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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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오랜만에 하루키의 소설을 읽었다. <해변의 카프카>가 마지막으로 읽었던 하루키 작품이니 7~8년 쯤 된 듯. 오랜만에 본 하루키는 역시 하루키였다. 내면의 어두운 심연을 응시하기, 관계의 급작스러운 단절과 상실, 현실과 초현실의 모호한 경계. 하루키 소설의 표면적 특징들은 다 갖고 있으나 중후반부부터 급격히 지루해지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입을 빌려 똑같은 말을 계속 정리, 반복하니 그럴 수 밖에. 또한 많은 분량을 할애한 하이다, 그리고 시로의 에피소드가 결국 맥거핀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에 느끼는 허탈함도 이 작품에 대한 실망에 일조한다. 하루키가 의도한 맥거핀이라 해도 대체 무슨 의도인지 잘 짐작되지 않으니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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