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버 savor - 당신을 구하는 붓다식 다이어트
틱낫한.릴리언 정 지음, 김훈 옮김 / 윌북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당신을 구하는 붓다식 다이어트'라는 부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내가 볼 때 이 책은 다이어트 안내서가 아니다. 그러니까 이 책에서 다이어트는 목적이 아니라 결과라는 의미다.
 
 작가 틱낫한은 베트남 출신의 승려다. 프랑스와 미국에서 '플럼 빌리지'와 '그린 마운틴' 공동체를 운영 중인데 마틴 루터 2세에 의해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은 적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화], [기도], [마음에는 평화, 얼굴에는 미소], [힘] 등의 작가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공저자 릴리언 정은 하버드대학교 공중위생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하버드 예방연구센터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하버드대학교 영양학 웹사이트인 'The nutritiom source'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1997년 틱낫한 스님과 만난 후 그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는데, 그 인연으로 이 책을 함께 쓰게 됐다.
 
 작가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바로 '알아차림(mindfulness)'다. 내가 무엇을 먹고 있으며, 무엇을 마시고 있으며, 왜 이것을 먹고 있으며, 왜 이것을 마시고 있으며, 내가 얼마큼 먹고 있으며, 내가 얼마큼 마시고 있느냐를 알아차리라는 것이다. 체중 감량의 원칙은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로 아주 단순한데 그걸 위해 '알아차림'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무언가를 지나치게 먹고 마시는 것은 신체적 허기 탓이 아니라 감정적 허기, 영적 허기, 혹은 스트레스 해소가 목적이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는 것에서 '알아차림'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작가가 제안하는 '사과 명상'을 시도해 보자. '사과 명상'이란 사과 한 알을 먹는 것에 정신을 온전히 집중하는 것인데 참 쉽지 않다. 별 생각 없이 냉장고 문을 열어 사과를 꺼내고, 껍질을 깎아서 TV룰 보며 대충 몇 번 씹고 꿀꺽 삼키는게 아니라, 모든 생각과 행동을 멈춘 뒤, 사과 하나의 모양을 살피고, 냄새를 맡고, 손에 닿는 감촉과 무게를 느끼고, 오로지 씹는 것에만 집중하며 사과를 먹고, 사과를 먹은 후 느껴지는 포만감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원숭이 같다는 게 절실하게 와닿을 것이다. 만약 '사과 명상'에 성공했다면 조금씩 테두리를 넓혀 보자.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 한 잔, 벌컥벌컥 들이키는 물 한 잔, 후루룩 넘겨 버리는 국수, 대충 씹고 삼키는 밥까지. 그렇게 먹는 것 하나하나에 집중하다 보면 허기가 아닌 다른 이유로 음식을 먹거나 무언가를 마시거나 하는 일이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움직임에 대해서도 '알아차림'을 적용해 보자. 습관적으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버스를 타고, 리모콘을 눌러대는 대신, 의식적으로 나의 움직임을 선택하는 것이다. 의식적으로 먹고, 의식적으로 움직이기. 그게 이 책에서 말하는 '붓다식 다이어트'법이고, 그래서 난 이 책이 다이어트 책이 아니라고 말하는 거다. 이 책에서 다이어트는 목적이 아니라 결과다. 바로 '알아차림'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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