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에는 사계절 그림책
전미화 지음 / 사계절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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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에 등장하는 사람(아이인지 어른인지 아직 알 수 없어요. 남자인지 여자인지도 모르고요.) 표정 좀 보세요. 저렇게 행복할 수 있나 싶게 얼굴 가득 웃음을 띄고 무언가를 보고 있어요. 만화책? 그림책? 사진첩? 무엇을 보고 있건 저 미소를 보며 저절로 함께 웃게 되요. 사람 위쪽으로 따라따라인듯 보이는 건 공룡? 그렇다면 저 사람은 아이인가? 아이를 키우는 어른인가? 엄청 단순한 표지라고 생각했는데 볼수록 뜯어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2022년 3월 28일, 특별히 연결고리가 없는데.. 어린 시절 다들 싸인 만들어보셨죠? 낙서하듯 만들던 싸인에 꼭 써넣던 날짜가 4월 28일이었어요. 갑자기 TMI. ㅋㅋㅋㅋㅋ

제목 옆에 있는 두 개의 칫솔과 양치컵이 뭔지 모르게 쓸쓸해요. 어설프게 내용을 알고 있는 내 눈에만 이런가 싶었는데 책을 처음 보는 아이들도 저 단순한 그림에 꽂혀 둘이 꽁냥꽁냥 이야기를 나누더라구요.

표지에 나온 모습은 이 장면을 확대한건가 싶어요. 너무 행복한 아이의 모습이 맞춰 배경에 꽃을 찍어 봤어요.

햇살이 눈부신 구름빵 가족이 모인 곳에서 행복한 두 사람의 모습을 담았어요. 구성원이 어떤지가 중요한가요. 그들 모두가 행복하면 그뿐! 가정의 달을 맞아 이 책을 접하니 뭔가 더 신선하고 아련하고 서글프기도 합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보는 주인공을 바라보는 반장, 사서선생님.
그들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가족. 뭔가 컨셉잡아서 사진찍고 싶은 욕심만 그득했어요.

왜때문에 보고 있는 책이 <배부른 날>인지. ㅠㅠ

4월 월새방에서 마음에 고이 새긴 책이 몇권 있어요.
매달 몇권씩 나오잖아요. 반짝반짝 두 눈을 빛내며 책에 빠져들어 보지만 곧 잊어버려요. 사야만 해! 꼭 사고 말테야! 이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연습해서 이제 전 물욕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물욕이 없는 상태가 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지만 아직도 전 정리를 못하고 버리지 못하는 병에 걸린 상태라 대부분의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보고 마음에 들거나 아이가 계속 관심을 보일 때만 구입해요.
이번엔 월새방 보고나서 곧바로 희망도서 신청했어요. 그 중 한 권이었던 전미화 작가님의 책. 두둥! 희망도서와 서평이벤트 당첨된 책이 지금 모두 우리집에 있네요. (다른 도서관 이용자님들도 보게 얼른 반납해야겠어요.)

👩🏻 <다음 달에는> 따라따라 안하는거야?
👦🏻 어제도 하고, 오늘도 했는데?
👩🏻 <다음 달에는> 그림 안그렸던데?
👦🏻 다음 달에도 그림 안그릴 거냐고?
👩🏻 ㅋㅋㅋㅋ 아니. 그림책 <다음 달에는> 이 책은 왜 안 그리시냐구요.
👦🏻 아~ ㅎㅎㅎㅎ 따라 그려야 돼?

선택권을 아이에게 주지않는 편이라 책은 아이에게 재미로 다가가길 원하는 간절함을 담아 아이가 먼저 읽어달라고 가져오지 않으면 함께 읽어주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서 두 아이가 먼저 읽어보고 재밌으면 또 읽어달라고 해요. (읽어주고 싶은 책이 있으면 제가 쇼파에 책을 들고 앉아요. ㅋㅋㅋㅋㅋㅋㅋ피리부는 사나이처럼요. 그러면 절 따라서 아이들이 양 옆으로 앉죠. 함께 읽을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죠.)
이번에도 둘이 알콩달콩 앉아서 오빠가 책을 읽어줍니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은데 숙제를 함께 빨리 끝내고 놀고 싶을 때 이런 상황이 벌어지죠. ㅎㅎㅎㅎㅎㅎ) 다 읽고난 아이들의 대화가 살짝 들렸어요.

👧🏻 오빠~~ 우리 아빠가 이러면 어떡할거야?
👦🏻 으아악! 안되는데!!! 회사를 다니게 말씀드려야지.

아직 아빠의 상황을 다 알아채지 못한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망설여집니다. 여전히 세상은 어두운 모습보다 밝고 희망차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애미의 노파심일지 계속 애둘러대는 저의 모습이 못마땅하면서도 쉬이 변하지 않아요.
아빠는 일하고, 엄마는 집안일을 하는 모습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라 그정도까지 느끼겠지 하는 생각과 더불어 나는 아이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나 두려워져요. 보는만큼 사고가 커질텐데 난 무엇을 하고 있나 싶고요.

매번 캠핑카 타고 여행가보고 싶다고 말하던 첫째의 시선에 두사람의 이동하는 집은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해요. 아이 앞에서 주룩주룩 눈물을 흘리는 아빠, 아이의 손톱은 깔끔하게 관리하면서도 정작 본인의 손톱은 날카로워지고 깎지도 못한 채 길고 있는데.. 여린 감성의 아빠가 아이 하나만을 바라보며 힘들게 버티고 있는 게 안타까우면서도 아이가 있으니 버티시겠지 안도하게 되고요.

지금도 우리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 이라는 시냇물님의 말씀을 듣고 적잖이 충격받았어요. 못먹고 사는 시절은 아니니 세상 먹을 걸로, 의식주로 힘든 사람은 없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살고 있었나봐요. 내가 처한 상황이 낫네, 하는 비교를 위한 책이 아님을 깨닫고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게 만들어서 슬프고, 생각에 꼬리를 물게 하는 책이에요. 5월에 읽힌 책이 올해의 마지막엔 또 어떻게 읽히게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가까이에 두고 자주 꺼내보도록 할게요.

제이그림책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사계절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좋은 그림책을 만들어주신 작가님과 사계절 출판사에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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