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ress Yourself 1 (Paperback, 3rd Edition) Express Yourself (3rd Edition) 1
리스코리아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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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이 코믹하고 이국적이어서 언뜻 미국에서 수입한 교재처럼 보인다. 그런데 지은이가 LIS Korea 편집부와 국내 거주중인 Duane Vorhees이다. 리스 코리아는 어린이 교재부터 청소년, 성인을 위한 다양한 회화 교재를 출판하고 있다.

책은 15개의 이슈로 구성되어 있다. Lifestyles, Good habits & bad, Health, Hobbies, Vacation, Family, Friends, Jobs, Smoking &drinking, Food, Cars, Is your smart phone smarter than you?, Sports, Money, Great Inventions다. 모두 영어로 되어있고, 해설서나 문법설명도 없다. 유튜브에 오디오 파일이 올라와있지만 이 책을 어떻게 이용해야하는지에 대한 가이드북은 ebook으로 따로 구매해야한다. 독학을 위한 교재라기 보다 중상급 회화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교재로 적합해보인다.

엄청난 구성이다. 하나의 이슈가 6-7장을 넘어가지 않는데, 그 안에 많은 것을 담았다. 각 이슈는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주제 지문과 이에 관련한 소수의 comprehension 질문 및 다수의 추가 질문과 샘플답변이 제시된다. 이어서 Dialog, Read & Discuss, Let's talk Funny, Points to Ponder와 같은 파트에서는 주제에 대해 학습자가 생각하고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 제시된다. 단순히 지문을 읽고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교재가 아니라, 주제와 연관된 다양한 질문을 통해 내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지문의 난이도는 그리 높지 않다. 그러나 질문에 답을 하려면 논리가 필요해 보인다. 논리라하면 "Opinion Samples"를 참고로 하면 되겠다. 예를 들면, Lifestyles의 질문 중 하나로 "Do you think the quality of you life is improving or getting worse? Why?(당신 삶의 질은 좋아지고 있나요 아니면 나빠지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왜요?, 9)"라는 물음에 좋아지고 있다는 의견과 반대 의견을 샘플로 보여준다. 한 단락 되는 길이에 두괄식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하고, 그 이유를 예를 들어 설명한다. 이러한 연습이 충분히 되어있지 않다면 각 이슈의 "Opinion Samples"를 보면서 익히면 되겠다.

"Points to Ponder"는 시니컬한 점을 포함한다. 예로, 스포츠카를 모는 사람과 오토바이를 모는 사람의 그림을 두고 "What we enjoy, not what we have, constitutes our abundance(우리가 가진 것이 아니라 즐기는 것이 우리의 풍요를 구성합니다, 50)."와 같은 문장이 제시된다. 뒤에 카드처럼 제시된 그림을 보면 "내차 좋지?" 라고 뻐기는 운전자에게 작고 지저분한 오토바이에 탄 사람이 "이 중고 오토바이는 내게 자유와 즐거움을 줘. 월부값도 없고 길에 오래 머무르지 않아도 되거든." 이라고 받아친다. 과연 진정한 취미는 무엇일까? 생각하게 한다.

모든 읽을 거리에는 칼라풀한 그림이 있어서 심각한 질문을 유머러스하게 풀어나갈 수 있다. 아쉬운 점은 페이지 숫자 옆에 제목이 없어서 지금 보고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 다시 돌아가 확인하게 된다. 함께 표기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알찬 회화교재다. 지문과 질문이 매우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단 우리말 해석이 없기 때문에 선생님의 도움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원서에 익숙하다면, 주어진 질문에 스스로 답을 한다면 외국인과 언제라도 즐거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을 정도가 될 것이다. 잘 만든 교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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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마지막에 본 것은 그날, 너는 무엇을 했는가
마사키 도시카 지음, 이정민 옮김 / 모로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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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천으로 얼굴을 가린 여인의 머리 뒤로 빨간색과 진한 파란색이 퍼져있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궁금해지는 책 표지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밤, 경시청 앞 빈 건물 1층에 50-60대로 보이는 여성의 시체가 눈을 가느다랗게 뜬 채로 놓여있다. 괴짜 형사 미쓰야와 젊은 형사 가쿠토가 이 사건을 맡는다. 사망자는 마쓰나미 이쿠코로 밝혀지고, 노숙자로 주소지가 불분명하다. 문제는1년 전에 발생한 살인사건의 사망자 요시하루라는 남성의 서류가방에서 나온 지문이 이쿠코의 것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두 건의 살인사건, 두 명의 범인이 밝혀져야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그 두 사건이 연결되어있다. 괴짜 미쓰야 경위는 아주 초기부터 사건의 진범을 파악하고 있었으면서도 전혀 의외의 것인 요시하루의 집에 놓여진 꽃꽂이에 독자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세 쌍의 부부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쿠토-히로시 부부, 리사-요시하라 부부, 유스케-나루미 부부다. 이쿠토 부부는 가난한데다 아이도 없지만 500엔씩 저금한 돈을 기부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돌연 남편이 죽으면서 이쿠토는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리사는 모든 것을 통제한 남편의 죽음에 남들 앞에서는 슬픈 연기를 하고 있지만, 실은 자유를 느낀다. 딸은 부모님에게 보내버리고, 자신은 인스타에 얼굴없는 행복한 일상을 올리며 불륜남과의 만남을 이어간다. 유스케는 이쿠코의 남편을 트럭으로 친 것에 죄책감을 갖는다. 이쿠코의 남편이 이미 숨진 상태에서 트럭에 돌진한 것으로 무죄로 판명되지만, 아내는 이런 남편과 이혼하고 아들과 함께 집을 나가버린다. 부부간의 연결고리가 가장 강했던 이쿠토 부부는 진심으로 서로 아끼고 사랑했고, 이쿠토는 나머지 두 가족과 연결되어있다.

