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뚝딱 전쟁 세계사 1 - 서구 문명의 아침 고대 그리스편
김희석 지음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학습만화지만 정말 알차서 시리즈가 나오는대로 다 사주고 싶은 책!"
이 책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표현하고 싶네요.
정말 버릴 것 하나 없는 알토란 같은 책이라고 하면 딱일 것 같아요. ^^

요즘 들어 학습만화라고 하면 한번 보고 말 책이라 
돈주고 사긴 아깝단 편견도 많이 깨지긴 했지만 
"같은 돈이면~"  "기왕 사줄거면~" 이란 생각에
대형서점에 나가보면 엄마와 아이가 학습만화를 살것이냐 말것이냐를 두고 
실랑이하는 장면을 어렵지않게 볼수가 있었어요.
부모님들이 학습만화를 꺼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책읽기를 싫어하는 우리 아이가 학습만화라도 읽고 
공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음 하는 마음에 학습만화를 사주는 부모님의 바람과는 달리 
아이들은 재미난 만화만 쏙 골라읽고 정작 뒤에 실린 배울거리는 전혀 안읽어서
사줘봤자 돈이 아깝단 생각이 들기 때문인데
[한눈에 뚝딱 전쟁 세계사] 는 
엄마들이 좋아하는 지식 위주의 책보다도 오히려 더 알차고 재미까지 있어서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모두 100% 아니 110% 만족할 책이었습니다.
만화만 골라 읽는다해도 충분한 공부가 되는 바로 그런 책이었어요. ^^

그리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신화도 수록돼있고
영화 30* ,  트로* 에서 봤던 내용이 그대로 만화로 소개돼서 
어른인 저도 더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답니다. ^^
학창시절, 조각조각난 단편적 지식을 죽기살기로 달달 외워 
다행히도 제 세계사 점수는 늘 100점이었지만
아마 지금같이 전반적이고 체계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시험이라면
제 점수 역시 아주 형편없었을 것 같아요. ^^;;
[한눈에 뚝딱 전쟁 세계사] 는 고대 그리스의 탄생부터 종말까지
고대 그리스 시대의 전반적인 역사를 물흐르듯이 소개해놔서 
공부가 저절로 되는 그런 책이었어요.
조각조각난 지식들을 한데 모아 또 한번 정리해 외울 필요없이
시대순으로 잘 정리돼있어 훨씬 더 편리하게 공부하기 좋은 책이랍니다. ^^ 
아이들이 좋아하는 재밌는 만화지만 그 내용이 알차서
만화만 보는 아이라해도  충분한 공부가 되고
만화 뒤에 수록된 역사 한그릇 뚝딱! 을 읽는다면
앞서 만화에서 본 내용을 한번 더 정리해보고 심화된 지식까지 배우는 것은 물론,
실사까지 많이 볼 수 있어서 
마치 그리스 여행이라도 다녀온 것 같은 뿌듯함까지 맛볼 수 있어요.^^

세계사란 과목을 배우기 전에 
이렇게 재미난 책으로 세계사를 제일 처음 접한다면
세계사가 얼마나 흥미진진한 과목인지 세계사 공부의 참맛을 느낄 수 있겠네요. ^^
아무리 답답해도 아이들 대신 공부를 대신 해줄 수는 없지만
이렇게 재미난 책으로 아이가 공부를 스스로 즐길 수 있게 
적극 도와줄 수 있단 생각만으로도 뿌듯해지는 책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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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물꼬물 갯벌 생물 이야기 - 생태 동화 2 : 우리 갯벌 생태동화 2
황근기 지음, 원성현 그림 / 꿈소담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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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생태동화 1편인 토종 민물고기 이야기를 읽고 
얼마만큼 좋은 책인지 익히 알고 있었기에
2편인 꼬물꼬물 갯벌생물이야기에 거는 기대 역시 정말 컸습니다.
"역시나~" 란 말이 딱 잘 어울리는,
정말이지 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참 근사한 책이었어요.

