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서 77
마이클 콜린스 외 지음, 서미석 옮김 / 그림씨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멸의 서 77, 오래된 책들에 둘러 쌓인 행복 이건 진짜 소장 각!’

    

이 책은 크기에서부터 위용을 드러낸다. 보통 책의 두 배는 큰 크기다. <불멸의 서 77>를 본격적으로 읽기 전, 책을 팔랑팔랑 넘겨보는데 즐거운 떨림이 솟구친다. ‘! 이 책 빨리 읽고 싶어!’ 책이 커서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없었다. 요 며칠 퇴근 후 내 일과는 <불멸의 서 77>과 함께 했다.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가 저녁마다 옷을 갖춰 입고, 설레는 마음으로 옛 고전들을 읽어나갔다던데. 그 마음이 이랬을까 지레짐작해본다. 그만큼 <불멸의 서 77>을 읽는 게, 이런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게 진짜 행복했다! 소장 가치 100%!

 

일단 <불멸의 서77>는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책 77권을 소개한다. 기원전 1991년 경 쓰인 고대 이집트 사자의 서부터 죽간에 쓰인 손자의 손자병법’(기원전 500년경), 쓰인 지 1800년 뒤에나 발견된 사해문서’(기원전250) 등 기원전에 쓰여진 소중한 책의 역사가 담겼다.

    

 

 

▲<하인리히 사자공 복음서> 마태오복음, 마르코복음, 루카복음, 요한복음의 채식 필사본. 1983년에 1600만유로에 낙찰된 '비싼 책'ㅎㅎ. 값비싼 물감과 금박 장식, 전면 세밀화가 특징이다.

 

책 크기 비교하면서 언급한 <북미의 새>. 실물 크기의 새 세밀화를 담기 위해 책 크기가 1m나 됐다고. 그래도 홍학을 실물크기로 담을 수 없어 목을 꺽은 홍학을 그렸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코덱스 레스터>. 다빈치가 직접 작성한 노트다. 현재 이 노트는 빌 게이츠가 구매해 소장하고 있다.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 안네의 일기는 단순한 '일기'라기 보다는, 안네가 자신이 쓴 일기를 '출판'을 염두해두고 다시 내용을 정돈했다고 한다. 안네가 다 정돈하지 못하고 죽었는데, 수용소에서 유일하게 살아 돌아온 그의 아버지가 내용을 다시 정돈해 출판했다고 한다.

 

 

지금도 널리 알려진 책들도 많다. 요하네스 쿠텐베르크의 <구텐베르크 성경(1455)>, 레오나르도 다빈치 <코덱스 레스터(1506>, 니콜로 마키아벨리 <군주론(1532)>, 미겔 데 세르반테스 <돈키호테(1605)>, 이솝의 <이솝우화(1765)>, 애덤스미스 <국부론(1776)>, 찰스 다윈 <종의 기원(1859)>,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1865)>, 안네 프랑크 <안네의 일기(1942)>, 앙투안 생텍쥐페리 <어린왕자(1943)> 등이 소개된다. 이 책들이 처음 세상에 나온 시기를 보면서, 불멸의 서를 지금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진짜 감사해진다.

    

 

<불멸의 서 77>을 읽으면서, 불멸의 서를 써낸 저자에게도 많은 관심이 생겼다.

  

  

레이널드 스콧은 당시 절대권력이던 카톨릭교에 맞서 마녀마술을 반박하는 책 <마술의 폭로(1584)>을 펴냈고, 새뮤얼 존슨은 <영어사전>(1755)을 편찬하면서 최고급 재질의 종이로 인쇄하느라 자신이 받은 저술비보다도 제지 비용에 더 많은 돈을 썼다. 책을 돈벌이로 생각한 게 아니라, 진리 혹은 지식을 널리 알리고 싶었던 지적 욕심이 있었지 않았을까.

    

 

이들, 지식을 남기고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해온 저자·인쇄업자들이 있었기에 이토록 오래된 지식을 2019년 오늘에도 읽을 수 있었겠지. 초창기 책은 일부 권력층만을 위해 존재했다. 독일 대주교 영주였던 요한 콘라트 폰 게밍겐의 정원에 있는 식물을 그림책으로 남긴 <아이히슈테트의 정원(1613)>이란 책의 가격은 500플로린이었다고 한다. 당시 웅장한 저택 가격은 2500 플로린. 책 한 권이 저택의 5분의 1가격을 호가했을 정도로 비쌌다.

    

 

이전에는 이토록 귀했던 책이었는데, 이젠 마음만 먹으면 언제, 어디서나 책을 접할 수 있다.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이 넓어졌는데, 왜 지식에 대한 갈망은 이전보다 훨씬 줄어든 걸까. 오래된 책들에서, 지식의 열망이 솟구치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