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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엄마의 태교법 - '기질 바른' 아이를 낳기 위한 500년의 역사
정해은 지음 / 서해문집 / 2018년 11월
평점 :

조선엄마의 태교법 서평/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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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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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교육열이 높은 나라다. 한국전쟁이 터져 피난에 가서도 야외에서 간이학교를 세우고 아이들을 보낸 나라다. 높은 교육열은 자연스레 조기교육으로 이어진다. 조기교육 중에서도 가장 빠른 것이 바로 ‘태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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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란 태중 교육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아이 교육’을 시작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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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태교의 역사를 담은 책이 나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정해은 책임연구원의 ‘조선 엄마의 태교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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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중교육은 조선시대부터, 아니 삼국시대부터 시작됐다. ‘태교’라는 단어가 직접 쓰인 것은 890년에 건립된 ‘원랑선사탑비’에서다. 원랑선사의 일대기를 기록한 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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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비문에는 원랑선사의 어머니가 “선사를 잉태한 날부터 예절을 지키고 행동을 조심했으며 경전을 외우는 것으로 태교를 했다. 태어날 때 보니 과연 평범하지 않았다”라고 나온다.(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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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고려, 조선시대에도 훌륭한 인재를 낳은 어머니들의 특별한 ‘태교’ 방법이 전해져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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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태교가 널리 퍼졌다. 왕실은 물론 일반 백성들도 어머니라면 응당 태교를 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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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그는(우암 송시열) “자식은 어미를 닮은 사람이 많다. 열 달을 어머니의 배 속에 있었으니 어머니를 닮는 것이고, 열 살 이전에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니 또 어머니를 닮는 것이다. 어찌 가르치치 않고도 착한 자식이 되길 바랄까”라고 했다. (15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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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에 사람들은 부모의 기질과 자연환경의 영향으로 자식이 부모를 닮지 않을 수도 있음을 인정했다. 그래서 오히려 그 품성을 사람의 노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여겼다. 그것이 태교였다. 태교란 인간의 희로애락과 변화무쌍한 자연의 원리를 잘 파악해 세상살이와 하늘의 기운을 조화롭게 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다. 천지의 기운과 자연환경을 탓하지 않고 인간의 노력으로서 태교를 다하면 좋은 천지 기운을 놓치지 않고 현명한 자손을 낳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12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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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은 비슷하다. 중국에서 넘어온 태교 방법이 전승돼서다. 거친 음식은 먹지 않는다 / 자리가 바르지 않으면 앉지 않는다 / 음란한 음악과 말은 듣지 않는다 / 험담하거나 다투지 않는다(말조심한다) 등이 예부터 내려온 태교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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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장자 출산이 최우선인 왕실에서 태교는 더 특별했다. 어머니가 보고 듣는 것이 자식의 기운이 된다고 믿어 어머니가 될 사람은 모든 행동에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 또한 왕실부부의 합방 날짜를 선정하는 것도 현명한 아이가 태어나기 위한 날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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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뒤에는 부부 합방을 삼가고, 술에 취하지 않고, 약을 함부로 먹지 않고, 옷을 너무 덥게 입지 않는다 등 임산부의 태교 내용을 담은 ‘규합총서’도 있었다. 그 방법이 꽤 꼼꼼하다. 태교에 좋은 음식과 나쁜 음식도 구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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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태중교육 역사는 이렇게 오래되었다. 그러나 태교는 높은 교육열의 산물은 결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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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란 인간의 희로애락과 자연의 원리를 잘 파악해 세상살이와 하늘의 기운을 조화롭게 하기 위한 인간의 노력이다. 천지의 기운과 자연환경을 탓하지 않고 진심으로 노력을 다하면 좋은 천지의 기운이 왔을 때 그것을 놓치지 않고 현명한 자손을 낳을 수 있다고 여긴 것이다. 그래서 태교는 자연과 인간의 조화로운 접점을 찾는 생명관이라고도 할 수 있다.(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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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태교하는 민족이다. 서양의 태교 역사는 ‘금기’를 지키는 경우가 많다. 저주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우리는 주어진 자연의 원리(임신)에 인간의 노력을 더했다. 더 현명한 자손을 낳기 위해, 더 현명한 부모가 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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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를 단지 ‘교육’의 시작으로 여기지 말자. 현명한 부모와 자식이 되기 위한 현명한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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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태교는 태중 교육을 넘어서 부모와 자녀가 모두 공덕을 쌓는 인간성 지키기 또는 인간성 회복의 실천이었다.(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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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더하기
‘어떻게 태교할 것인가’가 궁금하다면 이 책은 아니다. 과학적 검증을 통한 태교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조선엄마의 태교법’은 우리나라의 태교 역사를 담은 책이다. 역사를 통해, 태교를 대하는 ‘마음가짐’을 배울 수 있다.
조선시대에 행해진 다양한 태교법을 소개하는데, 당시 상황이나 인물 설명이 꽤 자세해서 좋았다. 태교와 역사가 만난 책이라니, 정말 어디서도 본 적없는 신박한 책, 신박한 독서였다!
오늘날 관점으로 보면 태교는 태중 교육을 넘어서 부모와 자녀가 모두 공덕을 쌓는 인간성 지키기 또는 인간성 회복의 실천이었다.(2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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