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아딕투스 - 알고리즘을 설계한 신인류의 탄생
김병규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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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 내가 살았던 시대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정의될까?

형체없는 4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무 자르듯이 잴 수 없었지만, 적어도 코로나 팬데믹 만큼은 큰 방점을 찍지 않을까?


고열과 인후통, 몸살을 동반한 코로나의 경우 스스로가 자각되는 증상이지만, 공기처럼 존재하며 그 해악을 알 수 없는 것이 게임을 비롯한 스마트폰 중독이다. 


경영학과 교수인 저자는 마케팅, 심리학, 뇌과학 분야의 배경지식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관심 자본을 독식하기 위해 MAGA로 칭해지는 빅테크 기업이 디자인한 비즈니스 전략을 해부한다.


먼저 시핑sipping - 호기심 유발단계로 즐거움을 맛보하게 하는 시식같은 행위다. 무로배송, 신규고객 할인 쿠폰 제공, 한달 사용료 공짜의 미끼 같은 것. 언제든지 이 미끼를 떨궈낼 수 있으리란 장담으로 덥썩 문 소비자들은 이내 코 꿰인 자신을 보게 된다.

두번째 후킹 hooking - 인간의 생존을 위해 새겨진 뇌의 보상회로를 작동시킨다. 예상치 못한 보상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붙잡는다.

세번째 노킹 socking - 현실에서 벗어나 디지털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한다. 최소한의 동작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가상의 화폐단위를 사용하여 지출에 대한 고통을 없앤다.

네번째 인터셉팅 intercepting - 간신히 현실 세계로 빠져나온 사람들을 다시 회귀시킨다. 조건 형성된 알림을 이용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러한 빅테크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은 SNS와 콘텐츠, 뉴스, 쇼핑, 게임 산업 전반에서 소비자들을 꽁꽁 둘러싸고 있다. 돈되는 것은 저 빅테크 기업이 다 해먹고 나약한 개미들은 한없이 작고 나약해져버린 기분이다. 

그렇다고 탈출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중독경제의 시대, 휩쓸리지 않기 위한 첫번째 방법은 그 파도를 타는 것이다.

작은 규모로 자신만의 중독 모델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뉴매커닉 전략, 새로운 세대 공략하기 등이 그것이다.

아니면 정반대로 승부수를 던질 수도 있따. 중독에서 벗어나는 어딕션 프리 전략이다.

인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거나 사람들의 자기 조절을 도와주는 사업을 펼칠 수도 있다.


중독경제의 파도를 타든, 그 파도에서 탈출하든 

오늘 당장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앱의 알림 기능을 꺼 두는 것이다.

또한 자신만의 선호나 취향을 바탕으로 큐레이션을 할 수 있는 큐레이테인먼트 전략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장착하면 두렵지 않은 신무기가 될 것이다.


혹자는 새로울 게 없는 내용이라지만, 두께에 비해 쉬이 읽히고 현재 우리 경제가 놓여있는 지점을 돌아볼 수 있어 좋았다.

- 보상회로는 생존에 필요한 물질이나 행동에서 즐거움을 경험하게 하고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욕구를 만들어냄으로써 인간의 생존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보상회로 자체에는 판단 기능이 없다는 점입니다. 보상회로는 욕구를 만드는 단순한 기계장치와도 같습니다. 그래서 어떤 물질이나 행동이 더 이상 사람들의 생존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심지어 인간의 건강을 해치더라도 뇌에 아주 큰 즐거움을 준다면 보상회로는 그들에 대한 강하고 반복적인 욕구를 만들어냅니다. 마약 중독이 좋은 예입니다. 3 - P36

- ‘많은 시간’과 ’단절된 삶‘이라는 두 가지 요소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늘어난 사람들에게 자신의 신간을 즐겁고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하는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이 문제에 가장 손쉬운 해법을 제공합니다. - P56

