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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된 진실 - 계급.인종.젠더를 관통하는 증오의 문화
데릭 젠슨 지음, 이현정 옮김 / 아고라 / 2008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 사회의 증오를 멈추기 위해서는 문명 자체를 해체해야 한다는 저자의 극단적인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저자는 루소의 `고귀한 야만인`을 믿는 듯 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점이 타자의 대상화에서 기인한다는 통찰에는 찬성한다. 환경파괴, 제노사이드, 인종차별 같은 겉으로 드러나는 심각한 현상만이 그런 것이 아니다. 인간을 인간 그 자체로 보는 게 아니라 추상화된 대상으로 인식함으로써 개인의 인간성은 말살된다. 전화 상담원에게 일상적으로 가해지는 대중들의 언어 폭력을 보라. 청소 노동자들이 스스로 `투명인간` 이라 자조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어쩌면 우린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타자의 대상화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