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심심해서 그랬어 - 여름 ㅣ 도토리 계절 그림책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 / 보리 / 1997년 4월
평점 :
농촌에서 자라나는 돌이의 생활환경이 사실적이고 생생하게 그려진 그림이 뛰어나다. 복실이, 염소 돼지, 소, 토끼, 그리고 늦여름인듯한 산과 들판, 곡식이 여물어가는 밭들, 호박넝쿨이 마치 사진인 듯 선명하고 생생하다.
어느날 무료함을 이기지 못한 돌이는 집에서 기르고 있는 가축들을 모두 풀어주어버린다. 가축들은 신이 나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돌이는 어쩔 줄 모르고 이를 제지하려 하지만 어쩔 도리가 없다.
돼지는 감자밭을 헤집고, 소는 배추밭에서 배추를 통째로 뜯어먹고, 송아지는 오이밭을 달음박질하고, 이를 말리다 지친 돌이는 잠이 들고 만다. 들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아빠는 눈이 휘둥그래져 가축들을 몰아 집으로 데려간다. 엄마는 돌이에게 야단을 치지만 가축들은 돌이를 보고 반가워한다. 마지막에 소나기가 주룩주룩 내리면서 소란하던 시골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라앉혀 준다.
정겨운 시골 풍경, 가축들의 사실적 움직임과 소리들, 무료함을 견디지 못하는 소년의 솔직한 마음 등을 아주 잘 그려낸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