중독경제의 시대를 간단히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광고가 수단이 아니라 목적이 되고, 소비의 성격이 일회적인 것에서 연속적인 것으로 변화하며,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서 구매 이후가 중요해지고, 마켓의 개념이 시장에서 소비자로 변화합니다.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 또한 매출에서 사용자 수와 사용 시간으로 바뀝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기업이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을 자신의 앱에 중독시켜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중독경제의 핵심입니다.
소비재 시장의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기업의 목적도 ‘판매‘에서 ‘중독‘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호모 아딕투스의 시대에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사업자의 사업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므로, 이에 대처하지 못하는 기존 사업자들은 커다란 위기에 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소비자는 호모 아딕투스이며, 지금 비즈니스의 핵심은 중독경제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합니다.
- P82

- "유튜브 알고리즘은 당시이 원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을 유튜브에 중독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기욤 샤스롯. - P112

- 사람은 본능적으로 긍정적 정보보다 부정적 정보에 관심을 가집니다. 부정적 자극을 보게 되면 심박수가 증가하고 생리적 긴장 상태가 유발되며 뇌의 대뇌피질에 강한 전기 반응이 나타납니다. 이는 뇌가 사람의 모든 감각과 사고를 부정적 저보에 집중시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뇌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사람을 각종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 사업운영을 위해서 광고수입이 필요한 미디어 회사 입장에서는 사람들의 주목도가 높은 기사를 내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부정적 내용의 기사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기사 제목에도 자극적인 단어가 많이 사용됩니다. ... 중독 경제가 뉴스 기사의 부정성과 자극성을 심화시킨다는 것입니다. - P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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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식물상담소 - 식물들이 당신에게 건네는 이야기
신혜우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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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B(bi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 라고 했던가.

꿈과 생계 사이에서 한번 쯤은 망설이다 현실이 주는 무게에 침잠하게 된다.

그런 면에서 저자는 행운아인 셈이다.


어려서 큰 수술을 하고 잔병치레를 하면서 다소 조숙했던 저자는 살구나무의 살구를 관찰하는 그런 평화로운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는데, 생물학과에 진학해 식물분류할자가 되면서 그 꿈을 이룬다. 그러면서 취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식물 일러스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책은 제 자리에 있지 못해 성숙하지 못하는 열대식물과 인간에 의해 이식되어 외래종, 침입종 취급을 받는 식물들, '그 가치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식물들'인 잡초에 대한 이야기들 속에서 삶의 철학을 뽑아낸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와닿는 말은 

"꿈과 직업을 구분해서 생각해보면 어떨가요?" 이다.

100세 시대에 꿈이 곧 직업으로 이어지는 것도 따분한 일 아니겠는가.


부모님 등쌀에 못이겨 차선책을 선택해 가는 청소년들이라면 살짝 위안이 되는 말일 게다.



베란다에서 키우는 식물이 예전만큼 잘 자라지 않는다. 예전에도 잘 자라고 있었던 건 아니라고 말한다. 그저 성장이 지연되어 적당히 자라고 있었던 것이라고.

자신이 키우고 있는 식물에 대한 근본적인 지식이 없으면 슬픈 일이 자주 발생한다.
화분에 담겨 성장이 지연된 채 지내는 열대식물을 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일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자신에게 맞는 자리에서 크고 멋지게 자라는 열대식물처럼 우리도 각자에게 맞는 자리에서 비로소 멋진 열매를 맺고 피울 수 있는 것 아닐까? 24~25 - P25

- 죽음을 생각하면 무언가를 결정할 때 좀 더 선명했다. 집에 물건을 적게 두는 것, 부끄러운 걸 남겨두지 않는 것, 죽고 나서의 정리,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의 양도 꼼꼼히 생각하게 되었다. 생물은 태어나면 모두 죽게 되어 있으니까.
병이 내게 준 또 다른 중요한 가르침은 평온한 일을 하며 살고 싶다는 것이다. 살구나무의 살구를 관찰하는 그런 평화로운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다짐했다. - P33

- 인간외의 동물과 인간이 분명하게 다른 것이 있다. 동물도 식물을 먹고 이용하지만 인간처럼 생존의 문제가 아닌 것을 위해 대량의 식물을 죽이거나 마음대로 DNA를 바꿔 종의 근본을 건드리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 P50

