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플래닛 - 세계는 지금 무엇을 먹는가
피터 멘젤 외 지음, 홍은택 외 옮김 / 윌북 / 2008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컨셉은 지극히 단순하고 명료하다. 세계 곳곳의 가족들이 일주일 동안 먹는 식재료나 음식을 죄다 꺼내어 그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서 보여주는 것. 누군가를 알려면 그 사람이 먹는 음식을 보면 된다는 말처럼, 이 가족들이 먹는 음식은 그 나라의 현실을 반영한다.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는 나라, 영양과다로 비만에 시달리는 나라, 패스트푸드의 습격으로 전통 음식의 설 자리가 사라져 가는 나라... 그 나라의 식문화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와 이슈, 시민들의 생활상 또한 예리하게 잡아낸 책이다.

사진작가 남편과 작가 아내의 공동 취재로 만든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사진의 놀라운 힘을 새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수만 가지 단어보다 사진에 찍힌 인물의 눈빛과 그 순간의 풍경이 훨씬 더 독자의 마음에 깊은 각인을 새긴다. 필름과 디지털이 반반 섞인 사진들을 풀컬러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 건강한 채식주의가 인류가 지향해야 할 지고선이라고 주장하는 게 나같이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좀 불편하기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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