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룸
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7년간 헛간에 감금된 소녀와 그 안에서 태어난 아이, 다섯 살 소년의 눈을
통해서 보는 충격적 범죄의 진상!' 책의 뒷표지에 적혀있는 내용이다.
이 내용을 읽지않고 책을 펼쳤는데, 태어나서 한번도 방 밖에 나가지 못한
소녀라는 것만 알았다. 그래서 어떤 매정한 엄마가 아이를 이렇게 가둬놓고
키우고 있었는지, 벽장속의 아이라는 소설이 생각나면서 그런 끔찍한 이야기는
아니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다. 읽다보니 뭔가 다르구나,, 라는 느낌이 들었다.
처음부터 소녀가 납치가되어 이렇게 되었다는 상황설명은 뒷쪽으로 밀려났고
독자들의 궁금증을 만들어주었다. 방 밖으로 나갈수 없는 잭, 문에서 삑삑
소리만 나면 번개같이 벽장속으로 들어가야했던 잭, 올드 닉이라는 사람이
누구길래 잭의 엄마는 그의 말에 고분고분 따랐는지,,
처음엔 잭이 올드닉의 아들이 아니라 전남편의 아들쯤 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엄마라는 사람이 아들을 그렇게 숨기고 올드닉에게 어쩔줄을 몰라
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전혀아니었다.
소년의 엄마가 19살때 납치되어서 감금되었던 것이었다. 7년이나 헛간에 감금되어
있었고, 그 안에서 잭을 낳게되어서 둘이 함께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올드 닉은 철저하게 사람들의 눈을피해 그들을 감금해놓고, 그들이 먹을 음식과
필요한 것들을 가져다주지만 애완동물과 다름없는 생활을 하게했다.
2008년 오스트리아에서 73세의 노인이 24년간 친딸을 밀실에 가두고 성폭행 해온
사건이 있었지않은가.. 그 뒤로 어떻게 지내고 적응을하고 있을지 가끔 생각이
났었다. 이 책의 저자는 7년간 감금당했던 소녀와, 그의 아들의 삶에 초점을
마추고있다. 7년이라는 세월동안 그녀는 탈출하려고 갖은 방법을 다 써왔지만
결국엔 아무것도 할수없었다. 감금상태에서 태어난 잭은 엄마와 작은 방이
세상의 전부였다.
7년이라는 감금생활을 끝내고자, 그리고 아들을 세상밖으로 보내고자,
엄마는 탈출을 다시 결심하게 된다. 아들을 죽었다고 위장시켜 올드닉이
데리고 나갈수있도록 하였다. 그렇게 탈출에 성공하였고, 올드 닉은 붙잡혀
감옥으로 가게된다. 이제 그들은 새로운 삶을 하루빨리 시작할수 있을까.
새로운 세상에서 적응하기 어려운 엄마와 잭, 사람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이
무척이나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에게서 아들을 지키려고 애쓰는 엄마의 모습도 안타까웠다.
매스컴에서 취재하려고 열기를 내뿜고, 아이의 얼굴만은 찍혀선 안된다고
인터뷰도 자청했다. 그리고 그녀는 왜 한순간 좋지않은 마음을 먹었을까,
아들을 세상밖으로 꺼내어서 안도를하고 순간적으로 실수를 한 것일까?
그래도 그녀가 아들과 계속 살아가고 있어 다행이다.
책을 읽는내내 그녀의 시선으로, 잭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려고 노력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잭이 다시 감금되었던 방을 엄마와 함께 찾아가는데,
처음엔 엄마가 그렇게 거부를 하는데, 꼭 그렇게 다시 찾아가야만 할까,
정말 어린애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안녕, 방아" 라고 잭은
인사를 하며, 엄마에게도 "인사해. 안녕, 방아" 라고 말하도록 한다.
그 순간이야말로 잭과함께 그곳에서 빠져나와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첫걸음의 시작이 될수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면서 많은 여운을 남기는
마지막이었다. " 안녕, 방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