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 왜곡과 날조로 뒤엉킨 사이비역사학의 욕망을 파헤치다
젊은역사학자모임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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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

젊은역사학자모임 / 서해문집

 

즐겨보는 역사프로그램이 있다. 역사 속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주는 프로그램이다. 그 프로에서 광개토왕비를 다룬 적 있다.짧은 내 기억을 토대로 떠올려보자면, 방영 내용은 이렇다.

광개토왕비의 내용을 처음 해석한 곳은 우리가 아니라 일본이다. 한 일본군이 광개토왕비의 탁본을 구해 일본으로 반입했고, 일본 학자들에 의해 수년간 분석됐다. 공개된 내용에 민간함 부분이 있었다. 우리가 썩 좋아할 만한 내용이 아니다.

(일본)가 신묘년(391)에 바다를 건너 백잔(백제), □□, 신라를 격파하고 신민으로 삼았다라는 해석이 포함됐다. 이 내용을 다룬 프로그램에서는 일본이 광개토왕비를 탁본하기 전 비석을 훼손해 내용을 수정했다는 의혹을 다뤘다. 일본에 유리한(우리에게 불리한) 부분의 비석만 글씨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에서였다.

 

역사 왜곡이냐!’ 분통터지며 TV를 보던 기억이 남아있다.

(혹시 그 뒷이야기가 더 나왔을 수도 있는데, 제 머릿속 기억은 이 부분까지입니당)

그런데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에서는 이 가능성을 일축했다. 일축한 내용 전, 일본의 비석 왜곡에 대한 기본 사안을 재정리해보자.

광개토왕비는 6.4m로 엄청나게 큰 규모다.

발견 전 광개토왕비는 수백년 간 방치되어 비석 아랫부분이 잘 보이지 않았다

일본군 중위가 발견했다.

이후 일본 학자 수십이 달려들어, 수년간 분석했다.

일본이 광개토왕비를 훼손한 게 아니라는 주장은 이렇다. 일본 학자 수십이 수년간 달려들어 겨우 해석한 비문을 중위가 현지에서 단기간 내 비문 내용을 해석해 일본에게 유리한 글자만 정확히 찾아내 바꿨다는 게 가능하냐는 거다.

일본이 비석을 훼손했다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그 비면에만 석회가 발라져있었다는 것이다. 수정을 위해 말이다. 이에 대해서도, 향후 현지 조사를 통해 광개토왕비가 있는 중국 지안에서 탁본업을 하던 현지인이 울퉁불퉁한 비석의 표면을 평평하게 만들려는 의도로 석회를 발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TV프로그램에서 보던 내용과 아주 다른 내용이 책에 담겨 있던 거다.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는 이런 책이다. 지금껏 알던 역사 상식을 뒤집는다.

.

왜 우리는 잘못된 역사 상식을 갖게 됐나? 책 제목이 그 답이다.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역사교육은 과거에 대한 순수한 호기심,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보편적 이해 이전에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학문적으로 터무니없이 저급한 주장을 하는 쇼비니즘에 쉽사리 설득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말았다. (...) 책 제목에 등장하는 '욕망'은 일차적으로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왜곡되고 뒤틀린 욕망을 가리키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주류 역사학계에서 통용된 민족주의 역사관의 욕망을 가리키기도 한다.

- 낙랑군은 한반도에 없었다?

- 백제는 정말 요서에 진출했나?

- 발해사는 누구의 역사인가?

- 고대국가의 전성기는 언제로 봐야할까?

 

이 책에서도 명쾌한 해답을 내릴순없지만, 언제나 정답만을 외웠던 느낌표 역사에서 다시 물음표로 의문을 던질 수 있도록 한 책이었다.

몇해 전부터 가짜뉴스가 판을 친다. ‘가짜뉴스가 뜨거운감자가 되면서, 우리는 모든 뉴스를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생겨났다.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를 읽으면서 가짜역사또한 얼마나 많은지 느낀다.

 

책 제목에 등장하는 ‘욕망‘은 일차적으로 사이비역사학자들의 왜곡되고 뒤틀린 욕망을 가리키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주류 역사학계에서 통용된 민족주의 역사관의 욕망을 가리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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