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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취향 - 카피라이터 김민철의 취향 존중 에세이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8년 7월
평점 :
하루의 취향
"나의 취향을 기준으로 가장 나다운 하루를 꾸려간다."
"하루하루의 취향이 모여 결국 나는 어떤 색깔의 사람이 되는 걸까?"
"우리에겐 지극히 개인적인 즐거움으로 가득 찬 각자의 행성이 필요하다"
이 책을 읽고 18년간 나와 함께 했던 책상이 생각났다.
1995년 서울에서 살기 시작했을 때 돈에 맞춰 산 옷장과 2사람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책상이었다.
작은 방에서 책을 읽거나 시험공부를 하다가 책을 옆으로 밀고 밥을 먹기도 했고, 명희나 인혜가
오면 책을 치우고 간식파티를 하던 책상이다.
2002년 결혼을 해서 대전에 올 때도 버리긴 아깝다는 말로 어물쩡 집으로 데려와 멀쩡한 책상 뒤에 두고 잘 안 풀리는 문제가 있으면 앉아서 끄적거리거나 커피를 마시기도 했었다.
그러나, 2012년 새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더 이상 이 책상을 갖고 가기는 어렵게 되었다.
그 사이 태어난 하준이도 아기였을 땐 책상위에 앉아서 놀기도 하고, 초등학교에 들어가서는 학습지를 풀거나 그림 숙제를 할 때 하준이도 많이 이용을 했어서인지 그럼에도 우리 둘은 기어이 새 집으로 끌고 와서 그 집과 너무 안 맞아 여기저기 배치하다가 결국엔 스티커를 붙여 버리고는 작별했다.
가벼운 나무 책상과 달리 소파 앞 테이블은 이동도 어렵고 그 책상처럼 착 감기지도 않는다.
세련되지 않은 내 취향이, 정을 붙이면 내치지 못해 질질 담고 있는 내 취향이, 바뀌지 않아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