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딱 좋아』는 아파트에 홀로 사는 어떤 할머니가 주인공입니다.
"여기서 세상 다 보인다.
여 다 있는데, 뭣 하러 밖에를 나가...."
할머니가 창밖을 보며 말합니다.
다 있다고 말하는데, 왜 이리 뒷모습이 쓸쓸해 보일까요.
할머니는 진선이에게 잘 잤냐며 따뜻한 차를 끓여 마십니다. 그러면서 옛 추억을 하나 둘 꺼내 봅니다. 민철이에겐 빨래를 잘 해 놨다며 칭찬하고 민식이에겐 청소를 찰 했다고 말하죠. 영순이에게는 눈사람을 만들었던 추억을 이야기하고요. 영순이에게는 다들 어디 안 가고 옆에 있는 것 같다고 말하네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할머니는 분명 혼자인데 지금까지 누구에게 말을 걸고 있었던 걸까요? 그건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냉장고, 텔레비전, 청소기, 밥솥 같은 친구들이었어요. 할머니는 봉선 여사가 해 주는 밥이 최고라면서 밥을 먹습니다.
"할머니는 엄마 마음 같은 뜨듯한 밥을 삼깁니다. "
할머니는 스스르 잠에 빠져듭니다.
할머니 꿈속에서 가전제품 친구들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네요.
친구들은 할머니에게는 자기가 꼭 필요하다며 티격태격합니다.
그런데 할머니가 좀 이상해요. 땀을 뻘뻘 흘리며 흐느끼던 할머니가 갑자기 축 늘어집니다.
친구들은 놀라서 어쩔 줄 모르다 다들 쿵쿵 쾅쿵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이상하게 생각한 아랫집 청년이 경비 아저씨를 불렀네요. 깨어난 할머니는 도와준 친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이제 좀 다르게 살아보겠다는 마음을 먹습니다.
그렇게 해서 할머니는 진짜 좋은 냄새, 진짜 햇볕 냄새를 찾아 밖으로 나갑니다. 집 안의 친구들도 좋지만 밖의 친구들도 참 좋네요. 따스하게 할머니의 손으로 쏟아지는 햇볕을 받으며 할머니는 맑은 미소를 머금습니다.
저는 『지금이 딱 좋아』를 읽으며 다비드 칼리의 『인생은 지금』이라는 그림책이 떠올랐어요. 할머니 고애순 씨가 햇볕을 온몸으로 느끼며 행복을 맛봤듯이 그렇게 지금을 살아가면 좋겠어요. 지금의 나도 미래의 나도.
요즘에는 혼자 살아가는 노인 인구가 많잖아요. 지금은 먼 미래 같아 보이지만 어쩌면 눈 깜박할 사이에 다가올 내 모습일 수도 있겠지요. 그때를 위해서 지금 이 순간도 나에게 내리쬐는 햇볕을 잘 받아내야겠습니다. 애순 할머니처럼요.
그리고 요즘 친정엄마에게 전화를 자주 하지 못했는데 좀 더 자주 전화하고 찾아뵈어야겠습니다.
[좋은 책을 만들고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만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