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물질의 사랑 - 천선란 소설집
천선란 지음 / 아작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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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천개의 파랑" 에서는 감상에 젖어있는 로봇이라는 뜬굼없어 보이는 소재로 이야기를 풀고 나가서 좀 독특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이 책에서는 시작부터 끌어당기는 힘이 있었고.. 몇편을 읽어 나가면서 읽은 시간만큼 생각할만한 쉼표가 필요했던 책이었다. 김초엽 작가의 책을 좋게 읽었기 때문에 이 작가는 어떨까? 라고 생각했는데 기대이상으로 만족 스럽고.. 한국의 SF소설은 미래가 밝구나 라는 생각을 세상 다시 느끼고 있다.

여러 작품이 마음에 들었고, 제목과 같은 "어떤 물질의 사랑"이 역시 best였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첫번째 "사막에서"가 인상적이었던것은 정말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역시나 자전적인 내용이었다. 과연 결혼생활의 대부분을 타지에서 이어 나가며 결혼을 유지하는 부부에게 애틋함이란게 있을까? 해외에서의 힘든 생활을 위해서 상상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사막의 아름다움이 딸에게는 전달 되었을까? 아내가 병에 걸려 본인을 알아보지 못하고, 만들어진 기억에 의존 하게 될때 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이었을지? 그 힘듦을 극복하기위해 바쁘게 살았던 딸은 어떤 생각이었을지.. 조금은 가슴이 먹먹해지던 소설..

"너를 위해서"는 소재가 참신했는데 너무나 짧게 끝나서 당황스러웠다.

"레시"는 읽는 내내 테드창의 소설 "당신인생의 이야기 (영화 컨택트)를 연상하게 하는데, 미래에 만나게 되는 외계인으로 부터 딸의 습관이 투영되면서, 갑자기 새로운 생명체를 데려가지 않겠다고 태세 전환을 한것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그걸 그렇게 받아들일수 있는건 좀 개연성이 떨어지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물질의 사랑"은 왜 물질 이라는 단어를 썼는지가 좀 궁금한데 외계인이기 때문이었는지, 암/수구분이 애매해서인지.. 아마도 책을 읽지 않은 독자에게 예측이 불가능한 단어이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읽는 내내 놀라왔던건 엄마의 태도 였는데 나중에 드러난 엄마의 비밀이 많은 것을 이야기 해주지만 모든 현상에 대해 당연히 그런것은 없으며, 시종일관 엄마가 왜 그런 스텐스를 가졌는지에 대한 생각도 좋았다. 앞부분에는 딸의 이름을 부른적이 없는데 그것또한 라현이 나중에 만나는 아빠의 이름 라오라는 이름이 둘의 관계를 연상하게 해준것도 의도적인 장치였다고 생각함. 당연한것이 당연하지 않다고 느껴질때 난 어떤 선택을 할지.. 고민하게 해준.. 여운이 많이 남았음

나머지 작품도 소재의 독특함에 있어서는 놀라울 정도로 좋은데, 읽다 보면 집중력이 흐려지는 작품도 있었으나 전체적으로 너무 좋았음 책을 읽은것보다 두배로 생각을 많이 해서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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