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실 비치에서
이언 매큐언 지음, 우달임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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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결혼한 신혼부부의 짧은 하룻밤의 이야기를, 당사자가 아닌 누구에게도 놀랍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이 이야기를 한 권의 가슴 아린 소설로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이언 매큐언이기에 가능할 것이다. 그는 늘 그렇듯 메스로 사람의 마음을 헤집는 듯한 예리한 심리 묘사를 통해, 등장 인물들의 오해와 갈등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끄집어낸다. 이언 매큐언의 소설을 읽어 본 사람이라면 사람 사이의 관계와 감정이라는 게 얼마나 연약한 것인지 익히 알기 때문에, 200페이지도 안 되는 짧은 이 소설을 읽을 때에도 잔뜩 긴장하게 된다. 정신적 로맨스에서 에로스로의 전환, 그 경계에서 두 연인이 각자 마주치는 불안과 내적 갈등을 그만의 탁월한 문체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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