- 분무기로 잎에 물을 뿌려 식물의 갈증을 해소해주려는 건 헛된 사랑 표현이다. 물을 뿌리는 것보다 차라리 가끔 한 컵의 물을 흙에 부어주는 게 낫다. 자주 잎을 닦거나 어루만지는 것도 식물에겐 스트레스가 된다. 53
사랑을 조금 줄여보면 우리 인생에도 관계에도 기다리던 꽃이 필지 모를 일이다. 59 - P53

예순 살까지 이것도 저것도 마음껏 해보며 살아도 돼요. 아니, 평생 그렇게 살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꿈과 직업을 구분해서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210
우리가 잘 아는 《파우스트》의 작가 괴테는 철학자이자 과학자이기도 했다. 《데미안》을 쓴 헤세는 시인이자 소설가이자 화가였다. 생태학에 이바지한 헤결은 생물학자이자 의사이며 화가였다. 교육서 《에밀》을 쓴 루소는 교육학자이자 소설가, 작곡가이면서도 식물학에 조예가 깊었다. 생물학에서 빠질 수 업슨 린네와 다윈도 여러 직업을 가졌다. 한 사람이 백 세를 누리는 요즘의 인간 수명을 생각하면 그리 오래전은 아니다.
... 좋아하는 일 앞에서 갈등하는 많은 이들이 주저하지 말고 용기를 더 냈으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는 좋아하는 꿈을 어릴 때 더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것 같다. - P214

인간에 의해 웬만한 식물은 자랄 수 없는 파괴된 장소에 강인한 생존력을 가진 외래종이 처음 자리를 잡아 그 지역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낮추었다는 연구였다. 외래종이 갑자기 등장해 자생식물들의 생태계 흐름을 어지럽힌다는 건 부정적인 일이지만 외래종도 결국 식물이다. 식물은 어디서든 광합성이란 자신의 본분을 잊지 않는다.
식물에는 국경이 없다. 어떤 나라의 소속이라고 식물을 편 가르는 건 무의미하다. 식물은 각각 자신만의 영역이 있을 뿐이다.
식물은 모두 자신만의 국경을 가지고 살아왔다. 인간이 마음대로 옮기고 외래종, 침입종, 귀화식물이란 딱지를 붙였을 뿐이다. 식물에겐 본디 죄가 없다.
- P224

"아무도 안 하니까 하지!" 다들 기피하는 일을 하는 건 위대한 일일지도 모른다. 259

" 나도 그림을 그리지 않아 이 분야를 잘 모르고, 너도 독학이라 잘 모르지만 그림이 쌓이면 무언가는 된다." 그리고 또 이런 말씀도 해 주셨다. "나중에 알고 보니 형식에 맞게 정확하게 그렸다면 바르게 가고 있어 좋은 것이고, 만약 전혀 형식이 다른 그림을 그렸다는 걸 깨달았다면 아마도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거겠지"라고 말씀해주셨다. (박수현선생님의 말씀)
그 말씀 때문에 나는 지금까지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은 걸 한다는 건 개척자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이다. 260 - P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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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애나 번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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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분쟁은 신교도(영국)과 구교도(아일랜드)의 분쟁. 

U2의 Bloody Sunday를 통해 어린 아이까지 죽음으로 내몬 영국군의 잔인하고 탐욕스런 행태로 기억되었다가 <노 본스> 1부를 통해 그칠 줄 모르는 분쟁속에서 살아가야 했던 북아일랜드인들의 삶이 온전하게 지켜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소설은 1969년 영국군이 북아일랜드에 처음 왔을 때부터 1994년 정전선언 때까지, 북아앨랜드 벨파스트 지역 아도인이란 작은 마을 배경으로 씌여졌다.

"트러블은 목요일에 시작되었다"라는 서두에서 '트러블'은 북아일랜드 독립 투쟁을 둘러싼 혼란과 폭력이 이어진 시기를 지칭한다.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반복되는 전시 상황속에서 인간성을 온전하게 보존 할 수 있을까?

시도 때도 없이 들이닥쳐 조성되는 공포 속에서 폭력은 일상이 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걸거리에서. 미처 성인이 되기도 전에 폭력과 섹스에 노출되어 아이는 성장의 과정 없이 메마른 삶에 내던져진다.


