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도시 기행 3 -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리스본, 뽀르투 편 유럽 도시 기행 3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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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선생의 세 번째 유럽 여행기. 이번 무대는 이베리아 반도의 두 나라, 스페인과 포르투갈이다. 1편에서 유럽 문명의 뼈대인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를, 2편에서는 오래된 유럽 중부의 도시들인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을 주유했던 그가 왜 3편의 여행지로 이베리아 반도를 택했을까? 대항해시대를 제외하면 유럽 역사의 변방이었고, 지금도 축구를 제외하면 주목받는 국가라 하기 힘든 두 나라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일까?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 리스본과 포르투를 여행한 유시민은 이렇게 말한다. 유럽을 처음 가보는 사람이라면 로마나 파리를 선택할 것이지만, 지금까지 다녀본 도시 중 다시 고르라면 자기는 이 네 도시 중 고를 것이라고. 꼭 봐야할 미술관이나 건축물은 적지만 재미있는 것들이 넘쳐나는 도시들이라고. 수백년 동안 이슬람의 지배를 받은 탓에 동서양의 문명이 섞여서 발현되는 문화의 독특함이 흥미롭고, 비할 바 없이 좋은 날씨와 친절한 사람들, 즐길 게 많은 거리가 마음에 꼭 들었단다. 스페인 신혼여행으로 유럽에 처음 가 본 나로서는 선생의 평가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바르셀로나 람블라스 거리의 쨍한 햇살, 노천 카페에 둘러 앉아 상그리아를 홀짝이는 여행자들의 왁자지껄함, 만화경을 보는 듯한 보케리아 시장의 화려한 색채, 알함브라 궁전의 정교한 아라베스크 문양, 말라가의 푸르디 푸른 지중해. 책을 읽으면서 이 모든 것이 다시 그리워졌다.

재미있고 독특한 도시들을 다니는 만큼 선생의 글도 자유롭다. 도시의 랜드마크를 그 나라의 역사, 문화와 촘촘히 엮어서 한 편의 이야기로 만드는 선생의 특기를 펼칠 여지가 적은 건 아쉽지만, 마음 편히 여행하는 중년 부부의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다. 물론 유시민 선생이 감수성이 넘치는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특유의 인문학적 소양을 펼칠 공간이 적어져 글이 약간 심심하지만, 그건 또 그것대로 ‘역시 완벽한 인간은 없구나’라는 진리를 확인할 수 있는 면모였다.

유럽에 가보고 싶은 도시는 많지만 스페인은 꼭 다시 들르고 싶다. 완공된 사그라다 파밀리아도 보고 싶고, 그 짭조름하면서 감칠맛 퍼지는 올리브도 먹고 싶고, 눈덮인 시에라네바다 산맥도 다시 눈에 담고 싶다. 역시 사람을 기운나게 하는 건 여행의 기억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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