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을 보면 인생이 보인다 - 5초안에 파악하는 5가지 인간 유형
엘시 링컨 베네딕트 외 지음, 신현승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에서는 주선희 씨라는 분이 인상학자로 유명한 걸 알고 있지만 서양에서도 인상을 다루는 학문이 있는지 몰랐다. 첨엔 책 제목만 보고 작가가 당연히 우리나라 사람이거나 아시아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가가 서양 사람이라 의외라고 생각했다. 문화의 바탕 자체가 다르다곤 하지만 동양이나 서양이나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한 건지도 모르겠다.

 

책 제목은 [인상을 보면 인생이 보인다]지만 이 책은 정확히 말하면 인상학 관련 책은 아니다. '인상(人相)'이란 단어의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람 얼굴의 생김새. 또는 그 얼굴의 근육이나 눈살 따위' 혹은 '사람의 얼굴 생김새를 보고 점치는 일'로 나오는데 이 책에서 사람을 나누는 기준은 얼굴 생김새뿐만 아니라 체형, 골격, 손가락, 목소리, 행동까지 다 다루니 엄격한 의미에서의 인상학이라고 보긴 어려울 거 같다. 인상학+골상학 정도라고 하면 될 거 같다.

 

이름만으로 짐작이 가겠지만 두 사람은 부부다. 엘시 링컨 베네딕트는 인간 분석과 심리학 분야의 강연자고 남편인 랠프 페인 베네딕트는 출판인으로 두 사람이 이 책을 낸 건 1921년이니 발행된 지 벌써 90년이 넘은 책이다. 만약 책을 읽다 요즘 시대와 약간 안 맞는 점이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면 책의 발행시기가 1900년대 초반임을 생각하면 될 거 같다.

 

부부는 인간의 유형을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눴다. 비만형, 가슴형, 근육형, 뼈형, 두뇌형이 그것인데 한 가지 유형의 특징이 두드러지는 전형적인 유형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주된 유형과 그 다음 유형이 혼합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할 때는 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나도 책을 읽으며 내가 어떤 유형인지 봤는데 주된 특성은 두뇌형이었지만 몇 가지 면에서 전형적인 두뇌형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손가락 모양이나 끊임없이 생각하는 태도, 탐독가, 객관적 성향, 모든 책에 관심을 갖는 책벌레, 교육적인 강연 선호 등의 특색은 맞지만 좋아하는 스포츠가 없다, 사회적 비동조자, 시간 감각이 무디다, 주변 환경에 무관심하다 등의 특징은 전혀 해당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략 봤을 때 난 두뇌형과 가슴형이 혼합된 유형 같다. 기본이 두뇌형이고 그 다음으로 두드러지는 게 가슴형 같은데 시각과 청각이 예민하고, 직관적이고, 목소리가 좋고, 동일한 것에 실증을 느끼고, 싫어하는 사람에 대한 반응 등을 보면 그렇다. 이 책은 그냥 활자를 읽는다는 생각으로 읽으면 재미가 없다. 일단 내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어떤 유형의 혼합인지,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나랑 잘 맞는 사람을 떠올린 후 그 살마은 어떤 유형이었는지, 나랑 정말 잘 안 맞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생각하며 그 사람이 어떤 유형의 사람이길래 나랑 안 맞는 건지 비교를 하며 읽어야 재미가 있다. 예를 들어 두뇌형의 경우 제일 안 맞는 유형이 비만형인데 주변에 비만형은 없지만 연예인을 생각해 봤을 때 호감이 가지 않았던 사람들이 대부분 비만형인 걸 보면 맞긴 맞는 거 같다.

 

일단 유형을 알았다면 현실적인 도움은 6장이나 7장에서 받으면 될 거 같다. 6장은 결혼하면 좋은 궁합, 7장은 각 유형별 좋은 직업인데 두뇌형의 경우 일단 두뇌형끼리 결혼해야 궁합이 좋다고 한다. 그 다음엔 두뇌형에 근육형, 두뇌형에 뼈형이 혼합된 유형인데 비만형은 절대 피하라고 한다. 뭐, 이걸 100% 맞는 걸로 보고 맹신하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재미 삼아 가까운 사람들과 나의 유형 궁합을 맞춰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왜 가족들 중에서도 유난히 쿵짝이 잘 맞는 사람이 있고 뭔 말을 해도 꼭 초점이 어긋나는 사람이 있지 않나? 역시 사람만큼 재미있는 관찰 대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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