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로마인의 24시간 알베르토 안젤라의 고대 로마 3부작
알베르토 안젤라 지음, 주효숙 옮김 / 까치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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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목 그대로 고대 로마의 일상 생활을 24시간으로 나누어 - 정확히 말하면 아침 여섯 시부터 밤 12시까지 - 보여주는 미시사(微時史) 책입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2천년 전인 A.D 115년으로 돌아가 로마의 최전성기의 로마인의 생활을 비디오로 녹화하여 상영하듯 생생히 보여줍니다.

로마 시내의 전경은 물론, 그들 - 귀족, 시민, 노예, 검투사, 죄인 등등 - 의 풍습과 제도, 종교, 문화(음식, 의상, 목욕, 性), 예술을 정확한 고증에 따라 재현하는 것은 고고학이 갖는 매력의 절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세계 최절정의 군사력과 재력을 지닌 제국의 수도, 인구 150만의 로마는 이 책을 통해 너무나 현대적이지만 또한 너무나 야만적인 면모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당시에도 수세식 화장실이 있었다는 것이나, 환경오염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거나, 수없이 많은 인종(북유럽부터 인도까지)이 모여드는 도시였다는 점 등은 깜짝 놀랄만큼 현대적이지만, 콜로세움에서 죄수를 맹수에게 던져줘 갈기갈기 찢기는 걸 즐긴다거나, 검투사들이 서로 피를 흘리며 싸우는 것에 열광하는 대중은 지극히 야만적입니다. 실제로 저자는 콜로세움이 지구상에서 유사 이래 가장 사망률이 높은 곳 - 심지어 원자폭탄이 떨어진 히로시마보다도 더 - 이라고 말합니다. 축제 기간엔 1만명의 죄수와 검투사가 희생되었다는 기록도 있다니까요.

미시사는 재미있기는 하지만 역사의 통찰을 얻기엔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 책도 그러한 약점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당시 로마인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엿볼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을 얻기엔 모자람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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