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르부크 부인의 초상

샤르부크 부인의 초상 ㅣ 샘터 외국소설선 4
제프리 포드 지음, 박슬라 옮김 / 샘터사 / 2010년 7월

얼굴이 다 보이지 않는 한 여자의 모습, 알 수 없는 표지가 시선을 끈다.
책도 예쁘게 나와서 자연스레 손길이 간다.
"나를 보지 말고 초상화를 완성하라!"
이 한마디에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할 것이다.
당대 최고의 화가 피암보가 있다.
 한 맹인이 자신을 찾아와 아주 큰돈을 제안하며 한 여자의
초상화를 그려줄 것을 제안한다.
자신의 그림에  대해 혼란스러웠을 그때 때맞춰 찾아온 그 맹인,,
피암보는 앞날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고 고민끝에 그 제안을 수락하게된다.
거액을 제시한 돈 앞에서 아마 누구나 흔들였을 것이다.
맹인 왓킨을 따라 간곳은 역시나 으리으리하고 어마어마한 곳이었다. 
병풍뒤에 한 여자가 앉아있다.
절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한 여자,, 샤르부크 부인이었다. 
그 여자는 피암보에게 자신을 절대 보지말고 초상화를 완성하라고 한다. 
그녀를 절대로 보지못하고 오직 대화만을 통해서 그녀를 상상하고 그려
내야 하는것이 피암보의 몫이었다.
여기서 나는 샤르부크 부인이 왜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하는지 궁금했다.
당대 최고의 화가를 시험해보기 위한것일까?
그게 아니라면 사람들 앞에 나서지 못할 어떠한 이유라도 있는 것일까,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진 여인이라도 될까..?
라는 궁금증은 더해갔다. 
책을 읽으면서  이 샤르부크 여인이 어째서 그러한 일을 했는지
알 수 있었는데 그 과정과 내용이 흥미로우니 직접 독자분들께서 읽어보셨으면 좋겠다.
이 책에 흥미를 플러스 해주는 요소 하나 더,
왜 그여자가 자신을 보지 못하게 하고 초상화를 그려라
하는지 궁금증을 갖고 책을 읽는것도 재미있고,
피눈물을 흘리는 여자들이 나오는데 추리 스릴러 느낌까지 물씬든다. 
여자들이 어떻게 피눈물을 흘리며 죽어가는지, 그리고 그 사건이 샤르부크 부인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알게되는것도 큰 재미였다.
샤르부크 부인이 피암보에게 들려줬던 흥미로웠던 이야기들,
때로는 신비롭게만 느껴졌던 이야기들..
과연 연쇄살인범의 범인은 누구일까 하는 끝없는 궁금증과
피암보가 샤르부크 부인의 초상화를 완성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얽혀서 책을 읽는 내내 흥미진진했다.
예술과 미스터리를 잘 조합해 이때껏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기분을 갖게해준 책이었다.

화성연대기

화성 연대기 ㅣ 샘터 외국소설선 5
레이 브래드버리 지음, 김영선 옮김 / 샘터사 / 2010년 8월

이 책은 1999년 부터 2026년까지의 모습을 담고있다.
몇차례 화성으로 온 탐사대원들은 모두
화성인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여기서 화성인들의 모습은 내 상상을 초월했다.
지구외에 다른 별에도 어떠한 생명체가 존재
할것이라고 생각은 해왔다. 어쩌면 이 지구보다
더욱 환경이 좋고 문명이 더욱 발달된 그
어떤 곳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이 책의 화성의 화성인들은 마법사들 같았다.
어떠한 언어가 아니라 텔레파시로 그들은 말을
해석한다.
'작은 유리병에서 액체가 흘러나와 파란 연기로
변하더니 파르르 떨면서 부인의 목을 휘감았다.'
'동아 트자, 햇살이 수정 기둥 사이로 쏟아져
들어와 잠자는 일라를 떠받치고 있던 안개를 녹였다.
일라는 밤새 둥둥 떠 있었다.'
그들은 유리병에 무언가를 보관하며 그것이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로 변하는것 같았다. 그리고 안개를 벗삼아
강위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초반에 화성 사람들의 정신병?에 대한 언급도 있었는데
그들은 환영을 보기도 하고 환청을 듣기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유리병을 사용하고 강위에서
잠을자고 이런것들이 그들의 상상이나 환영이
었나 싶기도했고 뭔가 이야기가 꼬여서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있었다.
전염병인 수두로 모두가 죽어버린 그 화성에서
지구인들이 정착해서 살아가는 모습이 그려지는데,
그들이 화성을 지구의 모습으로 바꾸려하는게
안타까웠다. 그들은 똑같이 지구와 같은 재앙을
불러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현실의 모습에서는 다른 별에 생명체가
산다거나 지구인들이 옮겨가서 살아갈 수는 없다.
언제가 그런것들이 발견이 되고 자유롭게
옮겨갈 수 있는 그런날들이 온다면,
이 지구에서의 재앙들이 그곳에서까지 반복되지
않기만을 바랄뿐이다.
SF소설은 처음 접해보았는데. 조금은 적응이
안됐지만 뭔가 흥미로웠던 소설임에 틀림없
었던 것 같다.

