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피그 차모와 뭉치들 웅진 세계그림책 223
나카야 미와 지음, 김난주 옮김 / 웅진주니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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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공원에는 작은 동물 친구들이 사는 동물원이 있어요. 이곳의 기니동산은 언제나 아이들로 인기만원이지요. 그런데 신나게 노는 친구들과 달리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기만 하는 한 친구가 있네요. 바로 '차모'인데요. 차모는 겁이 많은 친구였어요. 다리에서 떨어지거나 아이들이 놀릴까 봐 기니동산으로 이어진 다리를 건너지 못하는 거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입니다. 잠을 못 이루고 눈을 말똥말똥 뜬 채로 고민하는 차모 앞에 '뭉치' 친구들이 날아왔어요. 사고뭉치의 뭉치냐고요? 아니요, 차모의 몸에서 빠진 털이 모여서 생긴 털뭉치의 뭉치랍니다. ㅎㅎ 이 귀여운 친구들은 차모를 자꾸만 어딘가로 유인하네요. 차모는 겁을 내면서도 뭉치 친구들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갑니다. 뭉치 친구들은 그런 차모를 보고 말해요.

너 혼자 여기까지 왔잖아.

차모는 더 이상 겁쟁이가 아니야!

본문 중에서

차모는 그때 깨닫게 됩니다. 못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면, 겁이 싹 달아난다는 것을요.

우리는 누구나 차모와 같은 처지에 놓일 때가 있어요. 특히, 무언가를 처음 할 때는 항상 겁이 나고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요.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하다 보면 어느 순간에는 그것을 이루어내기도 합니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말이에요.

아이들은 어른보다 처음 도전하는 과제가 훨씬 많을 거예요. 물론 자신감이 넘쳐서 무엇이든 자기가 하겠다고 나서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런 아이는 위험한 것만 아니면 또, 남에게 피해가 가는 일만 아니면 잘 지켜보면서 마음껏 시도해 보도록 하면 될 거예요.

반대로 무지개공원의 '차모' 같은 친구도 있습니다. 처음 하는 것은 뭐든 겁부터 내고 주저하는 친구들이요. 이 친구들에게는 어떻게 용기 내서 시도해 볼 수 있게 응원할 수 있을까요? 뭉치와 같이 다른 생각 안 하고 그냥 도전해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참 좋을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 뭉치들은 바로 차모에게서 떨어져 나온 털이 모여서 만들어진 거잖아요. 이처럼 어쩌면 용기는 내 안에 이미 자리 잡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저처럼 겁이 많은 또 다른 '차모'를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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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잠수복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북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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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 님의 『코로나와 잠수복』에는 다섯 가지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야기 속에는 유령부터 시작해서 점쟁이, 신기한 능력을 지닌 아이, 영혼이 붙은 자동차까지 나와요.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신비하고 초자연적인 현상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이 이야기들이 동화처럼 느껴졌어요. 마치 오가와 미메이의 신비한 동화를 읽는 것 같았거든요.

첫 번째 이야기는 <바닷가의 집>이에요. 무라카미 고지는 49세 소설가로 아내의 불륜 때문에 집을 나와 바닷가에 집을 빌려 여름 동안 살면서 글을 쓰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 집에서는 좀 이상한 일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거나 아이의 기색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일들이요. 도쿄에서 온 편집자는 아이가 보이는 사진까지 찍기도 하지요. 저 같으면 무서워서 그곳을 당장 빠져나올 것 같은데 무라카미는 그 존재가 대여섯 살 먹은 아이라는 걸 알고는 그냥 함께 지내기로 합니다. 무라카미와 아이는 어쩌면 서로를 위로해 주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어요. 홀로 오랜 세월 집을 지키던 아이는 오랜만에 손님이 머물러 주니 무척 기뻤나 봅니다. 유령이지만 어린아이답게 무라카미에게 장난도 치고 하는 장면이 무척 익살스럽게 느껴졌어요. 이들의 만남은 그렇게 길게 이어지지는 않지만, 어차피 여름 동안에만 살기로 한 거니 어쩌면 헤어짐은 당연한 거였겠지요. 그렇지만 이들의 헤어짐은 그렇게 슬프지만은 않은 거 같아요.

