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팔 독립선언
강세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리뷰] <이십팔 독립선언> 독립해야 비로소 소중해진다, 나도, 삶도, 엄마도
 


한때 자취가 로망이었다. 이제는 결혼했으니, 더더욱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망으로 남아있다. 결혼 전 자취했다면 이랬을까? <이십팔 독립선언>을 읽으며 ‘이십팔 나’를 떠올려봤다.

 
<이십팔 독립선언>은 28살 저자의 독립기, 자취기다. 하루 3시간 지옥철에서 벗어나 자취의 길로 들어섰다. 생애 첫 자취는 이제껏 몰랐던 것들을 깨닫게 했다. 웬만한 가구&가전은 다 샀다 싶었는데, 손톱깎이, 냄비 받침 등 사야 할 게 여전히 많았다. 물, 전기도 공짜가 아니었다. 벗어 던진 옷이 깨끗이 세탁되는 기적은, 더는 없었다.

 
28살 때 나도 그랬다. 나는 ‘이십팔 결혼선언’이었다.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날라온 각종 고지서를 챙겼다. 냉장고 안 반찬통에 곰팡이를 길렀다. 엄마의 집밥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 엄마와 언니와 밖에서 만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때면 뭔가 이상했다. ‘우리집’은 신혼집이 됐고, 내가 살던 집은 더이상 ‘우리집’이 아니었다. <이십팔 독립선언>과 많이 닮았었다.

 
과거에 내가 미뤄뒀던 밥그릇과 옷더미는 언젠가의 내가 책임져야 한다. 늦장 부릴수록 일이 더 커지기도 한다. 이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를 독립 전엔 잘 몰랐다. 벗어던진 옷이 깨끗하게 세탁되어 옷장에 들어가 있는 마법 같은 일은 부모님과 사는 내내 일어났었으니까. 그래서인지 청소기를 돌릴 때면 종종 엄마 생각이 난다. 59p

 

 

 

 

 

 


저자는 ‘독립’을 통해 자신의 생활은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깨달은 거 같다. <이십팔 독립선언>에는 ‘자취’만이 아니라, 연애, 일, 여행 등 스물여덟 저자의 살아나기가 담겨있다. 특히 ‘나’를 찾는 과정이 좋았다. 
 

 


매 순간 열심히 했다. 열심히 놀고, 열심히 연애하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남은 게 없었다. 난 어떤 사람이지? 난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학점, 알바, 동아리 등 각종 눈에 보이는 것들을 좇으면서 난 나에 대해 정말 무관심했다. 나란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할 때 가장 기쁜지 무식할 만큼 몰랐다. 한 번도 나에 대해 알려고 해보지 않았다. (…) 나에게 너무 미안했다. (200p~201p)
 

 

 


다들 열심히 사는데, 다들 힘들다. 이렇다 할 일탈도 없이 살았는데, 열심히 좇아갔는데, 더 노오력을 해야 했나. 2030 우리의 시대가 그런가보다. 그래서 참 공감이 많이 간 책이었다. 
 

독립해야 비로소 소중해진다, 나도, 삶도, 엄마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라시아 견문 3 - 리스본에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유라시아 견문 3
이병한 지음 / 서해문집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놀라운 책이다. 읽는 내내 작가님의 깊고 넓은 지식에 감동했고,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에 탄복했다. 유럽과 아시아 역사의 판을 갈아엎었다. 이 책이 갈아엎은 판을 다시 채울 새 퍼즐 조각들이다.

    

 

<유라시아 견문>은 원광대학교 이병한 교수가 쓴 유라시아 견문록이다. 그는 역사학 박사학위를 마치고 3년간 유라시아로 떠났다. 그가 공부하고, 직접 느끼고 온 유라시아의 결과물이 바로 이 시리즈다. 1년간의 견문을 차례로 한 권씩 묶었다. <유라시아 견문3>가 이 시리즈의 대미다.

    

 

유라시아라는 말이 낯설었다. 한국사를 필두로 확장해봤자 동아시아, 더 넓혀도 아시아까지다. 그 외 세계를 보는 역사는 세계사’, ‘유럽사로 나눠 생각했다. 굳이 유라시아의 역사를 깊게 생각해본 적 없다. ‘유라시아를 강조하는 이도 거의 못 봤다. 유럽과 아시아를 한 데 묶어 생각해보자면, 아시아는 수동적이고 유럽은 아시아 진출에 열광했다. 그래서 유럽의 역사나 문화가 아시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라시아 견문>을 읽고, 그 틀에 금이 갔다.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를 하나로 잇는다. 유럽만 우월한 게 아니었다. 그저 유럽과 아시아는 바로 옆에 붙어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다. 대한민국 아시아인으로서, 아시아의 관점으로 유럽과 아시아의 역사를 재정립해본다.