카시오페아 공주

카시오페아 공주 - 現 SBS <두시탈출 컬투쇼> 이재익 PD가 선사하는 새콤달콤한 이야기들
이재익 지음 / 황소북스 / 2010년 9월

나는 단편소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흥미진진하게 읽어 내려가다 보면
어느 한 순간 흐름이 깨져버리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때
쉽게 집중을 하지 못한다.
그리고 가끔씩 별 기대없이 들었던 책중에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보석같은 책이있다.
이 카시오페아 공주는 단편 소설임에도
내 마음에 들었고, 별 기대없이 들었던
책인데 보석을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한 책속에 판타지, 멜로, 호러, 미스터리,
로맨스가 잘 녹아 들어가있다.

첫번째 카시오페아 공주 이야기는 ,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주장하는, 카시오페아 별에서
왔다고 하는 한 여자,  이 소설의 남주인공은
가슴아픈 과거 때문에 증오와 복수를 가슴속에
두며 살아간다. 사랑과 복수와 용서, 마음의
평안이 오기까지의 내용이 아주 자연스럽게 잘 녹아있었다.
1000년 정도까지 살수 있다던 그녀는 과연
몇살 이었을까? 쌩뚱맞게 그게 궁금해졌다.

두번째 섬집 아기,
그저 평범해 보이고 행복해 보이는 주인공 남자에게
옛날의 친구가 찾아 오면서 불행이 시작된다.
그 주인공 남자가 오랜전 일때문에 점점 자신이
무너져 가는 과정을 잘 표현해 주어서 그 감정까지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소설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때의 그 여자와 그 아기가 그곳에서라도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들었다.

세번째 레몬 이야기와 다섯번째 중독자의 키스도
모두 재미있고 기억에 남았지만 ,
무엇도다 네번째 이야기 '좋은 사람' 이 기억에 남는다.
내키지 않은 소개팅을 억지로 나가게 된 한 여자,
그 뒤로부터 그녀에겐 알수없는 문자와 전화,
섬뜩한 선물까지,, 그녀는 그 소개팅했던 사람이
스토커를 한다고 예상한다. 그런데 범인은 완전
생각지도 못한 사람이었다. 주인공 여자를 위해
위험을 무릎쓰고 찾아왔던 그녀의 선배도,
뭔가 수상쩍었던 느낌을 가졌던 소개팅 남자도,
그녀는 아주 위험한 일을 겪었지만 복이 많은
여자였다. 꼭 한 편의 영화를 보는것 처럼
책 뒷장이 너무나 궁금했고 너무나 오싹했던
소설이었다.

이야기 하나하나가 개성넘치고 재미있었다.
이재익 작가를 이 책으로 처음 만났는데,
오~~ 이 작가 글 재미있게 잘쓰네! 라는 생각과
그 전 작품들 그리고 이 후에 나올 작품들도
자연스레 기대가 되는 계기가 되었다.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
데이비드 뱃스톤 지음, 나현영 옮김 / 알마 / 2010년 8월

