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산이 현대사 3 : 정치·경제 - 전우용의 근현대 한국 박물지 잡동산이 현대사 3
전우용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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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용 교수의 근현대 한국 박물지 마지막 권. 3권에서 다루는 소재는 정치·경제와 관련된 물건들이라 1, 2권과 겹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시리즈가 조선 말기부터 군사정권 시기, 특히 일제강점기를 집중적으로 파헤치기 때문에 부득불 비슷한 이야기들이 등장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3권에서는 1권에서 느꼈던, 그 시대 속 거리를 카메라로 살펴보는 듯한 신선함이 덜하다.

그래도 여전한 건 이 책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잡학다식함이다. ‘낙점‘이라는 말이 조선시대 승진대상자 명단 중 적임자라 생각하는 이의 이름 옆에 왕이 직접 점을 
찍은 데서 유래했다거나, 돈을 ‘벌다‘라는 말이 상평통보의 구멍에 노끈을 꿰어 보관하다가 돈이 늘어나면 묶은 끈을 ‘벌린‘ 뒤 돈을 더 꿰었다는 데서 왔다는 잡식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재미 뿐만이 아니다. 아래 대목에서는 전우용 교수 특유의 날카로운 언어 해석을 엿볼 수 있다.

˝흔히 선善과 양良을 하나로 묶어 ‘선량‘善良이라고 하지만, 선과 양은 다르다. 선은 ‘착함‘이고, 양은 ‘평범함‘이다. 선인善人은 성인군자에 가까운 사람이지만, 양인良人은 평민과 동의어다. 선심은 능동적, 적극적인 마음이고 양심은 수동적, 소극적인 마음이다. 그래서 선심은 ‘베푼다‘고 하고, 양심은 ‘지킨다‘고 한다.˝

세 권의 책을 다 읽고 나니 중복되는 내용이 많아서 소재를 줄이고 두 권 정도로 분량을 줄이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신문에 연재하던 칼럼을 엮은 책이라 어쩔 수 없었겠지만, 뒤로 갈수록 식상해지는 걸 피하려면 새로 다듬어서 내놓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이 책이 알려 주는 풍부한 상식과 그에 걸맞은 상식적이고 단호한 역사관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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