7살의 어린 아밀리아가 오빠에게 소중한 보물을 빼앗기는 상황에서 사태를 모르고 무심하게 대응하는 엄마의 모습에서 어른들의 표본을 본다. p73


불안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아이들의 세계도 거칠다. 고조된 감정은 급우들 사이에서 폭력을 낳는다. 희생양은 아밀리아. 


또래들 사이에서의 따돌림이나 폭력은 전시 상황이 아니어도 발생할 수 있는 법이니. 

아밀리아의 엄마는 실용적인 싸움의 기술을 자녀들에게 숙지시킨다.

싸움을 걸지 말되, 싸움을 걸어오면 가장 센 한놈만 패라. 절대로 도망가지 마라.


소설의 맥락과 상관없이 이 부분이 인상적이어서 밑줄을 좍좍 그었다.

청소년이 또래 집단이 모인 곳에서 발생할 수 밖에 없는 따돌림, 폭력의 상황에 놓였을 때 유효한 지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소설의 끝까지 보진 못했지만, 

아밀리아의 삶이 점차 망가져 가는데에는 '모든 일이 과격한 죽음에 묻'힌 현실 때문이다.


뻔뻔함과 폭력은 커다란 계기가 작동하지 않는 한 그 강도가 점점 세지는 법.


작가가 자신이 살던 마을 배경으로 그 시절 있을 법한 이야기를 풀어 놓은 이유는 전쟁은 어떤 이유로든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가 아닐까.

지금도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그 어떤 전쟁에서든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이는 어리고 연약한 생명들일테니.

장기화된 전쟁은 전쟁의 무기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밑바닥에 자리잡은 추악한 본능과 폭력에 의해 사람들의 인격을 말살해갈테니,

제발 그만 전쟁을 멈추시라!

이런 마을 하고 싶지 않았을까.




어른들은 도무지 아무것도 이해를 못한다. 어리석고 늘 딴 데에 정신이 팔려 있고 생각이 없는 족속들이다. 아무것도 모른다. 항상 뭐든 엉뚱하게만 받아들인다. - P73

말했듯이 감정이 고조된 상태였고 이럴 때면 언제나 희생양이 반가운 법이다. - P114

엄마의 싸움 규칙이 머릿속에 써올랐다. 두 가지가 있다. 이런 식이다.
규칙1 :(ㄱ) 싸움을 걸지 마라 (ㄴ) 누가 먼저 싸움을 걸면 맹렬히 달려들어라. 그래야 이기든 지든 위신을 지킬 수 있으니. (ㄷ) 안전하지 않은 구역에 있다면, 그냥 안전하지 않은 구역에서 싸워라. 어쨌거나 위신을 지켜야 하니까. (ㄹ)싸움을 걸어온 사람이 한 명이면 맨손과 발을 써라. 상대가 무기를 쓰지 않는 한은. 만약 무기를 쓴다면 (ㅁ)무기를 원하는 만큼 써도 된다. (ㅂ)상대가 한 명 이상이면 그쪽에 무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수적 열세를 보충하기 위해 무기를 필요한 만큼 써라. (ㅅ1) 만약 상대가 한 명이상이고 승사이 적을 때는 한놈만 패라. 빨리 결정을 내리고 끝까지 물고 늘어져라. (ㅅ2) 가장 위험한 놈을 골라라. 두 번째로 위험한 놈은 소용없다. (ㅇ)‘이놈은 내가 죽인다’라고 생각하고 남은 평생 더 불쾌한 일은 딱 이거 하나뿐이라는 듯 죽어라 매달린다. - P116

(ㅈ)무기가 없고, 상대가 떼로 덤비고, 시간이 없는 등 불리한 상황이라면 가장 위험한 놈을 골라서 딱 하나 눈만 노린다.
규칙2 : 절대 도망가지 마라. - P117

영영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 모든 일이, 언제나 그럿듯, 그 다음의, 새로운, 과격한 죽음에 묻혔다. - P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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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먹어가면서 책을 쓴 이가 늦깍이로 출발했다는 서설이 있으면 일단 호감이 간다. 자~ 너도 할 수 있어! 하는 토탁거림 같은 느낌이랄까.