월요일 밤마다하는 긴급출동 sos를 볼때마다
항상 놀란다. 어쩌면 저런 사람들이 다 있을까,
도대체 인간이긴 한걸까, 분노로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한 평생을 노예취급 받으면 변변한 밥 한끼
제대로 먹지 못하고, 남은 찌꺼기 , 유통기한
다 지난 음식, 썪어가는 음식을 먹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대체 그들을 보호해야할 담당
공무원들은 무얼 하는 작자들인가 화가날때도
많았다.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저 머나먼
나라에서는 더욱더 심하고 모질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감출수가 없었다.
4살때부터 강제적으로 일을 시작하는 아동
노동자, 10대 소녀때부터 성노예로 부려지는
어린 소녀들, 소년병, 강제 노역자 등등..
여기서 더욱더 놀랐던 것은 , 그들의 의지가
아니라 강제로, 납치로 인하여, 자신의 부모
들이 팔아넘겨 버려서 라는 이유가 붙는다.
영문도 모르고 잡혀가서 시키는대로 하루종일
일을하고 그에 대한 댓가는 전혀 받지를
못한다. 행여나 도망치기라도 하면 죽음을
면치못한다는 무서운 협박때문에 그들은
도망칠 궁리도 하지 못한다.
이 책의 저자는 지금 세계 여러나라에서
처한 이들의 현실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냥 소설이기만을 바랐지만
뼈아픈 , 무거운 현실이었다.
이런 문제들을 뿌리뽑으려면 반드시 각국
정부가 그런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정부의 손이 닿지 않는 구석구석까지
살피려면 이 책에 나왔던 체사레 신부, 끄루 남이나
루시 보르하 같은 영웅적인 개인들의 힘도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본다.
이 책으로인해 그러한 움직임들에 대해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당장 나 자신부터
무엇을 할수있을까 깊게 생각해봐야겠다.

컬러오브워터

컬러 오브 워터 -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제임스 맥브라이드 지음, 황정아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8월

흑인 아들이 백인 어머니에게 바치는 글
이 부제만 보아도 이 책이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을지 조금은 짐작을 해볼 수 있다.
이 책은 어머니인 루스와 아들 제임스를 화자로 하여
두 사람의 삶이 한장씩 교차되는 방식으로 짜여 있다.
두 편의 성장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루스라는 여인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절에
흑인과 두 번 결혼하여 12명의 흑인 아이를 낳은 백인
여성 이었다. 이 여자의 운명도 얼마나 기구했던가,
남편 모두를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12명이나 되는 자식을
길러내야 했다. 그녀는 자식들을 하나같이 세상에 당당한
인물로 키워낸다. 자연스레 그녀는 강철이 될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도 학대와 성추행을 당하고
심지어 낙태라는 일까지 겪었다. 흑인 동네에서
유일하게 백인으로 살아가면서 그 속에서 겪었을 핏박과
온갖 시련을 꿋꿋하게 견뎌냈다.
그의 12명의 자식들중 하나 제임스, 여덟째로
태어난 제임스는 형제들중 보통의 존재였다.
제임스는 어릴적에 엄마와의 외출을 두려워 했고,
엄마를 부끄럽게 생각했으며, 세상이 자신의 백인인
엄마를 보는게 싫었다. 그래서 그는 엄마에게 비밀이
생기고 조심성이 많아질 수 밖에 없었다.
또한 그는 항상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 문제로 깊게 고민하며,
왜 자신과 어머니는 피부색이 다른지, 어머니는 어디서 태어났고,
어머니의 가족은 어떤 사람들이었는지’를 늘 궁금해 했다.
이런 아들에게 루스는 그동안 '죽은 사람'으로 치부하고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이러한 어머니의 얘기로 제임스는 큰 충격을 받지만
그는 흑인과 백인의 모습을 인정하고, 오랫동안 자신이
고민했던 문제에 대해서 떨쳐내게 된다.
진정으로 어머니와 아들이 편안해지는 순간이 아닐까
싶었다. 실화라고는 하지만 좀처럼 믿을 수 없는 이야기,
한편의 영화화가 되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듯한 이야기,
실화같지 않은 실화여서 그럴까, 책을 다 마친 후에도
그녀의 가슴 아팠던 옛 삶이 생각이나서 뭉클했다.
참으로.. 존경스러운 그녀다. '어머니는 위대하다'
라고 말한다. 그녀는 위대함을 넘어선 어떠한 존재같은
인물이었다.
옛날보다는 좀 덜하겠지만 아직도 이세상에는 인종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흑인, 백인을 모두 떠나서 우리모두는
그저 인간인데 말이다.
언제쯤 인종차별이라는 단어가 깨끗이 없어지는 날이올까
이 책을 출발로 해서 아직도 인종차별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한줄이 희망이 되어보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