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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와 비밀의 부채
리사 시 지음, 양선아 옮김 / 밀리언하우스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설화와 비밀의 부채, 책을 펼치기도 전에 우리나라 여배우
전지현이 주연으로 할리우드 영화 개봉이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 다른 책들보다 무척 기대가 되었다.
사람 이름인듯한 설화, 그리고 부채, 과연 어떠한 연관이 있기에
제목이 설화와 비밀의 부채일까,,
이 책은 19세기 중국 여자들의 삶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전족, 중국에서 여자의 발을 인위적으로 작게 하기 위하여
헝겊으로 묶던 풍습이다. 헝겊을 발에 동여매고 엄지발가락
이외의 발가락을 발바닥 방향으로 접어넣듯 묶어 조그만
신에 고정시킨다. 발뒤꿈치에서 발끝까지 약 10cm가 이상적이라고 한다.
예전에 티비에서 전족을 한 여자들의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굉장한 충격으로 다가왔었는데, 그녀들의
발은 제대로 자라지도 못하고 고통도 심하여 바로서기, 걷기
등이 모두 불안정하고, 발끝으로 서서 걷는 모양이 되고,
자세도 허리 부분이 튀어나와 팔자걸음을 걷는다고 한다.
이러한 말도 안되는 풍습이 이 책에도 나와있었다.
통코우 마을의 설화와 푸웨이 마을의 나리가 있다.
설화와 나리는 같은 해,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났다.
'늙을 때까지 함께'라는 의미를 갖고있는 라오통을 맺게된 그녀들은
러릴때부터 돈독한 사이를 유지한다. 그리고 그녀들은 중국의
전통 전족으로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어한다.
일곱 살의 어린 나이에 헝겊으로 발을 묶어 전족을하고,
그 전족이 잘되면 여자집에서는 지참금을 잘 받고, 시집을
갈수가 있다. 나리의 집은 가난했지만, 7센치의 예쁜 발 모양을
갖게된(지금의 우리는 이해할 수 없지만) 나리, 그녀는 지참금을
잘 받고 지방 유지의 집안으로 시집을 가게된다.
그 반대로 부유하게 잘 자라고 좋은 교육도 받고 자랐던 설화,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에 의해 집안이 몰락하게 되는데,
그 이유로 백정의 집안에 시집을 가게된다.
그녀들은 누슈를 통해서 우정을 계속 이어가게 되는데, 누슈라는게
어떠한 것인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누슈는 여성의 언어라고 불리운다.여자들만의 비밀스러운 문자,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억압 받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겨졌던
19세기의 중국, 여인들은 대체 어떻게 숨을 쉬며 살 수 있었을까,
말도 안되는 전족이라는 풍습과 비밀스럽게 소통을 할수 있었던
누슈, 이 책의 설화와 나리도 부채 위에다 글씨를 썼으며, 자신들이
사는 다락방 창밖으로 띄워 보냈다.
라오퉁으로 묶인 그녀들의 우정도 감동적 이었지만, 한편으론
슬프기도 했다. 그녀들의 모습이 그 시대의 여인들의 모습이었을
테니 말이다.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억압 받았던 그 시대의 모습,
책을 읽는 내내 눈앞에 아른거려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을 지은 저자가 미국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는내내
중국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만큼 그 시대의 중국을
잘 표현해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의 피나는 노력이 빛을 발한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