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포그래픽 #성경
힐러리 톰프슨 지음, 에린 도슨 그림, 이지혜 옮김, 에드워드 더피 감수 / 그림씨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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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인포그래픽성경

#인포그래픽 #성경 서평

성경은 내가 읽어보고 싶은 ‘책’ 중 하나다. ‘종교서’의 의미보다는, ‘이야기’ 측면에서 읽어보고 싶다. 성경 속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성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기도 하니깐.

성경읽기는 사실 막연한 독서 목록이다. 읽기 쉽지 않으니깐. 만약 성경 읽기를 시작한다면, 지금 읽는 모든 독서를 중단해야 하지 않을까? 즐거운 독서 생활을 오로지 성경을 읽는 데만 투자하고 싶진 않다.

그런 와중에 ‘#인포그래픽 #성경을 만났다!

 

 

 

 

 

성경에 무려 ‘해시태그’가 들어간 ‘요즘 책’이다. 이 책은 인포그래픽으로 ‘구약 성경’을 읽기 쉽게 정리했다. 아담과 하와의 원죄부터 최초의 살인자 카인과 아벨, 모세의 기적, 다윗과 골리앗 등 구약 성경의 주요 인물과 이야기를 다룬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린시절 일요일은 대부분 교회에서 보냈다. 그래서 성경을 나름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아니었다.(신학자도 아닌 게 당연한 소리)

조오금 충격적인 건 ‘솔로몬 왕’에 대한 기록이다. ‘지혜의 왕’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한 아기를 두고 두 명의 여인이 서로 자신의 아이라고 우기자, 솔로몬이 “아이를 자르라”고 했다는 얘기가 유명하다. 진짜 엄마라면 아이를 자르게 두지 않았을 테니깐.

그런데 솔로몬에게 지혜로운 모습만 있던 건 아니었다.

말년(?)에 솔로몬은 후궁 700명과 첩 300명을 두었다고.. :-0

우상숭배도 했다고 하고. 내가 생각하던 솔로몬과 넘 달랐군.

언젠가 성경을 제대로 읽게 된다면, 그 옆엔 인포그래픽 성경이 있을 것 같다.

복잡하고 어려운 성경을 이해하고 따라갈 이정표가 될 테니깐!

성경을 읽긴 겁나지만, 성경이 궁금하다면, 이 책 ‘인포그래픽 성경’이 답이다.

(교회에서 성경 알려줄 때 활용하면 좋을 거 같당. 심지어 올 컬러!)

(덧) 신약 성경 버전도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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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트랜스휴머니즘
엘로이즈 쇼슈아 지음, 이명은 옮김 / 그림씨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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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갑작스런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그에게 한 노인이 나타난다. 노인은 앙브루아즈 파레. 절단술을 반전시킨 인물이다. 파레는 하루아침에 팔이 잘린 주인공에게 ‘절단술’‘보철구’의 역사부터 ‘환상통’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중세 절단술은 상상하기도 싫은 방식이었다. ‘그냥’ 자르고, ‘끓는 기름’에 지져서 봉합했다. 결과는? 감염과 출혈 등으로 사망하기 십상이었다. 절단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한 된 계기는 다름 아닌 ‘전쟁’이다. 잘 싸우기 위해선 다친 병사를 치료해야 했다. 봉합부위의 혈관을 묶는 방법이 고안됐다. 보철구의 발전에도 ‘전쟁’이 빠지지 않는다. 20세기는 미국 남북전쟁에 이어 세계대전까지 벌어졌다. 목숨 걸고 전쟁에 뛰어들었다 다친 병사들의 수가 늘어났다. 다친 병사들의 불만이 쌓이자, 정부가 ‘보철구’ 예산을 확대하면서 크게 발전했다.

 

글로 읽었다면 이해하기 힘들었을 텐데, 만화라 이해하기 편했다. 가독률도 업업!

 

3장까지 절단술, 환상통, 보철구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이쯤 읽으면 사실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팔 잘린 것도 아니고.. 이걸 왜 읽어야 하지?’

 

그러다 만난 4장에서 철학적 생각할 거리를 턱 던진다. 왜 절단술, 보철구 이야기를 했는지 충분히 설득된다. 4장에 들어서야 책 제목인 ‘트랜스휴머니즘’이 나온다. 트랜스휴머니즘이란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사람의 정신적 육체적 성질 및 능력을 개선한다는 개념이다.