    

 

 

세계체제 갱신은 세계사 재인식과 동시적으로 수행될 것이다. 서구 중심주의를 중국 중심주의로 대체하자는 것이 아니다. 유럽적 가치에 동아시아의 전통을 맞세우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구미적 근대성이나 아시아적 가치론이나, 자족적이고 자폐적이기는 매한가지다. 서구를 배타하지도, 흠모하지도 않는다. 근대를 폄하하지도, 과장하지도 않는다. 사물을 제자리에 돌려놓을 뿐이다. 유럽을 유라시아의 서단으로 지방화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름을 바르게 불러주는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 근대와 전근대의 분단체제를 허물고 유라시아적 맥락으로 동서고금을 재인식하는 것이다. 유럽의 자만도, 아시아의 불만도 해소하는 대동세계의 방편이다.

 

 <유라시아 견문1 > (29p)

    

 

다시 <유라시아 견문3>로 가보자. 서쪽의 2진법은 동쪽의 음과 양에서 고안해냈다고 한다. 동쪽의 선비들은 서쪽의 과학에 매혹됐고, 서방의 문인들은 동양의 인문주의에 찬탄했다. 이래서 유라시아.

 

 

 

서방의 문인들이 찬탄해 마지않은 것은 동방의 인문주의였다. 기독교에 의탁하지 않고도 고도의 문명국가를 이룬 나라가 있었다. 유럽의 몇 배에 달하는 영토와 인구를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이념과 제도를 훌륭하게 구비하고 있었다. 게다가 물질적으로도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까지 했다.

 

<유라시아 견문3> 93p

 

 

<유라시아 견문 3>를 여는 리스본부터 세계사를 보는 관점을 뒤집는다. 유럽의 변방에서, 인도양를 곁에 둔 유라시아 뱃길의 시작점으로 말이다. 리스본은 유럽의 끝이 아니라, 유라시아 뱃길의 시작이었다.

    

 

<유라시아 견문 3>에서 작가는 1년간 30개 이상의 도시를 견문한다. 유라시아의 거점들이다. 그 도시나 국가의 역사는 물론, 현재까지 들여본다. 역사뿐 아니라 정치, 문화까지 들춰낸다. <유라시아 견문 3>만해도 670쪽에 달한다. 방대하다. 수많은 국가들에 얽힌 역사와 현재 정치와 사회현상까지 담았으니, 쉬운 책은 아니다. 작가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을까, 감히 상상도 안 된다.

    

 

그래도 작가님의 필력이 장난 아니시다. 어려운 내용인데, 책이 제법 빨리 넘어간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의 도시 이야기도 읽힌다. 꽤 웃긴 분이기도 했다. 글에 반했다. 작가님 팬이 돼버렸다. (심지어 잘생기셨어..!)

    

 

유럽과 아시아를 관통하는 역사,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선, 성실한 발걸음, 담백하고 유쾌하게 풀어낸 글, 이보다 완벽한 유라시아 견문을 없을 것 같다. 꼭 두고두고 다시 읽을 책, <유라시아 견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멸의 서 77
마이클 콜린스 외 지음, 서미석 옮김 / 그림씨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멸의 서 77, 오래된 책들에 둘러 쌓인 행복 이건 진짜 소장 각!’

    

이 책은 크기에서부터 위용을 드러낸다. 보통 책의 두 배는 큰 크기다. <불멸의 서 77>를 본격적으로 읽기 전, 책을 팔랑팔랑 넘겨보는데 즐거운 떨림이 솟구친다. ‘! 이 책 빨리 읽고 싶어!’ 책이 커서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없었다. 요 며칠 퇴근 후 내 일과는 <불멸의 서 77>과 함께 했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가 저녁마다 옷을 갖춰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옛 고전들을 읽어나갔다던데. 그 마음이 이랬을까 지레짐작해본다. 그만큼 <불멸의 서 77>을 읽는 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진짜 행복했다! 소장 가치 100%!

