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뒤흔든 열흘
존 리드 지음, 서찬석 옮김 / 책갈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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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10월 혁명을 다룬 르포르타주의 고전 중의 고전. 이 책을 통해 2월 혁명 이후 등장한 수없이 많은 좌파 세력들 사이에서 어떻게 볼셰비키가 혁명을 성공시켰는지를 보고 있자면 역시 인생 뿐만 아니라 역사도 타이밍인듯 하다. 레닌과 트로츠키가 바로 그 때 무수한 반대를 무릅쓰고 무장봉기를 선택하지 않았다면, 우경화된 임시정부와 부르주아지 세력에 의해 제거되었을 것이다. 어쨌든 극도로 억압받던 노동자, 농민 세력에 의해 혁명은 촉발되었겠지만 그 시기는 한참 뒤였을 터. 역사의 흐름은 민중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확신하지만, 이렇게 탁월한 개인이 변곡점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리고 놀라운 건 이렇게 엄청난 혁명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혁명의 규모에 비해 사상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후의 적백 내전, 스탈린의 숙청, 독소전에서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죽어나갔다는 점에서 10월 혁명은 순수한 열정과 혁명에 대한 믿음으로 이루어낸 지극히 드문 사건이 아닐까 싶다. 저자 존 리드가 좀더 오래 살아서 러시아 적백 내전도 기록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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