 

인간은 진화해왔다. 현재 우리는 진화가 끝난 것일까? 100년 전의 인간과 지금의 인간은 분명 다르다. 계속해서 새로운 의료법이 나온다. 100년 전에 걸렸다면 죽었을 병도, 지금은 고칠 수도 있다. 의료기술을 포함해 기술발전이 인간을 진화시키고 있다. 책에서는 ‘백신’이나 ‘달팽이관 임플란트’를 예로 들었다. 트랜스휴머니즘 관점에서 보자면, 절단술과 보철구도 모두 ‘기술’로 인간을 진화시켰다.

 

 

철학적 고민은 이제부터다. 인간은 기술로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아니, 어디까지 발전해야 할까?

 

트랜스휴머니즘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트랜스휴머니즘은 ‘광기’이자 ‘인류에게 치명적인 것’이라고 한다. 트랜스휴머니즘 관점으로만 살아간다면 디스토피아에 가게 된다는 것이다.

 

 

‘의술이 발전해 평생 살 수 있다면, 과연 좋을까?’

 

언젠가 이런 생각을 한 적 있다. 트랜스휴머니즘을 읽고, 깊이 생각해봤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좋지 않았다. 자본주의 틀 안에서 ‘영생’이 주어진 순간, 자본주의 계급은 절대 바뀌지 않을 거 같아서다. 발전되는 의술은 돈 많은 이들에게 먼저 혜택이 주어질테고, 경제적 우위에 있는 지배층은 평생 그 자리를 지키기 위해 경제적, 사회적 시스템은 모두 그들에게만 유리하게 구축하지 않을까. 그 계층에 끼지 못한 사람은 평생 발버둥 쳐도 위로 갈 수 없는, 무시무시한 세상이 그려졌다.

 

그렇다고 인간의 수명을 더 늘리는 기술을 반대할 수는 없다. 인간을 이롭게 하는 기술 발전은 환영하면서도, 무섭기도 하다. 기술의 발전에 한계를 둬야 할까? 그렇다면 그 지점은 어디로 둬야 할까? 짧은 만화를 통해 과학의 철학적 고민이 뒤엉켰다. 당장 독서토론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이 고민 같이 나누어 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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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엄마의 태교법 - '기질 바른' 아이를 낳기 위한 500년의 역사
정해은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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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엄마의 태교법 서평/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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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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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교육열이 높은 나라다. 한국전쟁이 터져 피난에 가서도 야외에서 간이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을 보낸 나라다. 높은 교육열은 자연스레 조기교육으로 이어진다. 조기교육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이 바로 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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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란 태중 교육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아이 교육을 시작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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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태교의 역사를 담은 책이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정해은 책임연구원의 조선 엄마의 태교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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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중교육은 조선시대부터, 아니 삼국시대부터 시작됐다. ‘태교라는 단어가 직접 쓰인 것은 890년에 건립된 원랑선사탑비에서다. 원랑선사의 일대기를 기록한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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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문에는 원랑선사의 어머니가 선사를 잉태한 날부터 예절을 지키고 행동을 조심했으며 경전을 외우는 것으로 태교를 했다. 태어날 때 보니 과연 평범하지 않았다라고 나온다.(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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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고려, 조선시대에도 훌륭한 인재를 낳은 어머니들의 특별한 태교방법이 전해져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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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태교가 널리 퍼졌다. 왕실은 물론 일반 백성들도 어머니라면 응당 태교를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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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는(우암 송시열) “자식은 어미를 닮은 사람이 많다. 열 달을 어머니의 배 속에 있었으니 어머니를 닮는 것이고, 열 살 이전에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니 또 어머니를 닮는 것이다. 어찌 가르치치 않고도 착한 자식이 되길 바랄까라고 했다. (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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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사람들은 부모의 기질과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자식이 부모를 닮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 품성을 사람의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겼다. 그것이 태교였다. 태교란 인간의 희로애락과 변화무쌍한 자연의 원리를 잘 파악해 세상살이와 하늘의 기운을 조화롭게 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다. 천지의 기운과 자연환경을 탓하지 않고 인간의 노력으로서 태교를 다하면 좋은 천지 기운을 놓치지 않고 현명한 자손을 낳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1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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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비슷하다. 중국에서 넘어온 태교 방법이 전승돼서다. 거친 음식은 먹지 않는다 / 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는다 / 음란한 음악과 말은 듣지 않는다 / 험담하거나 다투지 않는다(말조심한다) 등이 예부터 내려온 태교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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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자 출산이 최우선인 왕실에서 태교는 더 특별했다. 어머니가 보고 듣는 것이 자식의 기운이 된다고 믿어 어머니가 될 사람은 모든 행동에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 또한 왕실부부의 합방 날짜를 선정하는 것도 현명한 아이가 태어나기 위한 날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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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뒤에는 부부 합방을 삼가고, 술에 취하지 않고, 약을 함부로 먹지 않고, 옷을 너무 덥게 입지 않는다 등 임산부의 태교 내용을 담은 규합총서도 있었다. 그 방법이 꽤 꼼꼼하다. 태교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도 구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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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중교육 역사는 이렇게 오래되었다. 그러나 태교는 높은 교육열의 산물은 결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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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란 인간의 희로애락과 자연의 원리를 잘 파악해 세상살이와 하늘의 기운을 조화롭게 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다. 천지의 기운과 자연환경을 탓하지 않고 진심으로 노력을 다하면 좋은 천지의 기운이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고 현명한 자손을 낳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태교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는 생명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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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교하는 민족이다. 서양의 태교 역사는 금기를 지키는 경우가 많다. 저주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주어진 자연의 원리(임신)에 인간의 노력을 더했다. 더 현명한 자손을 낳기 위해, 더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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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를 단지 교육의 시작으로 여기지 말자. 현명한 부모와 자식이 되기 위한 현명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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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태교는 태중 교육을 넘어서 부모와 자녀가 모두 공덕을 쌓는 인간성 지키기 또는 인간성 회복의 실천이었다.(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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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어떻게 태교할 것인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은 아니다. 과학적 검증을 통한 태교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엄마의 태교법은 우리나라의 태교 역사를 담은 책이다. 역사를 통해, 태교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다.

