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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계절
최승훈 지음 / 이야기꽃 / 2021년 11월
평점 :
제목은 못보고 그림에 홀딱 반해서 서평신청하면서 이 책, 내게로 온다면 우리 엄마한테 꼭 보여줘야지 다짐했던 책인데 정녕 제게 올줄 은 꿈에도 몰랐어요. 꺄~~
엄마가 전라남도 고흥에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다녀오는 길에 캐오신 나물 다듬을 때 사진 좀 찍을걸, 엄마 TV 삼매경일 때 뒷모습을 배경으로 찍을걸, 아쉬움이 남고요. (내일 엄마네 가서 어떤 사진이라도 남겨서 이 글에 첨부해둬야겠어요. 오래오래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거 같아서..)
서평쓰려면 사진을 찍어야하잖아요. 이 책은 그림 자체가 사진같은 그림이라서 그림인가? 실물사진을 합성해서 붙인건가? 헷갈리는 장면이 몇군데 있어요. 엄마의 옆얼굴이 그랬고, 아저씨의 옆모습이.. 계속 보면서 갸우뚱하게 됐어요. 원화전할 때 작가님의 모델이셨던 엄마와 그림책에 등장하는 분들의 실제 사진을 함께 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더라구요. 실물이 궁금해지는 그림책.
이번주 월요일에 엄마네 가서, 일하고 온 엄마 아빠와 저녁식사를 함께 하고, 설거지하고 드라마보며 좀 쉬려는 엄마에게 이 책을 보여드렸어요. (엄마에게 그림책을 보여드린건 처음인거 같아요. 아이들에겐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읽어주면서 내 부모에겐 내 생애 처음이라니 참..)
드라마가 더 재밌는 엄마에게 타이밍 참..
눈도 어두워지셔서 안경 안낀 채로 글읽기 싫을 엄마에게 말이죠.
엄마가 그림에 집중하라고 글을 읽어줬어요. 경상도 사투리는 전혀 할줄 몰라서 출처를 전혀 알 수 없는 외계사투리를 해가면서 구연을 했죠. 역할이 엄청 많이 나와요. 엄마, 며느리, 딸, 아들, 동네사람들 ㅋㅋㅋㅋ 목소리 바꿔가면서 역할에 충실하게! 엄마는 장면마다 한마디씩 덧붙였어요.
👵🏻 땀흘리며 마늘 뽑으면서 거짓말을 하네.
👵🏻 에고~ 그러지.
👵🏻 에후~
엄마의 추임새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 철렁했어요.
아내로, 엄마로, 며느리로, 살아온 엄마의 고난했을 엄마의 삶이 보지 않아도 보이는 듯 했으니까요.
이 책은 보지 않아도 보이는 엄마의 삶 같아요.
살아온 세월만큼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힘들 엄마의 삶. 힘든 길을 가면서도 내색하지 않는 그녀들의 계절을 살짝 엿보고 있는 기분.
당신들의 사계절이 쓸쓸하다거나 외롭지 않기만 바랍니다.
이 책은 이야기꽃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