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국방군 제7기갑여단사
한종수 지음 / 길찾기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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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던가?

이스라엘만큼 그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도 아마 유례가 없지 않을까 싶다. 근대국가 이스라엘의 성립은 시오니즘이라는 이론적 기반 위에, 영국의 지원, 그리고 나치의 유태인 학살이라는 기폭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스라엘이 성립되는 과정에서, 그리고 적대적인 아랍 국가에 맞서 독립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전쟁들로 엄청난 생명이 희생당했다.

이 책은 그 모든 과정의 한복판에 서 있던 이스라엘 육군 제7기갑여단사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이스라엘 독립투쟁사라고 봐도 별로 틀리지 않은 내용이다.

우선 기획과 출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실 이스라엘은 국방이라는 측면에서 우리가 많이 참고해야 할 나라다. 면적은 한국의 강원도만하고 인구는 1000만이 채 안 되는 소국이, 수억 인구를 자랑하는 아랍 국가들에 맞서 매번 전쟁을 치르면서도 70년 넘게 독립을 유지하고 있다. 책에서는 그 비법을 군의 민영화라고 밝히고 있다. 소수의 군부 엘리트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탈취하고, 국가를 일방적이고 군대식으로 근대화하여 그 부작용으로 민군간의 심리적 거리가 크게 멀어진 한국과는 달리, 이스라엘은 국민들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자생적으로 만든 민병 조직들이 군의 근간이 됨으로서 국방의 중요성과 병역 의무 수행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더욱 자연스럽게 납득시키고 더욱 민간 친화적이고 사기 높은 군 조직을 만들 수 있었다. 이는 급속하게 늙어가는 한국이 최강대국들 사이에서 독립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국방력을 유지하기 위해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또한 경직성이나 자원 낭비적 요소가 적은 합리적이고 유연한 군 운영 노하우 역시, 장차 우리 군이 저비용 고효율적인 국방을 실현하는 데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이후 현재까지 한국의 반유태주의는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이는 특히 출판계에 많은, 진보 지식인연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심하다. 나만 해도 반드시 시오니즘을 나쁜 사상으로 묘사하라.”는 출판사의 압력을 당했을 정도다. 그런 와중에 이스라엘군을 주인공으로 하는 책이 나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기쁘고 놀랍다. 한국의 미래 국방을 걱정하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우리 군의 체질 개선에 필요한 비법을 많이 얻어 가실 수 있을 것이다.

좀 아쉬운 부분이라면, 책 내에서 초점의 변화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즉 거시사(이스라엘 국사와 세계사)와 미시사(전투 기록 및 장비 설명 등) 간의 시점 변화가 매우 급하고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때문에 독자에게는 좀 혼란을 준다. 그리고 일부 서술을 보면 이공학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차후 작가의 작품에서는 이런 부분을 더욱 신경써 주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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