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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조원희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2월
평점 :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체를 좋아한다. 예쁜 그림체를 좋아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요즘 내가 읽는 그림책의 대부분은 그림이 아름답다거나 예쁜 내용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오늘 소개할 그림책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예쁘다 말하지 않고, 예쁘게 가다듬어진 그림책은 아니다.
하지만 읽고 나면 며칠쯤 이어지는 잔잔한 울림이 있다.

친구가 자신의 집을 소개하며 시작됩니다.
면지에 등장했던 트럭은 이사가는 모습이었나봐요.
우리 집과 예전 집이 등장하고 비교가 됩니다.
예전 집은 제가 어린 시절에 살던 집과 오버랩이 되더군요.
그래서 더 정감가는 그림책으로 여운이 남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간결하지만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그림, 계란볶음밥을 기다리는 동생과 바닥에 널부러진 케찹통과 반찬뚜껑, 냄비받침, 배고픈 동생.
아이들도 금세 알아챌 수 있는 작가님의 그림에 찬사를 보냅니다.

우리 어릴 때도 부채놀이 많이 했죠.
요즘 아이들은 이것을 정말 놀이로 받아들이겠죠? 우리는 더위를 이기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이었는데 말이죠.

색이 나타나진 않지만 목욕을 하려는 아이가 앉아있는 저 곳은 고무다라이겠죠?
너무 옛스러운 그림에서 추억을 되짚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문화 경험이 되려나요?

너무 좋은 우리 집에 놀러 올래? 묻는 주인공에게 학원에 가야 한다며 쌩하니 가버리는 친구들,
남과 북의 38선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무엇이 그어진 기분에 갑작스러운 감정이 끼어듭니다.
너무 재밌었는데 이거 뭐지? 당황스러워집니다.
이 책의 무거운 주제였던 단어는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작가님의 발랄한 끝면지 보겠습니다.
이래서 작가님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