 

조선시대에 행해진 다양한 태교법을 소개하는데, 당시 상황이나 인물 설명이 꽤 자세해서 좋았다. 태교와 역사가 만난 책이라니, 정말 어디서도 본 적없는 신박한 책, 신박한 독서였다!

 

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태교는 태중 교육을 넘어서 부모와 자녀가 모두 공덕을 쌓는 인간성 지키기 또는 인간성 회복의 실천이었다.(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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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
이치은 지음 / 알렙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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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헤스에 대한 알려지지 않은 논쟁
이치은
알렙

이치은 작가의 단편을 엮은 소설책이다.
보르헤스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논쟁' 이전에, '보르헤스'에 대해 알아야했다. 그는 아르헨티나의 소설가다. 사실 ‘보르헤스에 대해 알려지지 않은 논쟁’은 보르헤스에 대해 잘 몰라도 괜찮았다. 책은 시간과 기억으로 꿰어낸 단편소설 10편이 담겼다.

작가는 시간과 기억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보다, 독자에게 물음을 던졌다. 161페이지 짧은 분량이지만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소설 속 시간과 기억이 어떤 의미일까. 읽던 책을 덮고 생각에 빠지게 했다.

제일 인상깊게 읽은 단편은 ‘전당포’다.

(이 부분은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당)

택시기사 문 씨는 안면을 튼 손님을 ‘하우스’에 데려다주다, 우연히 도박에 빠졌다. 처음엔 잠깐 구경만 할 생각이었다. 새벽에 돌아갈 때 자신을 태워다주면 하루치 일당을 주겠다는 손님 말에 도박에 발을 들이게 됐다. 도박의 말로는 생각한대로다. 그는 4개월 만에 6년 동안 택시로 번 돈을 몽땅 잃었다. 혈당 수치가 높아 장기매매도 실패했다. 몸도 팔 수 없는 처지다. 그러던 중 ‘시간을 팔지 않겠냐’는 제안을 들었다.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장기매매도 실패한 그에게 다른 대안은 없었다.

시간을 판다는 전당포로 향했다. 남은 수명을 파는 것 같았지만, 다행히 그건 아니었다. 시간보다는 기억을 맡긴다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

"저희가 맡아두는 건 기억이에요. 우리는 잠시 고객님의 기억을 맡아두죠."


“저희가 고객님의 기억을 가져가면 원래는 고객님의 시간이었지만, 실질적으로 소유권을 주장하기는 힘들어지거든요. 간단히 말해 기억이 없으면, 시간도 없어지는 거죠.”

그는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써냈거, 가장 값어치가 높은 행복한 기억을 전당포에 맡겼다. 이제 그의 행복한 기억 하나가 사라졌다. 기억이 사라져서, 어떤 행복한 기억인지도 모른다. 빌린 돈을 갚으면 행복했던 기억을 다시 가져올 수 있었다.

다행히도 그는 돈을 갚았다. 잘 모르고 지내던 친 외할머니에게서 유산을 받아서다. 전당포로 가서 행복한 기억을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전당포 직원이 뜻밖에 제안을 해온다.

“자신의 기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억을 사 가시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자기 걸로 만드는 거예요, 비슷한 금액으로. 아니 첫 거래니까 10퍼센트 디스카운트 해드리죠.”

 

그는 무슨 선택을 했을까..

