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김영하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김영하의 여행기는 <김영하의 여행자> 시리즈 이후 참 오랜만이다. 콘탁스 G1, 그리고 롤라이35라는 필름 카메라의 강한 개성과 하이델베르크, 도쿄라는 대도시의 특징을 절묘하게 엮어낸 김영하의 재능에 적잖이 감탄했었다. 내가 필름 카메라로 열심히 사진을 찍어대던 때라 더욱 그랬을지도 모른다.
<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는 김영하가 두 달간 시칠리아를 여행하고 쓴 글이다. 내가 무뎌진 걸까, 아니면 이 여행기에선 김영하의 문재가 발휘되지 않은 걸까. 성공한, 하지만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에 대한 중년의 환멸이 모티브가 된 여행은 좀 많이 식상하다. 김영하의 소설이나 산문 중엔 의아할 정도로 레벨이 떨어지는 게 가끔 보이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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