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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도시 기행 2 -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편 ㅣ 유럽 도시 기행 2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22년 7월
평점 :
앞서 읽었던 <유럽 도시 기행 1>은 꽤 실망스러웠었다. 유시민 선생의 문필은 여전히 유려했으나 제 몸에 맞지 않는 어색함이 책 전반을 휘감고 있었다. 유시민 선생은 여행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유럽 도시 기행 2>는 느낌이 좀 달랐다. 유시민 선생의 글을 이끌어가는 방식이나 구성은 1권과 별 차이가 없었지만, 훨씬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왜 그랬을까?
<유럽 도시 기행 1>에서는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를 다루었다. 너무나 유명한 도시들이라 우리는 이곳에 직접 가보지 않더라도 그들의 역사와 문화를 익히 잘 알고 있다. 잘 안다는 건 그만큼 친숙하다는 것이고, 친숙하다는 건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 도시를 방문하지 않은 나 같은 사람에겐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근사하게 엮어서 차려주는 유시민 선생 식의 글쓰기 보다, 도시의 풍경과 새로운 공기, 그리고 이국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묘사하여 진짜로 여행하는 기분이 들게 만들어 주는 소설가들의 글쓰기가 훨씬 기껍게 다가온다.
<유럽 도시 기행 2>에 등장하는 도시들은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이다. 이름은 자주 들어서 귀에 익으나 정작 아는 것은 별로 없는 생경한 도시들. 이런 낯선 도시를 만나는데 유시민 선생의 글이 꽤 도움이 된다는 걸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누군가를 알아갈 때 그 사람이 살아온 이력을 아는 게 중요하듯이, 도시를 여행하는데 있어 그 도시에 차곡차곡 쌓인 역사를 살피는 건 참으로 매력적인 일이니까 말이다 조용한 제국주의 합스부르크 왕가와 이에 불굴의 의지로 항거한 헝가리 민족, 종교개혁의 시발점이었던 얀 후스, 2차 대전이 빚은 큰 비극 드레스덴 대공습. 도시의 이면에 숨은 역사의 흔적을 유시민 선생의 해설과 함께 읽고 있노라면 이곳에 꼭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정도면 꽤 훌륭한 여행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