한창 시원한 바다로 놀러가는 이 맘때에 
썰물 때면 만들어지는 서해안의 갯벌에서 이 책에서 본 갯벌 생물들을 만난다면
수많은 이야기꽃을 피우고 아는 생물이 나오면 자랑삼매경에 빠질 수도 있겠더라구요. 

이 책의 장점은 재미난 동화와 도감을 이 책 한권에서 한꺼번에 다 만날 수 있단 점인데요
짧지만 재밌고 교훈이 가득한 동화 7편을 만나본뒤 
동화 한 편이 끝날 때마다 그 바로 뒷페이지에 
동화 속에서 등장했던 갯벌 생물들이  4컷의 사진과 자세한 설명과 함께 수록돼있어 
도감으로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책이랍니다.
특히나 동화 속에 갯벌 생물에 관한 상식이 정말 자연스럽게 녹아있어서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자연스레 공부가 되고 
굳이 외우려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외워져서
도감을 따로 들춰보지 않고 동화 7편만 읽는다해도 
충분한 공부가 되는 아주 큰 장점이 있어요.
이야기는 재미 위주로만 실어놓아서 깔깔대며 읽을 수는 있지만
내용은 부실해서
이야기 뒤에 실린 정보를 보지 않음 남는게 정말 하나도 없는 책도 종종 있는데
이 책은 이야기만 읽어도 정말 많은 걸 얻을 수 있어요.
단순히 갯벌 생물에 관한 정보만 얻을 수 있는게 아니라
교훈과 감동, 재미까지 가득해서 읽는내내 흐뭇함을 감출 수 없는 책이랍니다. ^^
몸집이 커져서 집이 작아져버린 달팡(집게)이 새 집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에선
도전과 용기를,
방게와 갈대밭의 이야기에선 공생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고
너구리의 습격을 받아 떼죽음을 당해야했던 갯지렁이들이 
너구리를 피해 갯벌 속 아주 아주 깊은 비밀 동굴로 숨어버리자
갯벌이 점점 썩어가기 시작하는 이야기는
갯지렁이들의 도와달란 요구를 거절한 갯벌 생물들을 나무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은 멀쩡한 갯벌을 메워 개발에만 급급한 
우리 인간들에게 자성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해주는 이야기인것 같아
가슴 한켠이 콕콕 찔리더라구요.

우리 가족이 몇해전 제주도 우도 항구에 도착해 
좀 어두컴컴한 바위해안으로 내려갔을때 제일 처음 보았던 갯강구가
바퀴벌레 비슷한 징그러운 생김새로 절 놀라게 했던 것과는 달리
실은 음식 찌꺼기를 먹어치우는 청소부 역할을 하는 기특한 생물
(p173 갯강구 설명 중에서) 이라는 것도 알게 됐고
안면도에 놀러갔을 때 맛소금 한 봉지를 사다가 모래 속 구멍에 뿌리자 
쏘옥 모습을 드러냈던 맛조개가
다른 조개에 비해 저칼로리 식품으로 칼슘, 철분, 아연이 풍부하다는 사실
(p 60 맛조개 설명 중에서)도 이번에 처음 알았답니다. ^^

갯벌 체험을 가거나 서해안에 놀러갔다 썰물 때면 만나게 되는 갯벌 위에서 
만나게 되는 갯벌 생물들이 구멍을 뚫어 갯벌을 편히 숨쉬게 해주고
죽은 동물의 사체를 먹어 갯벌을 깨끗하게 청소해주는 역할도 해내다니
아는만큼 보인다고 갯벌 생물들이 그 작은 생김새와는 달리
얼마나 크고 기특한 역할을 하는지 알게 되고 나니까
앞으로 그 생물들을 만나게 된다면 예전과는 사뭇 다르게 보일 것 같네요. ^^

