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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세계사 - 역사의 운명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
이성주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2월
평점 :
아이러니[명] 1.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
2. 겉으로 드러난 것과 실제 사실 사이의 괴리. 또는 그런 표현
아이러니의 사전적 정의이다.
여기서는 2번째 설명이 <아이러니 세계사>의 뜻이 될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알려진 것과는 다른 숨겨진 세계사의 이야기가 이 책의 내용이다.
역사는 승리한 자의 것이라고 했던가, 역사책을 보면 전부 승자의 입장에서 기록된 것들이다.
다른 나라가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침략이지만 내가 하면 진출이고 영토확장이다.
그런 만큼 역사를 읽을 때는 그 숨겨진 이면의 뜻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인 이성주 씨는 이런 아이러니한 세계의 역사를 현대어(?)로 재미있게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세계사를 잘 모르는 이들이라도 아주 재미있게 낄낄 웃으며 책장을 넘기게 한다.
저자는 '역사의 운명은 우연과 타이밍이 만든다'고 말한다.
로마 교황 바오로 4세, 그는 미켈란젤로가 그린 '최후의 심판'이 누드로 그려졌기 때문에 외설스럽다 해서 덧칠로 옷을 입히게 한다.
이미 시기부터 방송통신심의가 아닌 그림심의편집이 존재했었다.
추운 얼음투성이의 땅을 '그린란드(Greenland)'라고 지어 다른 이민자들을 끌어모으려 한 족장의 이야기는
실제로 그 이름에 혹해서 수많은 사람이 그린란드로 이주했기 때문에 작명의 힘을 여실히 증명해준다.
3대 악처 중의 하나로 이름이 드높은 톨스토이의 아내 소피아가 현대의 시각에서 보았을 때 평범한 아내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16살이나 어린, 그것도 친구의 딸이었던 소피아를 말 그대로 꾀어서 7일 만에 결혼한 톨스토이는 무려 13명의 자녀를 낳게 한다.
평생을 나름 현모양처로 살아가려 애쓴 그녀에게 말년의 톨스토이 왈 "내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할 거야".
문학의 대부호일지는 모르지만 정말 가장으로 책임감 없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그 외도 마술이라는 꼼수로 식민지로 제압한 프랑스,
노예 해방의 아버지로 일컫는 링컨이 알려진 바와 다르게 노예 해방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었다는 사실,
유부남과 불륜 행각을 벌인 퀴리부인 이야기,
겨자 가스(sulfur mustard)가 백혈구의 수치를 감소시키는 것을 발견하고 백혈병 치료제로 쓰이게 된 이야기 등 숨겨진 역사의 33가지 일화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 속으로 빠져들었다.
저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을 품어 보자.'라고 말한다.
학교에서, 책에서 이야기하는 역사가 진실이 아니거나 잘못된 선입견으로 썼을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저자가 책을 쓰면서 참고한 문헌의 목록을 책의 마지막에 실었으니 찾아서 읽어봐도 좋을 것이다.