그리고 제가 재미있게 읽은 이야기는 <점쟁이>예요. 프로야구선수와 사귀는 2류 아나운서의 이야기인데 마이코는 남자친구 유키가 승승장구하자 너무나 불안한 나머지(자신과 잽이 안 되는 A급 아나운서가 남자친구를 뺏어 갈까 봐) 안절부절못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점쟁이를 찾아갑니다. 그곳에서 만난 점쟁이는 신비한 구슬로 마치 흑마술을 부리듯 남자친구 유키의 성적이 조금만 떨어지게 하는 주술을 걸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진짜 다음 날부터 유키의 성적이 바닥을 칩니다. 마이코는 조금만 못하게 되길 바란 건데 남자친구가 완전 슬럼프에 빠지니 또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점쟁이를 찾아가고 또 주술을 걸고 뭐 그런 스토리에요. 이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저는 그 속에서 마이코가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알아가는 게 흥미롭더라고요. 자신의 실체를 알아가는 마이코를 자꾸만 응원하게 되고요.

위 두 이야기 외에도 <파이트 클럽>, <코로나와 잠수복>, <판다를 타고서>도 무척 재미있었어요. 역시 오쿠다 히데오입니다. 아, 그리고 작품 중간중간에 나오는 음악 리스트도 참 좋더라고요. 어제는 하루 종일 Booker T의 Jamaica song을 들었는데 잔잔한 추억이 아련하게 떠오르는 느낌이 드는 곡이에요. 작품에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는 것도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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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락부락 삼 형제의 수영장 나들이
비에른 뢰르비크 지음, 그뤼 모우르순 그림, 김세실 옮김 / 오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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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책'에서 나온 『우락부락 삼 형제의 수영장 나들이』를 읽어보았어요.

책에는 염소 삼 형제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형제는 모두 이름이 '우락부락'이랍니다. 셋은 각자 개성이 아주 뚜렷해 보여요. 키도 다르고 얼굴 생김새도 다르고 성격도 왠지 다 달라 보입니다. 그래도 큰 형에게 권위가 있어 보여요. 형이 마치 부모님 같아 보입니다. 셋의 이름이 왜 똑같은 건지 살짝 의문이 드네요. 그런데 어쩌면 셋은 다 똑같은 인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내 안에도 여러 성격을 지닌 내가 있는 것처럼요.

이들은 산비탈로 산책을 나가지만 산비탈에는 가지 않고 새로 생긴 물놀이 공원으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이들은 산비탈에서 항상 만나던 무시무시한 괴물 트롤과 맞닥뜨립니다. 새로운 곳에 가서도 전과 똑같이 괴물 트롤을 만나다니, 이것은 어쩌면 꼭 만나야만 하고 꼭 이겨내야만 하는 그 무언가가 아닐지 생각해 보게 되네요. 우락부락 삼 형제와 괴물 트롤의 대결은 누구의 승리로 끝날까요? ㅎㅎ 물론 우리들의 주인공 우락부락 삼 형제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괴물 트롤을 물리쳤을지 궁금하다면 책을 한번 펼쳐보시길....

책의 그림은 정말이지 어린아이가 그림일기를 그린 것 같은 느낌이 확 풍겨옵니다. 종이를 오려 붙인 것 같은 콜라주 느낌도 나고요. 유초등 아이가 그렸다고 해도 믿지 않을 수 없는 디테일입니다. 그렇지만 그림을 그린 그뤼 모우르순 님은 노르웨이의 오슬로 국립 공예학교에서 공부하고 영국 런던의 왕립 예술 학교를 졸업한 분이에요. 그는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의 노르웨이 그림 작가 후보자로 지명되기도 했다네요.

글을 쓰신 비에른 뢰르비크 작가님은 노르웨이 볼다 대학에서 방송 영화학을 공부했어요. 그림책 『상어』를 출간하면서 어린이책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우락부락 삼 형제의 수영장 나들이』로 노르웨이 어린이 문학 부문 장관상을 받았어요.

저는 이 그림책을 읽고 『11마리 고양이』 시리즈가 생각났어요. 11마리 고양이 시리즈에는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11마리 고양이들이 산책을 떠나서 괴물과 만나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염소 형제는 평소와 다르게 새로 생긴 물놀이 공원으로 가잖아요. 고양이들은 뭔가 하지 말라는 금기를 어겼다가 괴물에게 잡히고 말아요. 그래도 나중에는 꾀를 내서 괴물을 물리치고 집으로 향하지요. 우락부락 삼 형제처럼 말이에요.

아이들은 아마 이 그림책을 읽으며 자신이 괴물과 만났던 때를 떠올리지 않을까요? 그러고는 괴물을 어떻게 물리칠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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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이마주 창작동화
황선미 지음, 이소영 그림 / 이마주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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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 표』 등 많은 동화를 써 온 황선미 작가님의 동화 『고작해야 364일』을 읽어보았어요. 황선미 작가님의 작품은 믿고 보는 작품이죠.