재미난 갯벌 생물들 이야기를 통해 정보와 감동, 교훈을 전해주고,
갯벌을 훼손해선 안된단 확실한 경고까지 해주는 책이라면,
거기에 금방이라도 살아움직일 듯 세세하게 표현된 세밀화와 풍부한 실사,
아이들 방학때 요긴하게 쓰일 체험학습기록장과 
책으로만 읽는데 그치지 않고 갯벌 체험을 직접 해볼 수 있는 체험학습무료이용권이 
부록으로 따라온다면 이 책을 선택하실때 주저하실 이유가 없을 것 같네요.^^
갯벌 체험이나 서해안으로 떠나시기 전에 꼭 챙겨봐야 할 책으로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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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소녀
델핀 드 비강 지음, 이세진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표지 윗줄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수상내역만 봐도
이 책이 얼마나 근사한 책일지 충분히 짐작케 한다.
기대를 잔뜩 안고 펼쳐보게 된 책, 하지만 화려한 수상내역만큼 재미도 보장된걸까??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 책은 정말 재밌다. 
너무 재밌어서 한번 잡으면 단숨에 읽어버릴 수밖에 없다.
13살, 천재소녀 루와 18살, 노숙하는 소녀 노의 전혀 불가능해보이는 우정이,
나날이 망가져가는 노를 끝까지 감싸주는 루의 헌신적인 노력이,
나같이 다 커버린 어른에겐 다소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고, 그래서 더 눈물겹다.
책장이 술술 넘어갈만큼 재미도 있는데 감동까지 있는데다
노를 더이상 도와줄 수 없는 현실에 루와 함께 안타까워하게 되며
어느새 루의 책임감에 박수를 치게 되고 
안타깝지만 부모로선 천만다행인 결말에 휴~ 하고 안도하게 된다.
루의 눈과 생각을 좇아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며  
같이 안타까워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흡인력이 정말 대단한 책이다.

루는 아이큐 160의 지적 조숙아다.
어릴적 꿈은 교차로에 서있는 빨간 신호등이 되는 것이었고
백과사전은 반복해 읽어 다 외워버린지 오래.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이면 역에 나가 사람들의 온갖 감정을 지켜보는
참 별스런 취미까지 가진 아이다.
월반을 할만큼 똑똑하지만 자기 구두끈 하나 제대로 매지 못하고
자기보다 나이 많은 친구들과는 당연히 잘 어울리지 못하며
집에선 혼자 온갖 희한한 실험에 몰두하고
루의 엄마는 동생 타이스를 잃고나서부터는 반쯤 아니 완전히 넋이 나가있으니
집안 환경까지 평범치 않다.
루의 아빠는 루를 돌봐주고 직장에 집안일까지 도맡아 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나이인 루에게는 턱없이 부족해보인다.
루는 역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노숙하는 홈리스 소녀, 노에게 이상하게 끌리게 되고
마랭 선생님의 발표수업 주제인 "노숙자" 의 자료수집을 위해
노를 자주 만나게 되면서 노와 급속도로 친해지게 된다.
노를 혼자 두고 싶지 않단 생각까지 하게 된 루는 정말 쉽지 않은 결정을 하게 되는데
앞으로  이 책을 읽으실 분들을 위해 여기까지만 소개한다. ^^

수업이 일찍 끝나는 날이면 역을 찾아
사람들의 온갖 표정 살피기를 즐겨하는 루가,
더러운데다 자기한테 툴툴대기나 하는 노를 끝까지 감싸주는 루가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동생 타이스를 잃은 후 표정을 잃어버린 엄마의 표정을
반갑게 맞이하고 안타깝게 헤어지는 
역에 있는 사람들 표정 속에서 찾고 싶어하는건 아닐까?
비록 동생 타이스는 지켜주지 못했지만 
나약한 자기 힘만으로도 노는 충분히 지켜줄 수 있지 않을까? 
루가 이런생각을 했던건 아닌지~~

노가 루의 아파트 6층에서 황홀한 야경을 지켜보는 장면에선 코끝이 찡해왔다.
그동안 노에겐 춥고 비참하게만 느껴졌을 세상,
그런 세상을 루의 따뜻한 아파트에서 멀찍이 떨어져 바라보게 되는 장면은
난생 처음 자기를 따뜻하게 받아준 루가 만들어준 따뜻한 배려이기에 더 감동적이다.