많은 등장인물 중에서 의외의 인물이 범인으로 지목되고 그 반전과 사연에 아연실색해진다. 초반에 비해 후반전개가 매우 바쁘다. 이야기를 수습해야하는 시점에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나타난다. 범인이 이 사람일까?를 계속 추측해보지만 마지막에 존재감을 드러내는 인물들로 반전의 놀라움을 준다.

현대인의 깊은 외로움과 이를 감추기위해 SNS에 보여주기식 삶을 연기하는 사람들, 타인의 일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은 이웃주민들, 사람을 점수로 매겨 자신보다 점수가 낮은데 더 잘 사는 여자들에 대한 질투, 상처주는 말인 줄도 모르고 내뱉는 냉정한 말, 자신의 회사만을 생각하는 사장과 같은 인물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렇게 부정적인 관계 속에서도 마음의 문을 열어 곤란에 처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인물들의 따뜻함이 오랜 여운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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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시그널 - 다음 희생자가 되기 전에 우리가 읽어야 할
데이비드 기븐스 지음, 김아인 옮김 / 지식의편집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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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시그널, 다음 희생자가 되기 전에 우리가 읽어야할" 이라는 살짝 무서운 제목은 과연 범죄자들이 어떤 시그널을 보내는지 궁금하게 만든다.

저자는 미국의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의 권위자이자 인류학자다. 사람을 관찰하는 것이 직업이다. 그의 저서 <비언어사전>은 세계적으로 범죄행동연구의 지침서로 사용되고 있다. 왠지 셜록 홈즈나 미드 '라이투미(Lie to me)'의 라이트만 박사나, '멘탈리스트'의 페트릭 제인과 같이 사람의 표정이나 태도를 읽는 뛰어난 관찰자가 아닐까 상상해본다.

책은 10장으로 되어있다. 거짓말의 표정, 손,어깨, 입술, 눈이 말하는 것, 사기꾼의 표적, 살인자의 경고, 습격의 전조, 성착취자의 모습, 무산된 테러, 조직폭력배 신호, 불법 비즈니스 설계, 중독의 표식, 도둑들과 같은 범죄자들이 보내는 시그널을 해석한다.

저자가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말로 진실임을 강조하지만 신체언어는 진실을 이야기한다. 뇌에서 신경중추를 자극하고 근육을 움직이게하는 일련의 과정은 부지불식간에 진실을 드러낸다. 범죄자들이 입으로 하는 언어표현보다 비언어적 표현을 잘 캐치해야하는 이유이다. 뭔가 이상하거나 섬뜩하다는 느낌이 들면, 의심하고, 조심한다.

몇 개의 범죄 시그널을 살펴보자. 꼿꼿이 세운 집게손가락은 빌 클린턴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가 없다고 말하며 취한 제스처다. 거짓말을 감추기 위해 분노의 집게손가락을 쳐들었다. 거짓말을 할 때의 시그널은 입술에 힘이 들어가 일자가 되고, 어깨는 경직되며 눈을 피한다.