 

일단 <불멸의 서77>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책 77권을 소개한다. 기원전 1991년 경 쓰인 고대 이집트 사자의 서부터 죽간에 쓰인 손자의 손자병법’(기원전 500년경), 쓰인 지 1800년 뒤에나 발견된 사해문서’(기원전250) 등 기원전에 쓰여진 소중한 책의 역사가 담겼다.

    

 

 

▲<하인리히 사자공 복음서> 마태오복음, 마르코복음, 루카복음, 요한복음의 채식 필사본. 1983년에 1600만유로에 낙찰된 '비싼 책'ㅎㅎ. 값비싼 물감과 금박 장식, 전면 세밀화가 특징이다.

 

책 크기 비교하면서 언급한 <북미의 새>. 실물 크기의 새 세밀화를 담기 위해 책 크기가 1m나 됐다고. 그래도 홍학을 실물크기로 담을 수 없어 목을 꺽은 홍학을 그렸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코덱스 레스터>. 다빈치가 직접 작성한 노트다. 현재 이 노트는 빌 게이츠가 구매해 소장하고 있다.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안네의 일기는 단순한 '일기'라기 보다는, 안네가 자신이 쓴 일기를 '출판'을 염두해두고 다시 내용을 정돈했다고 한다. 안네가 다 정돈하지 못하고 죽었는데, 수용소에서 유일하게 살아 돌아온 그의 아버지가 내용을 다시 정돈해 출판했다고 한다.

 

 

지금도 널리 알려진 책들도 많다. 요하네스 쿠텐베르크의 <구텐베르크 성경(1455)>, 레오나르도 다빈치 <코덱스 레스터(1506>,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1532)>,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1605)>, 이솝의 <이솝우화(1765)>, 애덤스미스 <국부론(1776)>, 찰스 다윈 <종의 기원(1859)>,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1942)>, 앙투안 생텍쥐페리 <어린왕자(1943)> 등이 소개된다. 이 책들이 처음 세상에 나온 시기를 보면서, 불멸의 서를 지금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진짜 감사해진다.

    

 

<불멸의 서 77>을 읽으면서, 불멸의 서를 써낸 저자에게도 많은 관심이 생겼다.

  

  

레이널드 스콧은 당시 절대권력이던 카톨릭교에 맞서 마녀마술을 반박하는 책 <마술의 폭로(1584)>을 펴냈고, 새뮤얼 존슨은 <영어사전>(1755)을 편찬하면서 최고급 재질의 종이로 인쇄하느라 자신이 받은 저술비보다도 제지 비용에 더 많은 돈을 썼다. 책을 돈벌이로 생각한 게 아니라, 진리 혹은 지식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지적 욕심이 있었지 않았을까.

    

 

이들, 지식을 남기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저자·인쇄업자들이 있었기에 이토록 오래된 지식을 2019년 오늘에도 읽을 수 있었겠지. 초창기 책은 일부 권력층만을 위해 존재했다. 독일 대주교 영주였던 요한 콘라트 폰 게밍겐의 정원에 있는 식물을 그림책으로 남긴 <아이히슈테트의 정원(1613)>이란 책의 가격은 500플로린이었다고 한다. 당시 웅장한 저택 가격은 2500 플로린. 책 한 권이 저택의 5분의 1가격을 호가했을 정도로 비쌌다.

    

 

이전에는 이토록 귀했던 책이었는데, 이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접할 수 있다.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넓어졌는데, 왜 지식에 대한 갈망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든 걸까. 오래된 책들에서, 지식의 열망이 솟구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치은 컬렉션
이치은 지음 / 알렙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뭐랄까,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책 겉면에 이야기 대부분이 요약되어 있다.

유 대리는 우연히 거대한 커넥션이 연루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유 대리는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체포되고, 그 사건을 해결하려는 민 형사는 진실에 가까이 가게 된다. 사건을 은폐, 축소시키려는 자들에 의해 유 대리와 민 형사는 각각 경시청의 말소/재생 프로그램을 제안받는다. 그리고 새로운 인물로 재탄생된다.

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이치은 / 알렙

 

다행히(?) 나는 책 뒷면에 책 설명은 읽지 않은 채 소설을 읽었다. 그래서 도무지 각 장의 전개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읽어 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1장은 휴일에 회장의 모친상의 ‘진행요원’으로 회장 저택에 끌려나온 유 대리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휴일에 회사 회장의 개인 일로 끌려 나온 직장인의 울분이, 좀 과격하긴 했지만 공감됐다. ‘그래, 그 회장네에 뭐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2장을 폈다.

