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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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가면서 여러 가지 다른 책의 내용들이 겹쳐왔다. 우선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알퐁스 도데의 <별>, <창가의 토토> 이런 소설들이 <내 생애의 아이들>과 합해져 느껴짐을 느꼈다.

이 책은 한 여교사가 부임 초기에 겪었던 평범하지만 애정이 남아있는 몇가지 이야기들을 엮은 글들이다. 이 중에서 맨 마지막의 [찬물 속의 송어]가 가장 박진감 있고, 저자의 느낌이 잘 살아있다고 생각된다. 열여덟에 시골 산간 학교에 부임한 한 여고사와 열네 살의 반항아인 메데릭 사이의 이야기이다. 그 누구도 제어하지 못한 메데릭의 거칠고 문제적인 행동에 대해 선입견 없이 순수한 관심과 노력으로 대하는 여교사에 대해 메데릭은 연정을 갖게 된다.

여교사는 그런 메데릭에 대해 교사로서의 근엄함과 섬세한 관심을 적절하게 안배함으로써 메데릭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고 고분고분한 학생으로 변모시킨다. 여교사가 메데릭 아버지의 초대를 받고 메데릭의 집에 다녀오는 과정에서 그려지고 있는 눈보라와 광풍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하고 아슬아슬한 감정을 잘 나타내 주고 있다. 마을 사람과 학생 모두가 감당할 수 없는 문제아로 취급하는 메데릭의 숨겨진 순수함을 엿볼 수 있는 대목도 아주 흥미로웠다.

깊은 골짜기에 여교사와 단 둘이서 송어를 잡으러 갔을 때 둘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이다.

'물고기 잡기가 이렇게 쉬우니 저녁 반찬거리는 충분하겠네.' 하고 장난스럽게 말하자, 메데릭은 '선새미 죄받아요!' '왜?' '아니, 그건 ... 지금... 이 녀석들이 우리를 꽉 믿고 있는데...'

순수하고 꾸밈 없이 선입견을 갖지 않고 아이들을 대함으로써 아이들과 한마음이 되어가는 한 여교사의 맑고 헌신적인 모습들을 마치 소설적인 느낌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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