저자는 34살에 미술 복원을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 피렌체로 유학길에 오른다. 이 책은 피렌치와 베네치아(+만토바)를 중심으로 활약했던 르네상스 시기 화가와 작품들을 사랑, 영혼, 행복, 인문학 등 13개의 주제로 나눠 소개학 책이다.


책의 포문을 연 도나텔로의 다비드상은 흔히 떠올리는 조각같은 몸매가 아니다. 158cm의 미성숙한 소년의 모습으로 도나텔로는 그가 쓴 모자와 밟고 있는 골리앗의 투구를 통해 본능을 이긴 인간의 승리를 묘사하고 있다. 현대 회화 이전의 서양 회화는 어쨌든 그림을 통해 메시지를 전하고 있으니 그림이 전하는 상징들은 우리에게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산드로 보티첼리의 <봄>이 이토록 다양한 논쟁거리를 품고 있는 줄은 몰랐다. 이 역시 고전의 지식이 있어야 해석 논쟁에 숟가락을 얹을 수 있다.


무엇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대한 해설은 다빈치의 천재성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12제자의 자리 배치가 별자리 순서이며 제자들의 행동 묘사를 통해 그들의 성격을 드러내는 치밀함, 그림이 그려진 식당벽에 일정하게 못을 박아 정교한 원근법을 사용한 흔적,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장기간 보존 방법을 버리고 느리게 그리기 위해 건식 기법을 사용한 것들이 그렇다.


이 책을 가장 먼저 읽은 수린샘은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수태고지의 마리아>를 극찬했다. 이탈리아 초상화의 전통을 세운 메시나의 이 그림은 기존의 <수태고지>의 방식을 뒤엎고 오로지 마리아의 표정과 시선, 바람결에 넘겨지는 책장을 통해 천사의 강림을 묘사했다. 


마지막으로 13장에는 뛰어난 재능을 시기한 스승 티치아노에게 버림받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했던 틴토레토의 삶이 화풍에 옮겨진 듯 해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이 책에 소개된 대부분의 화가들은 10세 전후로 조실부모를 하였다. 어릴 적의 외로움과 헛헛함, 불안이 이탈리아 특유의 활발한 상업적 유산과 맞물려 자연의 질서와 인간의 심리 묘사에 더 치중하지 않았을까. 그 시대 고아가 된 이들이 공방이나 수도원으로 흘러들어가 화가와 같은 예술분야에서 성공하는 것이 비교적 흔한 걸 보면 오늘날 이탈리아가 명품의 본고장이 될 수밖에 없겠다란 생각이 절로 든다. 


이탈리아엔 마을마도 공방이 있었고, 조선엔 서당이 있었다! (나의 깨달음)

그래서 이 나라는 장인 정신 대신 (사)교육 열품이 잦아들지 않는 것인가!

...

이탈리아를 가게 된다면 베네치아에서 틴토레토를, 만토바에서 만테냐를, 그리고 피렌체에 들러 당대 이탈리아 화단을 이끌었던 화가들의 작품속에 오래 오래 침잠하고 싶다.




도나텔로는 다비르를 ‘골리앗이 상징하는 야수적 인간의 본능을 제압한 승리자‘라고 본 것입니다. - P33

이 무렵 종교의 주제가 ‘신‘이 아닌 ‘신과 교감하는 인간‘에게로 옮겨집니다. 마리아는 천사를 직접 만난 인간, 현대 과학으로 설명이 안되는 성령에 의한 임신, 그리고 십자가에 매달려 죽으면서 신의 구원자라 불리는 아들의 어머니 역할을 끝까지 수행하며 신과 교감하는 인간입니다. - P73

원근법이란 단순히 입체 공간을 그리는 화법일 뿐 아니라 인간 세상의 중심이 누구인가를 기하학으로 보여주는 방법이었습니다. - P82

마리아는 신과 인간사이를 이어주는 문으로, 예수가 이땅에 오도록 그의 통로가 되어준다고 해석합니다. - P85

이전까지는 신의 은총이나 죽음을 표현한 보편적인 가치만이 그림의 주제로 그려졌습니다. 리피가 그린 것은 자신이 느낀 행복입니다. 이제 개인의 행복이 르네상스 미술의 중심으로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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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씽킹 WEALTHINKING (양장) -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켈리 최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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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먹고 시작한 일이 틀어지거나 오랫동안 준비해온 시험에 낙방할 때마다 <시크릿>류의 자기계발서를 찾아읽곤 했다. 사람들의 뻔한 위로보다 역경을 극복한 이들의 체험담은 새로운 용기를 주기 때문이다. 켈리 최의 <웰씽킹>이 그렇다.