그런데 2장은 난데없이 ‘총격전’이 진행됐다. 작가는 ‘1인칭 총격 게임’이라고 표현했다. 나는 BB탄 총도 안 잡아봤지만, 1인칭 총격전 전개가 쫄깃했다. 기초 군사훈련이라도 받은 분들이라면 더 재밌게 읽을 거 같다.

3장은 또 갑자기 ‘살인사건’이다. 그것도 밀실 살인사건! 1장, 2장, 3장까지 소설의 분위기나 맥락이 급변해서 ‘같은 작가가 쓴 장편소설 맞나?’ 싶기도 했다.

소설의 전개가 정말 빠르고, 시점도 계속 바뀌어간다. 각 장마다 글을 써 내려가는 방식도 조금씩 다르다. 5장에서는 아예 총격전과 살인사건에 대한 ‘보고서’와 관련 서류들을 넣었다. 그냥 하나도 아니고, 5장 전체가 그런 식이다.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소설 전개 방식이었다.

 

 

 

 

매 장마다 시점, 전개 방식이 다르니 읽는 이의 집중도가 굉장히 높아야 한다. 이건 읽는 이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후루룩 읽다 보면 금세 이야기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꼼꼼히 읽을 필요가 있다. 가독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이를 장점으로 승화하면, 확실히 ‘읽는 맛’이 있다.

<유 대리는..>는 메시지보다 전개 방식을 더 중요시 한 느낌이다. 회장 집에서 왜 ‘총격전’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설명, 그리고 유 대리의 신분이 재생되기 전, 하루 만에 사건 관련자를 3명이나 우연히 만난게 ‘우연’인지 ‘설계’였는지에 대한 설명들도 빈약하다고 느꼈다. 이야기가 좀 급히 끝난 느낌이랄까?

그래도 내 나름대로 메시지를 찾아보자면, 아래 대사가 이 소설의 메시지를 대변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아는 게, 바로 그 아는 게 문제야, 거기서 문제가 생기지. 알기 전에 사람들은, 알고자 하는 사실, 바로 거기에만 집중을 하지. 사람들이 알고자 하는 사실뿐만 아니라, 알고 난 다음에 자신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조금만 더 고민한다면, 세상은 좀 더 신중해질 걸세. 나만 해도 그랬어, 알고자 하는 욕심이 너무 컸지, 눈앞을 가릴 만큼.”(331p)

유 대리는 어디에서, 어디로 사라졌는가?

새로운 소설의 전개로 ‘읽는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 #유대리는어디에서어디로사라졌는가

 

 

"그렇지만... 아는 게, 바로 그 아는 게 문제야, 거기서 문제가 생기지. 알기 전에 사람들은, 알고자 하는 사실, 바로 거기에만 집중을 하지. 사람들이 알고자 하는 사실뿐만 아니라, 알고 난 다음에 자신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조금만 더 고민한다면, 세상은 좀 더 신중해질 걸세. 나만 해도 그랬어, 알고자 하는 욕심이 너무 컸지, 눈앞을 가릴 만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 나를 지키는 일상의 좋은 루틴 모음집
신미경 지음 / 뜻밖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서평]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 ‘나’에게 집중하기

신미경 에세이, 뜻밖

 

 

새해다. 한 번도 다이어리를 끝까지 써본 적이 없다. 그래도 2019년 새 다이어리를 편다. 세밑에 읽은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로 좋은 루틴을 마구 적고 싶어서다.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는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신미경 씨의 좋은 일상 루틴을 모아둔 에세이다.

 

 

저자는 일상 속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 나갔다. 살림, 식습관, 쇼핑, 뷰티, 회사생활, 재테크까지. 자신만의 루틴을 소개한다.

 

 

출근하기 1시간 30분 전에 일어나 홍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고, 저녁에 먹을 쌀을 씻어 불려둔다. 저녁에는 유기농 채소로 요리를 하고, 내일 회사에 가져갈 도시락을 싸둔다. 혼자 식사를 할 때도 일회용품이 아닌 잘 만들어진 접시에 담아 먹는다. 밥을 먹고 난 뒤에는 곧바로 양치와 설거지를 마친다. 중요한 회의시간엔 ‘비행기 모드’를 하고, 사무실 책상에는 컵 하나와 양치 세트가 전부다.

