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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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4월 16일. 그 날 이후 오 년이 지났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광화문의 세월호 분향소가 철거되었다. 이제 세월호는 점점 잊혀져 가고 있다. 아직도 많은 의혹이 풀리지 않았고 진실은 여전히 물밑에 가라 앉아 있는데.

이 책을 읽기까지 참 오래 걸렸다. 차마 이 책을 읽을 용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세월호에 대한 다른 책들은 유가족의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전달하였지만, 이 책은 그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들려주므로 그만큼 먹먹한 슬픔과 분노가 내 일상을 무척이나 힘들게 할 것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세월호 5주기를 맞아 더 이상 읽는 걸 미루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견디기 힘들어도 이를 악물고 읽어야 하는 책이기에. 다른 사람의 슬픔을 나누려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기에. 그렇게 각오하고 시작했지만,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기가 참으로 힘들었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황급히 책을 덮어버린 적도 많았고, 눈물 날까 두려워 아예 며칠 책을 읽지 않은 때도 있었다. 비록 글로 쓰여 있지만 세월호에 대한 어떤 영화보다, 다큐보다 훨씬 아프고 슬펐다. 그리고 참 대단한 분들이었다. 내가 그 상황이라면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그분들은 자기 자식만이 아닌 세상을 위해 싸웠고, 지금도 싸우고 있다. 다시는 이런 참사가, 만행이 벌어지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그것도 자식을 잃은 지독한 트라우마를 견디면서.

슬픔을 나눌 줄 아는 세상. 슬픔에 동정을 보내는 게 아니라 공감과 치유를 나누는 세상이어야 한다. 그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이었으면 한다. 슬퍼하는 사람들을 짓밟고 조롱하는 사디즘적 사회는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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