오랜 시간 축적되어 살인이나 착취의 단계에 이르는 범죄에서는 시그널을 계속 보내고 있다. 가정 내 폭력은 물건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해서 오랜시간 차곡차곡 축적된 후 살인에 이르게 된다. 아동 성착취자는 순종적으로 보이는 어린아이를 타겟으로 비싼 선물과 특혜를 제공해 길들인 후 만지기와 성학대에 이른다. 아이와 키스하거나, 간지럽히거나 레슬링을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면 아이에게 직접적인 질문을 통해 확인하고 부모가 지켜줄 것이라는 안심을 시켜 아이를 떼어놓아야한다. 계속되는 시그널을 얼마나 빨리 캐치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야바위꾼을 이길 수없는 것이 손이 눈보다 빠르다는 사실이다.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뇌가 받아들여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손은 숙달된 경우 정보이해 프로세스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 뇌가 훨씬 빠를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 뇌에서 걸러 나오는 언어적 표현보다 몸으로 보여주는 시그널이 더 빠르고 정직하다.

의문이 드는 점도 있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 대부분은 공격하기 전에 미리 경고를 한다고 하지만, 저자가 언급한대로 훈련이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신체언어적 시그널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사이코패스는 죄책감에 고개를 숙이거나 시선을 피할 것 같지는 않다. 이런 부류는 어떤 시그널을 보내는지 궁금하다. 따로 분석이 필요해보인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있다. 브레이크 댄스는 뉴욕 조폭의 격렬한 몸동작에서 시작되었다. 브레이크 댄스의 과장된 신체언어는 신체능력과 균형감, 육체적 힘을 드러내보기에 무섭다. 패싸움의 상징적인 대용물로 이용했다. 조폭세계에서 나온 또다른 춤인 카포에이라는 브라질 아프리카 노예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역시 전투에서 우위라는 경고를 보여준다. 흥미롭다.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사례가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다양하다. 찰스 맨슨의 살인행각이 1969년이고, 하워드 휴즈 자서전 사기꾼 어빙의 경우가 1972년이고, OJ 심프슨이 1994년이고, 빌 클린턴이 1998년, 마샤 스튜어트의 주식 매도 사건이 2004년이다. 미국 범죄자의 사례집이라 봐도 좋을 듯하다.

일러스트레이션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눈, 입술, 어깨, 손의 신체 표현이나, 조직 폭력배의 눈에 띄는 화려한 옷차림의 특징, 중독자들의 모습을 글로 열심히 표현하고 있지만 한 장의 그림으로 보여주면 더 이해가 쉬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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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잼 쉬운 일본어 첫걸음 - 아주 쉽게 따라하는 일본어 표현의 모든 것 잼잼 쉬운 첫걸음
이원준 지음 / 반석출판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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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독학 중이다. 회화책이나 실용적인 표현을 모아놓은 책을 하나 선택해서 외워보면 어떨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적합해보인다. 아주 쉽게 따라하는 일본어 표현의 모든 것, 일본어 초급에서 중급회화까지 마스터할 수 있다는 문구가 눈길을 끈다.

책은 8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만남, 교제, 유창한 대화, 감정, 일상, 교통과 통신, 여행과 출장, 긴급상황에 쓸 수 있는 표현들을 제시한다. 8개의 파트를 챕터로 나누고 다시 유닛별로 세분화해서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떤 표현을 쓸 수 있는지 제시한다. 시원시원하게 큰 글씨로 우리말 문장, 일본어 문장, 요미카타, 한글발음표기까지 있어서 일본어를 모르는 초보자도 이 책으로 연습이 가능하도록 했다.

각 상황별 표현은 기본적인 수준이고, 문장은 큰 글씨로 한 줄을 넘어가지 않는다. 무엇보다 현실에서 바로 쓸 수 있는 표현들이어서 실용적이다. 반말부터 존경어까지 상황에 따라 문장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어 문법을 공부하다보면 겸양어, 존칭어는 문법 뒷부분에서 다루기 때문에 공부하기를 미루게 되는데, 실제 회화에서는 바로바로 써야하므로 일본어 능력과 상관없이 그냥 외워서 상황에 적용하는 게 중요하다. 실제로 기본 회화에서 문법을 따지는 것이 별 의미가 없기도 하다.

이 책은 단어와 문법정리가 따로 되어있지 않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뭔가 분석해서 익히기보다 여러 번 소리내서 읽고 외우라는 의도인 듯하다. 학습자로서도 문장만 나열한 편이 보기에 더 편하다. 문장을 소리내어 연습할 때에 원어민을 따라 흉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각 챕터에는 QR코드가 있어서 원어민 녹음을 바로바로 들을 수 있다. 연속해서 듣고자한다면 홈페이지에서 MP3 전체를 다운받을 수 있다.

간단한 일상회화는 물론 여행 가서 요구하거나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을 익힐 수 있다. 긴급상황에서 쓸 수있는 말들도 포함되어 있어서 다양한 상황하에서 바로바로 쓸 수 있어 매우 실용적이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묘사한다든지 요구하는 표현은 없다. 다음 단계의 교재를 이용해야할 것이다.