 

 

<뿌튼사> 일러스트도 마음에 쏙 들었다! 일러스트레이터 이름을 확인해본 건 처음이다. '하효정'씨라고.ㅎㅎ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일러스트가 책과 꼭 닮았다.

 

 

집에서 책을 읽다가 엉덩이를 들썩거렸다. 당장 밀린 설거지가 하고 싶어지고, 건강한 한 끼를 차리고 싶어졌다. 결국 책을 덮고 설거지를 마친 뒤에야 다시 책을 읽어나갔다.

 

 

식사한 뒤 바로 설거지를 하고, 일어난 뒤 바로 침구를 정리하는 건 가까운 미래의 ‘나’를 위한 배려다. 침구 정리는 바로 해도, 설거지는 미루는 편이었는데 이날부로 설거지는 ‘바로바로’한다.

 

 

나의 일상적 행복 의식은 충분히 예상되는 가까운 미래의 필요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다시 이 슬리퍼를 신을 나를 위해 신기 편한 방향으로 바꿔놓는 일처럼. 섬세한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 있을 때 바라는 대로 평온하고 무사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된다. /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112p~113p)

 

 

특히 건강에 관한 루틴은 꼭 세워야겠다. 종합건강검진에서 만난 의사의 말이 또 떠올랐다. “모든 의사가 하루에 30분씩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도 왜 운동을 안 하세요? 그건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보험이에요. 무슨 운동할건지 따지지 말고, 걷기라도 꼭 하세요!” 하,, 그래 하자! 좋은 식습관과 운동 루틴을 꼭 따라해 볼 참이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며 나를 봐주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한다. 적당히 배불리 먹는 것이 습관이 될 때까지 오래 씹으며 천천히 먹는 연습을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 머릿속으로 의사의 욕, 아니 충고를 떠올리면서. /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58p)

 

 

자기계발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비슷비슷한 내용에다가 저자의 ‘강요’가 싫다는 이유다. 그렇다면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를 추천한다. 자기계발형 에세이라고 느꼈다. 저자는 자신의 좋은 루틴을 ‘소개’할 뿐, 각자의 좋은 루틴을 만들어보자고 한다.

 

 

 

전문가, 친구들이 좋다고 추천하는 습관보다 자신에게 매일 반복할 만큼 의미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 아닐까? 종이와 펜을 꺼내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나답게 살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루틴 리스트를 써본다. / 뿌리가 튼튼한 사람이 되고 싶어(6p)

 

 

나의 일상적 행복 의식은 충분히 예상되는 가까운 미래의 필요를 예측하고 준비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 다시 이 슬리퍼를 신을 나를 위해 신기 편한 방향으로 바꿔놓는 일처럼. 섬세한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 있을 때 바라는 대로 평온하고 무사한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된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라며 나를 봐주는 일은 하지 않기로 한다. 적당히 배불리 먹는 것이 습관이 될 때까지 오래 씹으며 천천히 먹는 연습을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 머릿속으로 의사의 욕, 아니 충고를 떠올리면서.

전문가, 친구들이 좋다고 추천하는 습관보다 자신에게 매일 반복할 만큼 의미 있는 일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 아닐까? 종이와 펜을 꺼내 남들의 기준이 아닌 나답게 살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루틴 리스트를 써본다.

깨끗한 옷이 다려져 바로 입을 수 있게 걸려 있고, 식사가 마련되어 있는 아침 풍경은 우렁각시가 한 일이 아니다. 그 일을 해놓은 사람은 어제의 나다.

상대를 불쾌하게 하지 않도록 일상의 매너는 모두와 함께 있는 자리에서 당연히 지켜야 하지만, 혼자 있을 때도 자신에게 지켜야 할 매너가 있다. 대단한 격식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다. 자연스럽고 편한 모습도 좋지만, 남에게는 절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가장 한심하고 초라한 모습을 스스로에게 매일 보여주고 산다면 그것이 진정 내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 유행처럼 불고 있는 자존감을 높이란 말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험한 행동을 하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는 것이 자존감을 높이는 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결국 완성이 아닌 계속하는 것이 목표가 되고, 나는 여전히 과거에 안 해본 일들을 꾸준히 시도해본다. 그렇게 앞으로의 삶에서 하고 싶은 막연한 일을 주말마다 차분히 찾고 있다. 마음이 가는 것에 조금은 덜 신중해지는 편이 삶을 더 활기차게 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