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팔 독립선언
강세영 지음 / 상상출판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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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이십팔 독립선언> 독립해야 비로소 소중해진다, 나도, 삶도, 엄마도
 


한때 자취가 로망이었다. 이제는 결혼했으니, 더더욱 이루어질 수 없는 로망으로 남아있다. 결혼 전 자취했다면 이랬을까? <이십팔 독립선언>을 읽으며 ‘이십팔 나’를 떠올려봤다.

 
<이십팔 독립선언>은 28살 저자의 독립기, 자취기다. 하루 3시간 지옥철에서 벗어나 자취의 길로 들어섰다. 생애 첫 자취는 이제껏 몰랐던 것들을 깨닫게 했다. 웬만한 가구&가전은 다 샀다 싶었는데, 손톱깎이, 냄비 받침 등 사야 할 게 여전히 많았다. 물, 전기도 공짜가 아니었다. 벗어 던진 옷이 깨끗이 세탁되는 기적은, 더는 없었다.

 
28살 때 나도 그랬다. 나는 ‘이십팔 결혼선언’이었다. 처음으로 내 이름으로 날라온 각종 고지서를 챙겼다. 냉장고 안 반찬통에 곰팡이를 길렀다. 엄마의 집밥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다. 엄마와 언니와 밖에서 만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갈 때면 뭔가 이상했다. ‘우리집’은 신혼집이 됐고, 내가 살던 집은 더이상 ‘우리집’이 아니었다. <이십팔 독립선언>과 많이 닮았었다.

 
과거에 내가 미뤄뒀던 밥그릇과 옷더미는 언젠가의 내가 책임져야 한다. 늦장 부릴수록 일이 더 커지기도 한다. 이 단순하고 명쾌한 진리를 독립 전엔 잘 몰랐다. 벗어던진 옷이 깨끗하게 세탁되어 옷장에 들어가 있는 마법 같은 일은 부모님과 사는 내내 일어났었으니까. 그래서인지 청소기를 돌릴 때면 종종 엄마 생각이 난다. 59p

 

 

 

 

 

 


저자는 ‘독립’을 통해 자신의 생활은 스스로 책임지는 법을 깨달은 거 같다. <이십팔 독립선언>에는 ‘자취’만이 아니라, 연애, 일, 여행 등 스물여덟 저자의 살아나기가 담겨있다. 특히 ‘나’를 찾는 과정이 좋았다. 
 

 


매 순간 열심히 했다. 열심히 놀고, 열심히 연애하고, 열심히 공부했는데 남은 게 없었다. 난 어떤 사람이지? 난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지? 학점, 알바, 동아리 등 각종 눈에 보이는 것들을 좇으면서 난 나에 대해 정말 무관심했다. 나란 사람이 뭘 좋아하는지, 뭘 할 때 가장 기쁜지 무식할 만큼 몰랐다. 한 번도 나에 대해 알려고 해보지 않았다. (…) 나에게 너무 미안했다. (200p~201p)
 

 

 


다들 열심히 사는데, 다들 힘들다. 이렇다 할 일탈도 없이 살았는데, 열심히 좇아갔는데, 더 노오력을 해야 했나. 2030 우리의 시대가 그런가보다. 그래서 참 공감이 많이 간 책이었다. 
 

독립해야 비로소 소중해진다, 나도, 삶도,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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