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랑하기 좋은 날
김지윤 지음 / 포이에마 / 2011년 2월
평점 :
좋은 책이기는 하나. 이 책에서 말하지 않은 불편한 진실들이 몇 가지 더 있다.
*초대 교회때부터 교회는 성장을 위해 여성이 가진 자원을 조직적으로 착취해 왔다. 그 자원에는 연애에 필수적인 자원인 노동력 및 시간, 금전도 포함된다.
*적어도 겉으로 드러난 행태로 볼 때, 이 나라 목사들은 시대상에 걸맞는 교회의 바람직한 비전을 제시 못하고, 미래의 자원을 당겨와 현재의 구멍을 메꾸는 데 쓰는 '퓨처 이터'들이다. 그 미래의 자원에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신도, 그리고 그 신도의 생산에 필요한 연애와 결혼이라는 기폭제도 포함된다. 그런 그들에게 여성 신도들의 이성교제? 그딴 건 이미 아웃 오브 안중.
*교회 내 남녀 성비가 무너진 것은 교회가 남성 신도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성공을 꿈꾸거나, 성공을 이루어가기 위해 정신없는 결혼적령기 남자한테 교회 기웃거릴 시간이 있나?
*교회 노처녀들이 시집 못가는 거는 눈이 비현실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교회 노처녀들은 중소기업 사장급 재력과 선교사급 영성, 탤런트급 외모를 가진 남자를 원하지만 그 세 가지를 동시에 가진 남자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도 (한국 교회식) 기독교는 이미 한국인들의 호감을 더 이상 얻지 못하는 사상이 되었다. 교회 노처녀들이여. '생육하고 번성하고' 싶거든 가라앉아가는 타이타닉호를 떠나라. "허구헌날 군대서 축구한 얘기만 하는 남자"가 여자들에게 비호감으로 낙인찍혔듯이, "교회 다니는 여자" 역시 이미 남자들에게 비호감으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현대 한국의 기독교는 더 이상 인간을 죄에서 자유롭게 하고, 절대자 하나님의 사랑 안에 거하게 하는 고등한 신념 체계가 아니다. 그저 공포 신학에 기대, 헌금을 받고 면죄부를 팔던 중세 가톨릭의 현대적 부활일 뿐. 그 권위주의적이고 억압적 체계 속에 '자유 연애를 통한 결혼'을 할 수 있을만큼 자유로우면서도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개인을 길러낼 능력은 이미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