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끝의 온실
김초엽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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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대했던것보다는 다소 평범한 소설이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를 고민해보니 

1. 소설속 내용에도 나오지만 주인공이 일하는 식물을 연구하는 연구실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없는 지루한 곳이고, 사람들은 식물의 얘기보다는 동물/사람/기계에 열광한다. 물론 사람들에게 환경은 중요한 소재이지만 소설이 인기를 끌기에는 너무나 지루한 소재일수 밖에 없다.

2. 첫 장편소설이다. 물론 초엽님의 글은 사람들을 몰입하게 하지만, 단편소설에서 전달되는 탁월한 반전이나 드라마틱한 구성을 장편소설에서 기대하기는 좀 어려웠을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상과학 소설에서 느껴지는 참신함 같은것들이 긴 글에 뭍어서 그 사이를 비집고 나오기는 좀 어렵지 않았을까.. (혹은 내가 catch하기 어려웠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이 소설이 SF소설인가? 라고 묻는다면 글쎄.. 사이보그와 사랑이 등장하지만 그런걸로 규정짓기에는 조금 어려워보인다. 그냥 일반소설에 가깝지 않나 싶은데..

소설의 주인공은 식물학자이지만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은 전혀 과학자 스럽지 않고.. 오히려 UFO나 외계인을 쫓는 비과학을 추종하는 사람처럼 느껴졌고, 처음부터 지수와 이희수가 동일 인물이라는것을 대놓고 알려주고 있어서.. 그걸 알게 되었을때도 그 내용이 극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 모스바나는 팬데믹 시기의 코로나 바이러스를 연상케 하지만 식물의 확장은 바이러스처럼 변이를 빠르게 일으키는것이 아니라 <Lab Girl>에 나오는 내용처럼 무성생식으로 번식하여 여러개체가 동일한 DNA를 공유하는 같은 종으로 퍼져나간다는걸 알기에 그 많은 변이(?)가 발생하기에 너무 짧지 않나? 라는 생각또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아니었을지.. 마지막 장면으로 굳이 거길 찾아가는게 주인공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식물학자로서 재건된 기술이 생성된 스티브 잡스의 Apple 컴퓨터를 만든 garage를 방문하는것 이상의 의미가 있었을까 싶다.

불만을 토로하는 리뷰가 된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몰입해서 금방 읽었으며.. 사실 기대를 많이 한 작가라서 애정만큼 아쉬움도 많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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