루와 같은 반 친구 뤼카를 불러내 칠판에 동그라미를 그려보라고 한후
"그게 바로 학생이 받을 점수입니다." 라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것도 아주 수시로 독설을 내뱉는 마랭 선생님과
고등학교 1학년 과정을 2번째 듣고 있는데다 수업태도까지 영 불량하지만
얼굴도 빼어나고, 덩치도 좋고 루한테만큼은 한없이 자상한 뤼카는
무겁기만 할 것 같은 이 책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노의 모든걸 감싸주려는 기특한 생각을 천재 소녀란 점만 빼면
루는 아주 어린 13살 소녀,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서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때때로 등장하는 문장 뒤에 붙은 괄호 안 루의 부연설명은 
너무 세세해서 꼭 변명 같기도 하고
한창 종알대기 좋아하는 사춘기 소녀의 비밀 일기 속 속마음을 엿보는 기분이 들게 해서 
쿡쿡 웃음이 나오게 만든다.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게 두려워 
정말로 걸릴 수 있는 온갖 병을 상상한다든가 
곤란한 상황에 처할때마다  "10분후로 순간이동", "즉각 현실 복귀 기능" 과 같이
누가 천재소녀 아니랄까봐 상상력을 총동원해 만들어낸 기능들은 
정말이지 너무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

더없이 풍요로워진 세상이지만
정작 춥고 배고픈 사람들은 외면해버리는 차가운 사회현실을 안타까워하는 
루의 마음이 전해져 많이 안타까웠지만
루와 노의 불가능할 것 같은 우정에 같이 웃음짓게 되는 그런 책이다.
어리게만 보이던 루가 가슴아픈 일을 겪으면서 서서히 자라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그런 책이기에
아이들의 순수한 감성을 느껴보고 싶은 어른들에게도
또래 친구의 아름다운 우정에 같이 웃음 짓고 눈물 흘리고 싶은 청소년들에게도
이 책을 꼬옥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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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비가 넘 많이 와서 김치랑 오징어를 잘게 썰어 김치전을 부쳐 먹었답니다. ^^

친한 언니가 김치를 부쳐주셔서 전 아껴아껴 먹으려고 개시도 못하고 있는데
 

울아들이 어찌나 먹고 싶다고 징징거리는지 어제 부침개로 개봉을 해버렸네요. ^^

언니가 정성을 다해 담가준 김치여서 그런지

아주 입에서 살살 녹았답니다. ㅎㅎ

입안에서 맴도는 오징어의 쫀득한 질감도 좋았고 말이죠~ ㅋ

울아들은 다 먹고나면 "또 주세요." 하고 계속 오고

신랑도 맛나게 먹고, 저도 맛나게 먹었어요. ㅎㅎ

비 오는 날엔 역시 뭐니뭐니해도 부침개가 최고인 것 같습니당~ ^^

 

비가 내려도 넘 많이 내리네요. 

제발 비 피해는 없었음 좋겠어요.

시원해져서 좋긴 한데 무서우리만큼 쏟아지니 겁이 납니다. 

