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두 사람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김영하의 신작 단편집. 지난 7년 동안 발표한 일곱 편의 단편을 엮었다. 그 중 표제작인 <오직 두 사람>보다 <아이를 찾습니다>라는 작품이 아주 인상깊다. 마트에서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세 살 난 아들을 잃어버린 부부의 이야기다. 부부는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전 재산을 들여 전단지와 현수막을 찍고 아들을 찾는데 인생을 바친다. 그러길 십일 년, 아내가 점점 미쳐가고 있을 때 쯤, 경찰에게서 아들을 찾았다는 연락이 온다. 아들은 유괴되어 낯선 여자를 엄마로 알고 살았던 것이다. 아들을 찾을 날을 기다리며 지옥 같은 나날을 견뎌왔지만, 정작 아들이 돌아오면서 주인공에겐 진짜 지옥이 시작된다. 무너진 관계는 다시 돌아오지 않고, 인생의 상실은 보상받지 못한다. 아들을 다시 찾는데 모든 재산과 시간을 바쳤지만, ‘그리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같은 동화 같은 이야기는 없었다. 아내의 정신은 이미 제자리로 돌아오기엔 너무 망가졌고, 남은 건 단칸방과 불안정한 일자리, 자기가 부부의 아들임을 믿지 못하는 사내아이가 전부다. 지난 십일 년 동안 불행했지만 그래도 언젠가 아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라도 있었으나, 이제 가혹한 현실의 장벽 앞에 주저앉은 주인공은 어떻게 해야 하나? 소설은 지극히 김영하다운 결말로 끝을 맺는다. 살면서 잃어버린 어떤 것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저 견디며 살아나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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