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빗 (양장) - 가운데땅 J.R.R. 톨킨 시리즈 (일러스트판) 4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이미애 옮김, 앨런 리 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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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 그 중 1부 반지원정대를 보신 분이라면 주인공 프로도의 삼촌 빌보를 기억하실 겁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절대 반지에 대한 탐욕에 사로잡혀 순간 끔찍한 몰골을 보여주는 신에 많은 관객들이 깜짝 놀랐지요.

이 책 <호빗>은 바로 이 빌보 배긴스의 젊은 시절 모험 - 늙은 용 스마우그에게서 보물을 되찾기 위해 난장이들과 함께 떠나는 모험 - 을 다룬, <반지의 제왕>의 프리퀄 격인 책입니다. <반지의 제왕>의 주요 인물인 간달프와 골룸이 등장하며, 빌보가 절대반지를 얻게 된 경위도 설명됩니다. 사실 절대반지는 이 <호빗>에서는 빌보의 도둑으로서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해주는 아이템에 불과했으나, <반지의 제왕>에서 세계의 존망을 좌우하는 어마어마한 물건이 되어 버립니다.

<호빗>은 원래 J.R.R 톨킨이 자신의 아이들을 위해 짓기 시작한 작품이라 <반지의 제왕>보다 훨씬 밝고 아기자기한 분위기입니다. 호빗(Hobbit)이라는 말도 사람(Homo)과 토끼(Rabbit)을 합친 것이라 뭔가 동화적이죠. 하지만 옥스퍼드대 영문학교수이자 고대 영어의 권위자였던 톨킨답게 <호빗>도 시와 노래, 문학적 표현들이 넘쳐납니다. 톨킨은 <반지의 제왕>의 세계관, 신화, 종교, 언어, 종족, 풍습까지 전부 혼자 만들어낸 엄청난 능력의 소유자입니다. 사실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은 그가 창조해낸 역사의 가장 끄트머리에 발생한 이벤트에 불과한 이야기이죠. 톨킨이 만들어낸 장대한 세계를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 나중에 소개하겠지만 - 그의 다른 작품<실마릴리온>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올해 겨울 피터 잭슨 감독이 <호빗>을 삼부작으로 만들어 그 중 1부를 개봉한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영화를 보러가실 분은 꼭 한 번 이 책을 미리 읽어보셨으면 합니다. 사실 제가 <호빗>을 처음 읽은 건 열 세살 꼬꼬마 때였습니다. 그 땐 ACE88이라는 아동문고에 포함된, 일본어판을 중역해서 이름도 어색한 책이었지만 정말 재미있었지요. 나이를 많이 먹은 지금 다시 읽어도 전혀 어색하거나 유치하지 않은 작품이 이 <호빗>입니다. <호빗>은 아동문학이 아니라 엄연한 판타지 문학의 걸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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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로마인의 24시간 알베르토 안젤라의 고대 로마 3부작
알베르토 안젤라 지음, 주효숙 옮김 / 까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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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고대 로마의 일상 생활을 24시간으로 나누어 - 정확히 말하면 아침 여섯 시부터 밤 12시까지 - 보여주는 미시사(微時史) 책입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천년 전인 A.D 115년으로 돌아가 로마의 최전성기의 로마인의 생활을 비디오로 녹화하여 상영하듯 생생히 보여줍니다.

로마 시내의 전경은 물론, 그들 - 귀족, 시민, 노예, 검투사, 죄인 등등 - 의 풍습과 제도, 종교, 문화(음식, 의상, 목욕, 性), 예술을 정확한 고증에 따라 재현하는 것은 고고학이 갖는 매력의 절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세계 최절정의 군사력과 재력을 지닌 제국의 수도, 인구 150만의 로마는 이 책을 통해 너무나 현대적이지만 또한 너무나 야만적인 면모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당시에도 수세식 화장실이 있었다는 것이나, 환경오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거나, 수없이 많은 인종(북유럽부터 인도까지)이 모여드는 도시였다는 점 등은 깜짝 놀랄만큼 현대적이지만, 콜로세움에서 죄수를 맹수에게 던져줘 갈기갈기 찢기는 걸 즐긴다거나, 검투사들이 서로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에 열광하는 대중은 지극히 야만적입니다. 실제로 저자는 콜로세움이 지구상에서 유사 이래 가장 사망률이 높은 곳 - 심지어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보다도 더 - 이라고 말합니다. 축제 기간엔 1만명의 죄수와 검투사가 희생되었다는 기록도 있다니까요.

미시사는 재미있기는 하지만 역사의 통찰을 얻기엔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책도 그러한 약점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당시 로마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을 얻기엔 모자람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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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버마 - 금지된 자유의 땅 버마로 간 NGO 부부의 버마 견문록 카툰 클래식 12
기 들릴 지음, 소민영 옮김 / 서해문집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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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루살렘>의 전작. 2012 앙굴렘 상을 받았다는 <굿모닝 예루살렘> 보다 훨씬 낫다. 또 다른 작품 <평양>도 보고 싶지만 절판되어 언제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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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루살렘
기 들릴 지음, 해바라기 프로젝트 옮김 / 길찾기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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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의사회`에서 일하는 아내를 따라 온가족이 예루살렘에서 1년 동안 체류한 경험을 그린 만화. 예루살렘의 일상을 너무나 담담하게 그려낸다. 흘러가는 평범한 일상 속에 언뜻언뜻 모습을 드러내는 야만적인 현실이 섬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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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달리다
심윤경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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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윤경이 4년 만에 내놓은 신작 소설. 전작 <이현의 연애>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라 캄파넬라>를 장편으로 개작한 작품. 짤막한 에피소드였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라 캄파넬라>를 이어 받은 <사랑이 달리다> - 제목부터 마음에 안 든다 - 는 마흔이 다 되어 가지만 세상 물정 하나 모르고 제멋대로 사는 강남 졸부집 막내딸의 신세한탄 인생역정기다. 주인공 뿐만 아니라 주인공 가족들까지 어찌나 한심한 족속들인지 책을 읽는 내내 짜증이 났다. 심윤경은 무슨 의도로 이런 소설을 쓴 건지. 너무나 어설픈 작품이라 심윤경의 이전 네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던 놀라움과 경외감이 씻긴 듯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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