전북 정읍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켈리 최는 고교진학이 어려워지자 고등학교는 꼭 졸업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상경해 주경야독생활을 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녀는 무일푼으로 일본에 건너가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을 졸업한 뒤 패션의 본고장 파리로 떠난다.

경제적 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언어가 통하는 것도 아닌데 그 시절 일본으로 프랑스로 훌훌 떠날 수 있는 그녀의 대담함은 남다른 것 같다.

남다른 열정으로 30대 중반에 전시사업에서 성공을 거두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10억원의 빚을 진 뒤 자살을 시도하다 엄마를 떠올리며 재기를 전환. 2010년 리옹에서 켈리델리 1호점을 시작으로 세계적인 부호반열에 들어선다.

그녀가 정의하는 부자는 손에 들어온 돈을 새지 않게 막는 사람이 아니라 사회적 공헌을 실천하면서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이다. 즉 돈과 공헌, 인격이 완성될 때 비로소 부자라고 말을 한다.

그녀의 책 제목 웰씽킹은 Weath +Thinking 의 합성어로 웰씽킹은 진정한 부를 불러오는 생각의 힘이다.
책에는 웰씽킹을 실현할 수 있는 시각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중에서
‘만약 당신이 부자가 되고 싶다면 진짜 부자를 멘토로 삼아야한다’며 내가 닮고 싶은 그루가 생기면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의 강연을 들을 것을 제안한다던가,
일단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은 마음에 와 닿는다.

“그러므로 언제나 최선을 다하라
당신이 심은 목표는 때가 되면
자연스레 수확하게 될것이다.”

오래전에 나온 책 <씨크릿>의 내용처럼 명상과 시각화야말로 꿈을 이루는 키워드인 것만은 분명하다.

 

나는 내가 닮고 싶은 그루가 생기면 비용을 생각하지 않고 그 사람의 강연을 듣고 또 듣는다. - P65

돈은 부의 일부이지 전부가 아니다. 진정한 의미의 부란 나에게 들어오는 돈을 다른 곳으로 새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달하는 완전한 과정, 선한 영향력을 확대하는 일이다.
부자란 남을 돕기로 결심하고 사회적인 공헌을 실천하면서 인격적으로 완성된 사람을 일컫는다. 즉, 돈과 공헌 그리고 인격까지 완성될 때 비로소 부자라고 말할 수 있다. - P87

웰씽킹을 통해 돈버는 시스템을 구축할 사업을 시작하려면 네 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첫째,당신을 부자로 만드는 것은 수입이 아니라 지출에 달려 있다
둘째, 무언가를 도전할 수 있는 목돈을 만드는데 집중하라
셋째,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사업하거나 사업가에 투자하는 것이다
넷째,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현재 자신의 분야를 통달하라 - P123

세상에는 돈이 있는 사람과 부자인 사람이 있다. - P130

일단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최고가 되는 게 중요하다. 꿈은 다른 곳에 있다 하더라도,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꿈을 향해 도약할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최선을 다해야 하늘도 감동하는 법이다. - P184

투자를 아끼지 마라. / 열심히 하는데 여전히 제자리인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열심’이 곧 ‘성장’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성장은 새로운 에너지를 주입해야 발현된다 ... 반드시 트레이닝을 받아야 한다. 일을 더 잘할 수 있도록 wrl직무에 관련된 교육과 상담, 컨퍼런스와 강연에 참석해 자기 계발에 힘써야 한다. 성장하지 않을 때 인간은 불안해지고, 그때부터 딴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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