모두 비피해 없도록 조심하시고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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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드의 여름 레인보우 북클럽 13
줄리 존스턴 지음, 김지혁 그림, 김선희 옮김 / 을파소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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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내려지는 폭염주의보에 낮엔 밖에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 요즘,
캐나다의 그림 같은 호숫가에서 한낮엔 벌거벗은채 형제들과 수영을 즐기고 
밤이면 그들만의 텐트 속에서 추억을 쌓아가는 
프레드의 시원한 여름을 같이 즐길 수 있어 좋았다. 
눈앞에 펼쳐지는 영상을 보듯 머릿속에 또렷하게 그려지는 
캐나다 리도 호숫가의 풍광도 정말 근사했지만
열여섯살 말더듬이 소년,  프레드가 애틋한 풋사랑에 가슴 떨려하고
무시무시한 경험을 하면서 자기를 한심하게만 보던 가족들을 오히려 보호해주고   
그간 사이가 안좋던 아버지와도 화해의 물꼬를 트는 이야기는
이 책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매년 여름을 외갓집 리도 호수에 있는 비버캠프에서 보내는 
프레드 남매(프레드, 어니, 톰, 베시)는 
올해 역시 뜨거운 여름을 시원한 호숫가에서 친척들과 함께 보내게 된다.
바로 옆 편한 오두막을 놔두고 굳이 지푸라기 침대에 모기한테 뜯기고
비바람까지 맞아가며 식사까지 손수 해먹는 
불편하기 짝이 없는 텐트 생활을 하는 아이들이 나로선 이해가 안갔지만 
그 또래 아이들이 원하는 진정한 낭만은 저런거겠지 하는데 생각이 미치자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알몸 수영을 즐기다 그야말로 딱 걸려버린 노라라는 소녀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긴
프레드가 노라를 상대로 펼치는 상상의 나래는 손발이 오그라들만큼 유치찬란하지만
그러기에 순수하고, 그러기에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내를 일찍 떠나보내고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신에게까지 엄격해진 아버지는 
프레드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사건건 못마땅히 여기고 비난해
안그래도 늘 말을 더듬어 콤플렉스덩어리인 프레드를 더 주눅들게 만들지만
프레드는 아버지의 생각만큼 한심한 소년이 아니었다.
배를 잘 몰았다는 칭찬의 의미로 아버지가 자기 어깨를 좀 세게 쳤다고
그 정도 일에 뾰로통해지는 속좁은 프레드이긴 했지만
매번 무슨 사건이 있을 때마다 
앞장서서 맏이의 든든한 역할을 충실히 해낼만큼 믿음직했고
연고 하나 없지만 끔찍한 사건과 연루된 노인의 아픈 과거를 
더이상 들춰내지 못하도록 막는 지조와 남다른 배려심도 엿보이는 멋진 면모와 
이제 겨우 열여섯, 거기에 말까지 더듬는 소년이라곤 믿기지 않을만큼
구석구석 정말이지 참 괜찮은 소년이었다. ^^

표지에 그려진 수려한 수채화를 책 속에서도 자주 만나길 기대한다거나.
(노라와의 만남이 있다해서) 프레드와 노라의 환상적인 로맨스나 
(끔찍한 사건이 있다해서) 긴장감 넘치는 모험이야기를 기대한다면
이 책은 다소 맥빠지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색감이 너무나 이쁜 수채화는 
표지와 그 뒷페이지에 그려진 흑백으로 된 그림 한 장뿐이고
노라와의 만남은 거창한 로맨스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풋사랑에 가까우며
엄청난 기술력의 컴퓨터 그래픽이 가미된 모험영화 아니면 시시한 우리들에겐
프레드의 모험 정도는 성에 안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캐나다 리도 호숫가의 멋진 풍광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즐기고 싶은 독자라면,
말더듬이 소년이 보여주는 가슴 따뜻한 가족애와 풋풋한 사랑을 
같이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더욱이 문장 하나하나가 모두 시적으로 표현돼 있고 근사한 의미까지 담겨있어
좋은 글귀, 멋진 문장만 모아 정리한다해도 노트 한 권은 족히 채울 정도고,
[캐나다가 가장 사랑하는 아동 작가 줄리 존스턴- 책 뒷표지 소개] 이란 명성에 걸맞게
작가 특유의 섬세하고 친절한 묘사로 힘들여 상상하는 수고로움까지 덜어줘
이런 친절함과 섬세함 때문에 일본소설을 즐기는 나같은 독자라면 
이 책에 더 매료될 수밖에 없다.   

프레드의 열여섯해 여름이 끝날 즈음 
푸르름으로 가득찼던 리도 호수의 풍광이 빨갛고 노란 단풍 옷으로 갈아입었듯
말더듬이 소년이 자신감 없던 마음의 옷을  벗어던지고 
부쩍 남자다워지고 당당해지는 모습은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흐뭇하고 넘치도록 매력적이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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