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예진 옮김 / 리드비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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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대체할 다른 행성을 찾아나서는 우주선의 승선원이 될 사람을 선발하는 캠프에 참가한 소녀, 나치. 캠프가 있는 곳은 자신의 부모 그리고 자신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그 장소에 있는 것 만으로 체질이 변해 흡혈귀가 되고, 그로 인해 영생을 얻는 자만이 오랜 우주여행을 하는 ‘허주’라는 우주선의 승선원이 될 자격을 가진다. 우리의 주인공 나치는 캠프에 참가하자마자 바로, 흡혈로의 변화 특성을 보이기 시작하고, 같이 참가한 다른 아이들도 곧이어 흡혈귀로 변화는 단계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타인의 피를 탐해야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나치는 계속 상황을 부인하며 그 시간들을 견뎌내고, 다른 아이들은 빠르게 타인의 피를 통해 변화되어 간다. 피를 탐하는 자신의 본능과 싸우는 나치는 지금은 곁에 없는 자신의 아빠, 엄마에 대한 사실을 우연히 듣게되고, 아빠의 예전 동료, 승선원으로 만들어져 태어난 마사키, 승선원 도와 등을 만나게 되면서 점점 더 알 수 없는 시간들이 흘러간다. 


작가님의 작품은 ‘여섯번째 사요코’를 읽은 기억 뿐이다. 사실, 나에겐 별로였다 사요코는. 그래서 딱히 다른 책은 읽지 못했다. 결국 아주 오랜만에 읽은 작가님의 책. 


엄청나게 흥미진진한 전개를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다. 

삼촌의 손에 키워져 자신의 본 모습, 그리고 지금은 없는 부모에 대해서도 일절 알지 못했던 한 소녀가 결국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깨닫고 성장하여 나아가는 대견한 성장 이야기에 SF, 흡혈귀, 미스테리, 약간의 로맨스(?) 까지 가미하여 그들이 함께할 미래를 희망하게 만드는 이야기 였다. 그 속에 나쁜 어른들의 탐욕을 약간 섞어 바로 응징되는 모습을 통해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것 역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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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ㅣ 하지은의 낮과 밤
하지은 지음 / 황금가지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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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는 알 수 없는 그냥, 어떤 도시의 한 거리에 있는 7층짜리 저택. 물론 소유주는 제목처럼 보이드씨. 그 저택에 사는 사람들을 소재로 한 이야기다. 

목차 자체가 현관에서 시작해서 1층, 2층, 3층…올라가서 주인인 보이드씨의 거주장소 7층 그리고 이야기 속 유일한 빌런아닌 빌런 처럼 나오는 한 사내의 집까지 등장한다. 보이드씨 소유의 집에서 벌어진 이야기 일 뿐 정작 주인공(?) 아니, 이야기를 끌고가는 자는 보이드씨가 아니라, 3층에 거주하는 라벨이라는 사내. 표면적으론 까페 알바생인데, 그는 모든 사람의 소원을 단 한 번 무엇이든 들어주는 힘을 가졌다. 그가 가진 능력을 알지 못하는 입주민들 각각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이 라벨에게 말한 그 다양한 소원들이 이루어지면서 어떤이는 비극으로 달려가고, 어떤이는 안정을  갖기도 하며, 또 어떤이는 사랑하는 이의 안온을 이뤄낸다. 물론 그 끝에선 이야기의 구심점인 라벨의 이야기도 있다. 


술술 읽힌다. 웹소설 느낌인데 소위 남주, 여주에 한정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로맨스로 일관해 끌고가는 이야기는 아니고, 이야기 각각에서 다양한 사랑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재미있게 읽었다. 엄청 극적이거나 많은 분노나 슬픔을 느끼게 하지는 않은데 무언가 이야기 전반에 흐르는 약간의 처연함이라고 할까 뭐 그런 감정을 들게 했다. 


나무위키를 찾아보니 개요에 ‘한국의 공포, 스릴러 장르 웹소설’ 아... 역시. 어찌됬든 책으로 발간될 정도라면 많은 이들이 좋아한 이야기였을 테고 나도 재미있게 읽었다. 근데, 공포, 스릴러라는 설명은 난 공감 할 수 없음. 물론 약간 기괴함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공포까지는 좀 무리. 기분전환과 상상으로 마구 펼쳐낼 수 있는 알수없는 시대와 장소에서 벌어지는 사람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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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여자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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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 톰 보이드.

그는 실연의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약물과 술에 빠져 살고 있으며, 출판 에이전트이자 친구의 잘못된 투자로 모든 돈을 잃어 빈털터리가 된 상황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 살아갈 의지도, 글을 쓸 역량도 없는 그의 앞에 떨어진 여인, 빌리. 그녀는 자신이 톰의 작품 속 인물이라 말하며, 톰이 더 이상 글을 쓰지 않는다면 자신은 죽을 수 밖에 없다고 한다. 이게 무슨 잠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란 말인가…


이렇게 시작된 ‘작가 구하기’. 

빌리와 이런저런 일들을 거치고 그 과정에 절친들의 협조가 더해지는 과정에 결국, 주인공은 다시 글을 쓸 수 있게 되고 모두모두 각자의 행복을 찾아내는 이야기다. 


요즘 워낙 이세계, 타임슬립, 판타지가 많아서 책에서 등장인물 하나 현실로 튀어나왔다는 정도는 심한 과장으로 여겨지지도 않는다. 다만 2010년 작품이니, 당시엔 신선한 시작으로 여겨졌을 듯 하다. 어찌됬건, 설정에 특별한 거부감 없이 잘 읽히고 재미있었다. 