일본어 초급 회화교재를 고민하고 있다면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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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로 읽는 독일 프로이센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5
나카노 교코 지음, 조사연 옮김 / 한경arte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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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시리즈 5권이다. 저자는 이미 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왕조, 부르봉 왕조, 영국의 왕조, 러시아 로마노프왕조를 저술했다.

프로이센은 15세기 폴란드의 속국이었다. 이 지역은 독일기사단령이었는데 기사단 총장이었던 프리드리히 1세의 선조가 이 지역을 호엔촐레른가의 공국으로 삼으며 왕조의 터를 잡았다.

1701년부터 1918년까지 217년간 존속했던 독일의 프로이센 왕조는 9명의 왕이 왕위를 이어갔다. 그런데 왕의 이름이 서로 비슷해서 백성들이 왕의 외모나 특징을 잡아서 별명으로 불렀다는데 매우 흥미롭다. 프리드리히 1세는 '구부러진 프리츠'로 초라한 외모였고, 빌헬름 1세는 '군인왕'으로 폭력적이긴 했지만 이민을 장려하고 군비를 늘려 세력을 키웠다. 프리드리히 2세는 독일인이 가장 존경하는 '대왕'이다. 후세가 없어서 대왕의 조카인 빌헬름2세가 왕위를 이었는데 '뚱보난봉꾼'이라는 별명처럼 게으르고 여자를 밝혔다. 빌헬름 3세는 말주변이 없어서 '부정사왕'이라 불리었는데 당시 유럽을 주름잡던 나폴레옹에게 패했다. 부정사왕의 장남은 '넙치'로 독일을 공업국으로 발전시킨 인물이었고, 차남인 '희수염왕'은 비스마르크 철혈재상과 함께 독일제국을 만든다. 그의 아들 프리츠는 병으로 요절하였고, '마지막 황제'인 빌헬름2세는 카이저 수염을 한 오만한 성품이었으나 1918년 1차세계대전 후 네덜란드로 망명해서 82세까지 장수하였다.

생각보다 간단한 역사이고 왕위계승을 둘러싼 갈등이나 음모, 살해와 같은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없다. 역시 독일답게 담백하다. 가장 인상적인 왕은 프리드리히 대왕인데, 동성애자로 온화하고 예술가적인 인물이었다. 그럼에도 오스트리아와의 7년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기적이자 행운이었는데, 오스트리아 편이었던 러시아가 엘리자베타 여제가 죽고 표트르 3세가 오르며 프로이센 팬임을 자처하며 공격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당시 강대국인 프랑스를 흠모하여서 궁중에서 프랑스어를 사용한 것은 그의 한계다.

프로이센 왕조의 왕은 물론 가족들과 신하들의 초상화는 물론 세태를 비꼬는 그림까지 다 볼 수 있어서 프로이센 역사가 가까워진 느낌이다. '구부러진 프리츠' 초대왕 프리드리히 1세의 초상화를 보니 당대에 동경의 대상이었던 화려한 프랑스 루이14세 옷과 유사하다. 화려한 숄 안에는 갑옷을 입고 당당하게 서있지만 궁정화가 바이데만의 미화일뿐 초대 왕의 외모는 초라했다. 안톤 그라프가 그린 <프리드리히 대왕>은 큰 눈의 온화함이 묻어나온다. 히틀러가 이 초상화를 지하 참호벽에 걸어 두었다니 존경하는 인물이었을 것이다. <산책 중인 루이제 왕비와 두 아들>은 어눌한 '부정사왕'의 아내 루이제 왕비와 왕위를 계승한 장남과 차남의 어린 시절 모습을 미화해 그렸는데, 영국의 다이애나비와 두 아들을 연상케한다. 프란츠 폰 렌바흐의 <비스마르크>는 철혈재상의 단호한 모습이 보는 이를 압도한다. 190cm 100kg가 넘는 거구였다고 하는데 빌헬름1세와 어깨를 맞대어 독일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카리스마가 품어나온다. 외교로 통일을 이루려했던 왕과 전쟁을 통해 성사시키려했던 비스마르크는 서로 의견차이는 있었지만, 프로이센 중심의 독일제국을 건설하자는 목표가 같았기에 서로 깊이 신뢰하였다.

프로이센 역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다면 검색해서 미리 보고 읽으면 좋을 책이다. 독일지역에서 일어난 30년 전쟁, 7년 전쟁, 혈연이나 혼인으로 연결되어 있는 유럽의 왕조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좀 당황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의 각주에 간단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명화와 연관지어 비교적 쉽게 217년의 프로이센 왕조의 역사를 훑어보기에 좋은 책이다. 읽으며 더 관심이 가는 인물이나 역사적 사건이 있다면 깊이있는 책을 찾아 읽으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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