나라면 무슨 선택을 할까. 나는 내 행복을 되찾을 거다. 행복한 기억은 내 삶의 일부분이었을 때 진짜 행복이 될테니깐.


만약에 비슷한 금액이 아니라, 훨씬 비싼 값의 행복한 기억이라면? 나는 내 행복을 되찾겠다고 단언할 수 없을 거다. 내가 누리지 못한 더 커다란 행복이 무엇일까 궁금할 거 같다.


그런데 잠깐.
행복의 크기를 잴 수 있을까. 잃어버린 행복한 기억은 내 기억이라 할 수 있을까. 의문들이 꼬리를 문다. 소설 읽는 시간보다 소화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거 같다.

 

자신의 기억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기억을 사 가시는 거예요. 다른 사람의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자기 걸로 만드는 거예요, 비슷한 금액으로. 아니 첫 거래니까 10퍼센트 디스카운트 해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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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 왜곡과 날조로 뒤엉킨 사이비역사학의 욕망을 파헤치다
젊은역사학자모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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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젊은역사학자모임 / 서해문집

 

즐겨보는 역사프로그램이 있다. 역사 속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 프로에서 광개토왕비를 다룬 적 있다.짧은 내 기억을 토대로 떠올려보자면, 방영 내용은 이렇다.

광개토왕비의 내용을 처음 해석한 곳은 우리가 아니라 일본이다. 한 일본군이 광개토왕비의 탁본을 구해 일본으로 반입했고, 일본 학자들에 의해 수년간 분석됐다. 공개된 내용에 민간함 부분이 있었다. 우리가 썩 좋아할 만한 내용이 아니다.

(일본)가 신묘년(391)에 바다를 건너 백잔(백제), □□, 신라를 격파하고 신민으로 삼았다라는 해석이 포함됐다. 이 내용을 다룬 프로그램에서는 일본이 광개토왕비를 탁본하기 전 비석을 훼손해 내용을 수정했다는 의혹을 다뤘다. 일본에 유리한(우리에게 불리한) 부분의 비석만 글씨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역사 왜곡이냐!’ 분통터지며 TV를 보던 기억이 남아있다.

(혹시 그 뒷이야기가 더 나왔을 수도 있는데, 제 머릿속 기억은 이 부분까지입니당)

그런데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에서는 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축한 내용 전, 일본의 비석 왜곡에 대한 기본 사안을 재정리해보자.

광개토왕비는 6.4m로 엄청나게 큰 규모다.

발견 전 광개토왕비는 수백년 간 방치되어 비석 아랫부분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일본군 중위가 발견했다.

이후 일본 학자 수십이 달려들어, 수년간 분석했다.

일본이 광개토왕비를 훼손한 게 아니라는 주장은 이렇다. 일본 학자 수십이 수년간 달려들어 겨우 해석한 비문을 중위가 현지에서 단기간 내 비문 내용을 해석해 일본에게 유리한 글자만 정확히 찾아내 바꿨다는 게 가능하냐는 거다.

일본이 비석을 훼손했다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 비면에만 석회가 발라져있었다는 것이다. 수정을 위해 말이다. 이에 대해서도, 향후 현지 조사를 통해 광개토왕비가 있는 중국 지안에서 탁본업을 하던 현지인이 울퉁불퉁한 비석의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석회를 발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TV프로그램에서 보던 내용과 아주 다른 내용이 책에 담겨 있던 거다.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는 이런 책이다. 지금껏 알던 역사 상식을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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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잘못된 역사 상식을 갖게 됐나? 책 제목이 그 답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역사교육은 과거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보편적 이해 이전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학문적으로 터무니없이 저급한 주장을 하는 쇼비니즘에 쉽사리 설득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말았다. (...) 책 제목에 등장하는 '욕망'은 일차적으로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왜곡되고 뒤틀린 욕망을 가리키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주류 역사학계에서 통용된 민족주의 역사관의 욕망을 가리키기도 한다.

- 낙랑군은 한반도에 없었다?

- 백제는 정말 요서에 진출했나?

- 발해사는 누구의 역사인가?

- 고대국가의 전성기는 언제로 봐야할까?

 

이 책에서도 명쾌한 해답을 내릴순없지만, 언제나 정답만을 외웠던 느낌표 역사에서 다시 물음표로 의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한 책이었다.

몇해 전부터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 ‘가짜뉴스가 뜨거운감자가 되면서, 우리는 모든 뉴스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생겨났다.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를 읽으면서 가짜역사또한 얼마나 많은지 느낀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욕망‘은 일차적으로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왜곡되고 뒤틀린 욕망을 가리키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주류 역사학계에서 통용된 민족주의 역사관의 욕망을 가리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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