작가님의 작품은 ‘구해조’를 읽고나선 한동안 뜸했다가 얼마전에 센강에 떠다닌 여인이랑 거짓말을 숨쉬는 것처럼 하는 여인의 이야기 두권을 읽은 것 뿐이다. 


그런데, 이 책을 먼저 접했었더라면, 이 책 이후 당분간 작가님의 작품을 조금 더 읽었을 것 같다. 특별한 모험, 서스펜스, 스릴, 반전…이런게 없어도 아주 조금, 생각을 전환한 소재를 넣고 그 안에서 인생의 슬픔과 사랑 그리고 결국엔 해피엔딩인데,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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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구한 라이프보트
미치 앨봄 지음, 장성주 옮김 / 윌북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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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유명인들이 타고 있던 요트가 침몰했다. 라이프보트에 올라타 겨우 목숨을 부지한 열 명의 사람. 망망대해를 표류하던 어느 날, 물에서 낯선 남자를 건진다. 그는 자신이 ‘주님’이라고 주장하는데…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요트는 왜 침몰했을까?

                     - 출처 : 책 표지 뒤편 - 


P.13, 

“뭐, 우리가 찾은 것만 해도 주님께 감사드릴 일이죠.“

그 말을 들은 남자가 그제야 입을 열더군.

”제가 주님인데요.“ 남자는 나직이 말했어. 


태연자약하게 본인이 주님이라 말하는 자가 안그래도 쉽지 않은 구명보트에 탑승했지만, 여전히 그들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죽음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구명보트에 몇몇 유명인들과 더불어 있던 요트에서 직원으로 일하던 벤저민은 자신의 아내, 애너밸에게 구명보트에서의 시간을 기록으로 남긴다. 그렇다면 주님이라는 사내는? 

반면, 사고로 침몰된 요트의 구명보트로 추정되는 물건이 1년이 넘은 후 발견되고, 현장에 출동한 개인적 아픔을 가진 형사, 르플뢰르가 무언가 발견한다…


결국, 생존자는 찾을 수 없게된 요트 사고. 사고 당시의 생존자들의 시간, 구명보트가 사람들에게 발견된 시간이 평행하게 전개되면서 그들 각각의 인생과 사랑하는 이를 잃은 남은자들이 겪어내는 시간을 이야기 한다. 


애초 추리소설은 아니니 손에 땀을 쥘 사건은 일어나진 않으며, 제목과 같이 신을 구한 라이프보트에서 마저도 ’신‘이라는 대상에 대한 우리의 이기심을 지적하기도, 슬픔을 위로하기도 한다. 힐링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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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 귀 살인사건
안티 투오마이넨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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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 나, 헨리 코스키넨. 마흔두살 독신, 고양이와 살고 있으며, 직업은 보험 계리사(보험계리사 : 보험의 수학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자, 보험사와 보험계약자 둘 모두가 손해보지 않게 보험을 만들고 계산하는 사람, 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설계사와는 다름 - 출처 : 나무위키). 수학과 같이 논리적이고 명쾌함을 줄곧 선호하며 살아온 남자다. 


성실하게 일해온 보험회사에서 갑작스레 해고통보를 받고 구직활동을 하던 나는 형의 부고와 함께 형이 운영하던 놀이공원(사실은 탐험공원)을 유산으로 상속받게 된다. 하지만, 나와는 다르게 얼렁뚱땅 살아온 형이 내게 남긴건 공원 뿐만이 아니라 알 수 없는 막대한 부채도 함께 였다.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나는 하는 수 없이 공원을 운영하기 시작한다. 


공원에선 사소한 파손이나 사고가 여기저기서 일어나고, 형의 빚을 받고자 무시무시한 사내들이 찾아와 나를 위협한다. 이 상황을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그러던 어느날, 공원 입구에 서있는 커다란 토끼 인형(?, 조형물?)의 귀가 떨어지게되고 저녁에 혼자 토끼 귀를 붙이려 했던 나는 나를 죽이러온 사내와 대면한다. 나는 당연히 살기위해 떨어진 토끼 귀 조각 하나만을 가지고 그자를 막아내다 그만, 죽이고 마는데… 

자,빚을 잔뜩 짊어진채 살인까지 저지른 탐험공원의 사장, 헨리. 그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목숨을 건 사투로 시작해 직장을 잃게되는 과거, 그리고 살인 후의 생활로 이어지는 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즐거웠다. 유쾌할 상황이 단 하나도 없는데 정말 유쾌했다. 유머감각이라곤 전혀 없이 무미건조하게 살다 빚까지 물려받은 이 슬프고 억울한 사십대 독신남성의 이야기가 이렇게 유쾌하다니…펼쳐지는 장면 장면이 영화처럼 머리속에 그려지면서 더 웃음이 나고 즐거웠다. 물론, 이 책을 읽으며 나오는 유쾌함과 즐거움이 순수하게 상쾌하고 기쁜 마음에서 기인된 그런 웃음은 아니다. 하지만, 난감한 상황과 사람들. 그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헨리의 모습은 사실 점점 더 힘든 상황으로 치닫는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도 불편하지 않게 보여진다. 그러나 극단에 치닫게 되는 헨리, 하지만 헨리는 혼자가 아니었으며, 그래서 마지막엔 진심으로 미소지을 수 있었던 이야기.  


이야기 초반, 토끼 귀 가지고 화자가 킬러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의 묘사를 읽다말고, 작가이름을 알라딘 서점에서 검색하였다. 다행이다.

 작가님의 작품을 한편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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