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의 혼돈 - 중국 명대의 상업과 문화
티모시 브룩 지음, 이정.강인황 옮김 / 이산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믿고 보는 출판사 이산의 책이라 낼름 구매한 <쾌락의 혼돈>. 이산 출판사는 중국 역사 전문 출판사로 꽤 양질의 번역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이 책도 제 구매 리스트에 올라 한꺼번에 산 책 중 하나죠.

제목이 `쾌락의 혼돈`이라 뭔가 관능적인 내용을 기대하신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요. 그런 거랑은 전혀 관계가 없습니다. 부제 그대로 명나라의 상업과 문화에 대해 고찰하는 책입니다. 엄청나게 지루합니다. 제가 웬만하면 역사책은 재미있게 읽는데도 이 책은 꽤나 읽기 힘들더라구요. 명나라에서 상업이 꽃피게 되는 과정, 그에 대한 신사층의 혐오에 가까운 부정적인 반응, 하지만 상업의 번창으로 인해 오히려 신사층의 지배력이 공고해지는 아이러니를 저자는 이 책에서 풀어냅니다. 그 과정에서 조그만 지방의 현지(우리로 치면 구청연감 정도 될 자료)가 등장하고, 그 지방의 관리가 등장하고, 또 그 지방의 유학자가 등장하고, 상인이 등장하고... 너무나 소소한 내용이 지리하게 그리고 방대하게 펼쳐져서 `대체 내가 읽고 있는 내용이 뭔가`라는 생각과 함께 이리저리 표류하게 됩니다.

대중을 대상으로 한 역사서라기 보다 `조금 쉽게 쓴 학술논문`에 가까운 책이라는 느낌입니다. 그러다보니 읽는데도 한참 걸렸고, 읽고 나서도 별다르게 남는 게 없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 가치관에 충격을 주는 책을 가장 높이 치고, 그 다음으로는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 그도 아니면 재미라도 있는 책을 가치있게 여깁니다. 근래에 제 가치관에 충격을 줬던 책으로는 리처드 도킨스의 <만들어진 신>이나 리처드 오버리의 <스탈린과 히틀러의 전쟁> 정도가 있겠네요. 하지만 이 <쾌락의 혼돈>은 얻을 것도 없고 재미도 없으면서 읽는데 오래 걸린,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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