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줌마의 일본 생존기
김경미 지음 / 더로드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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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생존기'라니 뭔가 매우 절박해 보인다. 아닌게 아니라 저자는 일본에 가기 전 일본어를 딱 2개월 배운 것이 전부였다고 한다. 아줌마라고 하기에는 젊은 새댁인 23세에 결혼하고 일본생활을 시작하였다. 책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를 커버한다. 지금은 많은 것이 바뀌었을 수도 있겠지만 워낙 변화가 느린 나라이므로 기본적인 정보에는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

저자는 일본 어학교를 거쳐 대학원에 진학하고 졸업 후 토요코인 호텔에서 일한 후 귀국하였다. 6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에 가고자하는 후배에게 들려줄 만한 실용적인 정보는 물론 생활하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알려준다. 이야기는 집구하기부터 아르바이트 하기, 여행하기, 같은 듯 다른 문화 이해하기까지 에피소드 위주로 이야기하고 있어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대학원의 전공은 학부와 같아야한다는 것은 처음 듣는 내용이라 진학 시 주의해야겠다.

일본은 우리와 비슷하지만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다. 수기로 작성하는 이력서는 놀라움의 극치다. 한 글자라도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써야한다니. 요즘 같은 인터넷 시대에 조금은 놀랍다. 또한 1인당 지불하는 노래방은 사람들이 많이 갈수록 노래할 기회는 적어지고 돈은 각자 낸다니 뭔가 불합리해 보인다. 여러 팀이 쪼개서 방을 잡아야하나? 노래방에 가려면 인원수를 적절하게 제한해서 돈 낸만큼 많이 부르는게 상책이겠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지인의 집에 가면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도 특이하다. 문화 차이로 알아두고 주의할 내용들이다.

유머코드가 곳곳에 있다. 일본어를 배우는 초기 단계에 일어난 일들이 가장 재미있다. "미나상, 오하요고자이마스(여러분,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는 선생님에 대해 미나가 누굴까로 일주일간 고민했다는 저자. 그리고 일본어가 미숙한 외국 남자들끼리의 싸움에서 "덤벼"를 "이랏샤이마세(어서오십시오)"라고 정중히 말해 웃음이 터지고 서로 화해했다는 이야기. 일어가 유창해진 후에 되돌아보면 어처구니 없는 에피소드지만 당시에는 심각했을 상황이 그려지니 웃음이 절로 난다.

일본 유학이나 취업을 준비 중이라면 읽어보기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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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 특별판 박스 세트 - 전2권 -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종대.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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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움베르토 에코(1932-2016)가 로마의 시사 잡지 <레스프레소>에 '미네르바 성냥갑'이라는 제목으로 연재했던 칼럼 중 2000년 이후에 쓴 것을 모은 책이다. 책 커버의 접이식 성냥갑은 그가 단상이나 착상을 기록한 메모지이자 칼럼의 제목이다.

책의 원제는 <파페 사탄 알레페: 유동사회의 연대기>다. 유동사회란 중심을 잃고 표류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기준점 없이 믿고 기댈 중심 없이 가치관의 혼란을 겪고 있는 사회다. 저자는 이 책에서 미쳐돌아가는 세상의 현상보다 그 근본 원인을 찾아보려 애쓴다.

과거에는 당연한 일을 한 사람들인데 현대에 이르러 영웅을 만드는 과장된 언론 플레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 내 의견을 투표로 반영하지 않는 사람들, 내가 누구인지 생각하기 보다 TV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인터넷과 쇼핑에 빠져 사는 사람, 신문1면을 장식하는 정치인의 행동을 욕하면서도 궁금해하는 사람들과 이를 다시 이용하는 정치인. 미친 세상을 대표한다. 20년 전 시사적인 칼럼으로 다루었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보인다.

미친 세상에 대한 해결책도 제시한다. 넘쳐나는 정보를 습득하는 똑똑한 학생들을 위해 교사들은 지식을 가르치던 과거의 임무에서 벗어나 비판적사고 능력을 키워주도록 해야한다. 엄청난 사건은 무수한 음모론을 낳으며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데, 정부에서 내놓는 설명이 좀더 속시원하게 정직해야하지 않을까. 관심을 받고 싶어 미친짓을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무관심이 약이다. 들여다보면 정상이 아닌 듯하고 뭔가 중심이 서있지 않은 '유동사회'이지만, 각자 중심을 잡고 이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며 살아야한다.

무엇보다 종교대립을 화합으로 끌어 안으려는 제안이 눈에 띈다. 무슬림 이민여성이 착용하는 히잡을 이슬람 종교 전통으로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다른 나라에 살게 된 이상 그 나라 법과 문화에 맞게 벗어야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유럽 여러나라가 직면하고 있는 논쟁거리이다. 특히 이탈리아에서는 얼굴을 가리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은 좁혀지지 않는 평행선이 되고 있다. 해결방법은 교육이다. 다양한 종교를 끌어안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다양한 종교의 날을 모두 축하하고 그 종교를 배우는 시간을 갖게 된다면 성인이 되어서 다양한 종교를 이해하는 포용력이 생길 것이다. 종교를 두고 하는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다.

성냥갑 칼럼이 에코의 이야기를 담기에 길이가 짧아 아쉽다. 사회갈등을 일으키는 해결안에 대해 좀더 긴 이야기를 보태도 좋았을 것 같다. 더 이상 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는 것도 아쉽다.


*리딩투데이 선물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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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왼쪽 너의 오른쪽 수상한 서재 4
하승민 지음 / 황금가지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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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풍기는 것처럼 이중인격을 다룬 이야기다. 하승민 작가의 책은 <콘크리트>에 이어 두번째인데 특유의 어두운 이야기가 두려움을 고조로 끌어올리는 매력이 있다. 소외된 약자인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선과 악이 어느 정도 분명한 그런 내용을 기대해본다.

이야기의 시간이동이 독특하다. 스물 다섯 살 간병인이었던 지아가, 환자의 돈을 슬쩍하는 동료의 손바닥에 연필을 꽂으며 법의 심판을 받아야하는데 사라진다. 19년 후 마흔이 넘어 아버지 앞에 나타난다. 그 동안 무슨 일을 하고 다닌 것일까? 지아는 정말 그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까? 소설 초반부터 몰입도 최고다. 이야기는 지아가 19년 동안 어디서 무엇을 하고 다녔는지 추적하는 일로 채워진다.

지아의 또 다른 자아는 혜수다. 여섯 살 때 자기 때문에 엄마가 죽었다는 죄책감으로 생기게 된 혜수는 지아보다 똑똑하고 강하다. 지아는 극복하지 못하는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자해를 통해 혜수를 불러내 해결한다. 그러나 둘은 서로를 미워한다. 지아를 괴롭히기 위해 살을 찌우고 막 사는 혜수. 극복하지 못할 괴로운 일만 있으면 혜수로 도피하려는 지아. 그러나 서로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통해 두 자아는 평안을 찾는다.

폭포처럼 쏟아내는 마지막 장이 이 책의 클라이맥스이자 최고의 몰입을 주는 대서사의 끝이다. 오랫동안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 리딩투데이 선물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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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 하 열린책들 세계문학 134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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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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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13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이대우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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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러시아 사회를 들여다 볼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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