상심 그대로 수행자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난 뒤로 주위의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었는가를 두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있어 필수적인 소양과정을 겪었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로 인식하기까지 되었다. 나는 이 책은을이 시대의 고전이라 굳이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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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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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터넷을 통한 책사냥(?)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내가 보고 싶은 책도 고르지만 가능하면 두 아이에게 사줄 책도 꼭 같이 찾는다. 애들이 한글을 읽기 시작할 즈음에 이 책을 사 주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아이들의 반응은 놀라웠다. '자라고 자라고 자라서~'에 리듬을 넣어서 두 아이가 반복해서 노래를 부르며 이 책을 반복해서 읽는 것을 보고 아이들의 눈높이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이 책을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서 서로의 느낀 점을 말하고 소리내서 읽으면서 아이들과의 간격이 좁아지고 서로에게 향하는 애정표현을 스스럼없이 해주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들의 더 어렸을 적 모습과 더 자랐을 때의 모습, 그에 따라 달라질 엄마 아빠의 모습도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단순해 보이지만 꽤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한글을 읽을 때 쯤 해서 사주신다면 결코 후회 안하실 책이라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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