책에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요즘은 거의 다 핵가족 위주잖아요. 그런데 이 가족은 할머니, 엄마, 아빠, 아들 둘(윤조, 명조), 이렇게 다섯 가족이에요. 다섯이서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아가면 좋겠지만, 이들 사이에 뭔가 삐걱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먼저, 명조는 할머니를 미워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고작(!) 364일 일찍 태어난 형 윤조만 이뻐하는 할머니를 좋아할 수 없습니다. 할머니가 집에 오시기 전까지는 윤조와 명조 사이도 이렇게까지 나쁘지는 않았는데 말이에요. 형 윤조만 이뻐하는 할머니 때문에 둘 사이도 멀어지고, 자기도 할머니의 사랑을 받고 싶은데 윤조만 챙기는 할머니가 밉기만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할머니는 명조가 신고 싶어 하던 파란 캔버스 운동화를 사와서는 윤조에게 며칠만 신다가 명조에게 물려주라고 합니다. 흠, 명조가 신고 싶어 한 운동화를 사 왔으면서 할머니는 왜 꼭 윤조에게 며칠이나마 신어보고 명조에게 물려주라고 하는 걸까요? 명조는 정말이지 너무나 억울하고 이해불가입니다. 그렇게 명조는 억울한 마음에 운동화 한 짝을 베란다에서 아래로 떨어뜨리고 맙니다. 정신을 차린 명조는 운동화를 주우러 밖으로 나가지만 운동화는 사라지고 없습니다.

도대체 운동화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의문은 며칠 후 운동화가 떨어졌던 그 자리에서 분홍색 운동화 한 짝을 발견하면서 더욱 커져만 갑니다. 도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요?

저는 처음에는 윤조만 이뻐하는 것 같은 할머니가 이해가 안 갔어요. 하지만 지금은 조금은 이해를 할 것도 같아요. 어리숙하고 맹해 보이기까지 하는 윤조를 자꾸만 챙겨주고 싶었던 건 아닐지.... 어쩌면 윤조는 할머니와 아빠의 아픈 손가락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근데 윤조는 그렇게 약한 아이가 아니었어요. 형 노릇도 톡톡히 하는 자기 주관이 뚜렷한 멋진 아이였지요.

아이들은 우리 생각보다 더 강한 거 같아요. 간섭이나 잔소리 말고 누군가의 든든한 사랑과 맛있는 밥만 있으면 어쩌면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멋지게 자라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명조와 윤조 파이팅! 그리고 장하늘과 장나리도 파이팅! 그리고 또, 찬준이와 승준이도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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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곰
전이수.전우태 지음 / 서울셀렉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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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부터 그림책 『꼬마악어 타코』를 시작으로 여러 그림책과 그림 에세이 등을 출간한 15살 소년 전이수 군이 동생 전우태 군과 함께 쓰고 그린 그림책 『길 잃은 곰』을 읽어보았어요. 두 아이의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어느 날 제주로 떠내려온 북극의 빙하!

사람(어른)들은 이 빙하를 보고 돈 벌 궁리만 합니다.

빙수를 만들고 구멍을 뚫어 관광지로 만들고 구경하기 바쁘지요.

관광객이 빙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모래사장의 붉은 모래가 무언의 경고를 날리는 것만 같습니다.

"위험해!! 더 이상은 안 돼!!"


하지만 사람들은 무심합니다.

숨쉬기 힘들어 마스크를 쓴 새와 검은 봉지로 숨이 막히는 고통을 겪는 북극곰, 그리고 콧구멍에 빨대가 박힌 거북까지.... 이런 지경인데도 사람들은 나 하나쯤 하는 생각으로 쓰레기를 마구 버립니다.


책 말미에 한 아이가 북극곰을 북극으로 돌려보내고는 바라봅니다.

이 뒷모습이 왜 이리 쓸쓸하게 느껴지는 걸까요?

북극곰은 북극에 무사히 도착해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전에 제주도에서 우도에 들어간 적이 있어요. 아름다운 풍경을 한껏 기대한 저는 적잖이 실망했더랬죠. 그곳의 바닷가엔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거든요.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요. 그 쓰레기는 다 어디서 온 걸까요? 맞아요. 우리 인간이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이수와 우태도 제주에서 그런 모습을 많이 봐왔을 거예요. 아름다운 지구, 제주를 개발한답시고 파괴하는 어른들, 쓰레기가 넘쳐나는 해변의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꼈겠지요.

나 하나쯤 어때? 가 아니라 나 하나만이라도 하는 생각을 모두 가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만큼이라도 쓰레기를 안 만드는 하루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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