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이 세상의 온갖 알 수 없는 사연이 바람에 실려와 잎이라곤 모두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내 마음을 세차게 흔든다. 그런 날은 작은 봉투 하나 버리는 일조차 버겁다. - P35
상상 밖의 일이란 소설이나 영화처럼 일정한 의도에 따라 만들어진 허구세계뿐만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 아무런 의도 없이도 매우 구체적이고 엄연하게 벌어지기도 한다. - P44
침묵은 때때로 상대가 느끼는 감정의 무게를 줄이거나 보탬 없이 그대로 전하는 힘이 있다. - P44
주로 가난한 이가 혼자 죽는 것 같다. 그리고 가난해지면 더욱 외로워지는 듯하다. 가난과 외로움은 사이좋은 오랜 벗처럼 어깨를 맞대고 함께 이 세계를 순례하는 것 같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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